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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에 앞서 자료를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에 앞서 자료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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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7일 오후 3시 18분]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사태에 결국 고개를 숙였다.

문 대통령은 7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방역과 민생에 너나없이 마음을 모아야 할 때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혼란스러운 정국'이란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집행 정지 명령 이후 지속되고 있는 '추미애-윤석열' 간의 극한적 갈등 사태를 가리킨다.

문 대통령은 "한편 지금의 혼란이 오래가지 않고,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라며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통해 문제가 해결돼 나간다면 우리의 민주주의가 더 굳건해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통해 문제가 해결돼 나간다면"이라고 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이는 오는 10일 열리는 법무부의 징계검사위원회에서 윤석열 총장의 징계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돼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사태가 끝나길 바라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 3일 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운영과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징계위원회는 더더욱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라고 지시한 바 있다(관련기사: 문 대통령 "윤석열 징계위, 절차적 정당성·공정성 매우 중요").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의 제도적 개혁을 완성해야 한다'며 권력기관 개혁입법을 강하게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위대한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더욱 성장한 한국의 민주주의도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마지막 숙제를 풀어내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진단하면서 "권력기관 개혁은, 남은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취임사에서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고,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장치를 만들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라며 "과거처럼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에 입각해 우리 정부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권력기관 개혁에 흔들림없이 매진해왔다"라고 그동안의 권력기관 개혁 작업을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어떤 어려움도 무릅쓰더라도 그 과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지 않고자 했다"라며 "이제 그 노력의 결실을 맺는 마지막 단계 이르렀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권력기관의 제도적 개혁을 드디어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라며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역사적 시간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의 권력을 분산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한다"라고 '공수처법' 등 개혁입법의 처리를 당부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권력기관 개혁입법'인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국가정보원법, 경찰청법 등을 오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어떤 집요한 저항에도, 불의한 시도에도 굽히지 않겠다"라며 "제가 책임을 지고 권력기관 개혁을 입법화하겠다"라고 권력기관 개혁입법 처리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 가운데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사태, 권력기관 개혁입법 등을 언급한 부분이다.

"방역과 민생에 너나없이 마음을 모아야 할 때에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들께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입니다. 한편으로 지금의 혼란이 오래가지 않고,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어 나간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보다 굳건해질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경제뿐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 방역과 보건의료, 문화 역량, 외교적 위상 등 소프트 파워에서도 빠르게 강국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올해 코로나 방역 과정에서 우리가 얻은 것이 있다면 바로 그것입니다. 까마득히 앞서있는 것처럼 보였고, 우리의 먼 미래처럼 보였던 나라들에 비해 우리가 크게 뒤지지 않으며, 오히려 우리가 앞서가고, 모범이 되는 분야들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게 되었고,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위대한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더욱 성장한 한국의 민주주의도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마지막 숙제를 풀어내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권력기관 개혁은, 남은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입니다. 저는 취임사에서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고,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장치를 만들겠다고 국민들께 약속했습니다. 과거처럼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였습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에 입각하여, 우리 정부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권력기관 개혁에 흔들림 없이 매진하였습니다. 우리 정부는 어떤 어려움을 무릅쓰더라도 그 과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지 않고자 하였습니다. 이제, 그 노력의 결실을 맺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권력기관의 제도적 개혁을 드디어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역사적 시간입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들의 권한을 분산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합니다."

태그:#문재인, #추미애-윤석열 갈등 사태, #수석.보좌관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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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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