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2021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1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2021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1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검찰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생명이다. 그런데 선거 사무를 관장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대권 후보 1위라고 하면, 국민이 납득하겠나? 아마 오늘 이순간부터는, 1위 후보 등극하고, 이런 국민적 의혹(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관련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 여부)이 제기된다면 그냥 사퇴하고 정치를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상당히 심각하다."

현직 검찰총장이 '대권주자 여론조사 1위'가 된 날, 현직 법무부장관은 그의 부적절한 처신이 빚은 결과라면서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관련 기사 : 윤석열, 대선주자 첫 1위... "큰 영향 없다" vs. "지지율 더 오를지도").

추미애 "윤석열, 검찰 갑옷 입고 검찰을 정치로 뒤덮어"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심사에서 윤석열 총장의 거취, 검찰의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관련 수사 등과 관련해 또 한 번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총장 취임 후 '검찰발 뉴스'로 대한민국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며 "윤 총장이 임기제를 방패삼고 수사권을 무기로 사실상 정치행보를 계속한다면 어떤 통제방안이 있냐"고 물었다. 

추 장관은 "정치적 중립성을 가장 높은 지위에서, 최선을 다해 지켜야 할 분이 스스로 검찰이라는 갑옷을 입고 검찰을 정치로 뒤덮는 사태를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아마 본격적으로 정치를 하려면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냐는 국민적 지적이 당연히 일어날 것 같다"고 답했다.

"임기제는 검찰 사무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 검찰총장이 검찰을 무대로 정치하라는, 정치무대를 제공하는 게 아니다. (윤 총장의 행보는) 임기제 취지에도 반하기 때문에 지휘감독권자로서 좀 더 엄중하게 판단하겠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추 장관은 검찰의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관련 수사 역시 "윤석열 총장이 정치적 야망을 드러낸 이후에 전광석화처럼 사건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2018~2019년 검찰이 관련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판단했던 사유대로) 권력형 비리가 아닌 정부의 중요정책결정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며 "이렇게 하는 것은 정부를 공격하는 것이고, 정부의 민주적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그야말로 정치적 목적의 편파·과잉수사가 아니라고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도 윤석열 총장을 향한 공세 수위를 거듭 높이고 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윤석열 총장의 대선주자 여론조사 1위를 두고 "정의라는 탈을 쓰고, 검찰이라는 칼을 휘둘러 자기 정치를 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글에서 "누가 편향성을 가진 정치검찰인지, 누가 검찰을 정치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였는지 국민들은 알고 있다"며 "'검찰의힘' 당대표 윤석열을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홍영표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월성 원전 수사는 정치검찰의 민낯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며 검찰을 향해 각을 세웠다. 그는 "정치가 검찰을 덮은 것이 아니라 견제받지 않은 검찰이 무소불위 권력을 남용하며 사건을 기획·조작하고,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검찰 정치는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 검찰개혁은 민주화의 마지막 치외법권으로 남은 검찰을 정상화하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대통령이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임기를 존중해야 하는 처지라고들 하지만, 지금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며 "이런 갈등을 계속 두고 국정을 어떻게 운영하냐"고 했다. 이어 "임기제에 묶여 이 상황을 해결 안 한다는 것도 문제"라며 "자꾸 이렇게 고통스럽게 하지 말고, 정리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국민의힘 "난폭한 여권이 윤석열을 키워줬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자업자득'이라고 봤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1일 기자들을 만나 "여론조사는 변하는 것이니까 큰 의미를 두고 싶진 않다"면서도 "현재 정치를 안 하는 윤석열 총장의 대선후보 지지율이 올라갔다는 말은 이 정부의 폭정, 추미애 장관의 행태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라고 평가했다. 

장제원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대선주자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윤석열 총장을 유력 대권 후보로 키워준 쪽은 난폭한 여권"이라고 짚었다. 그는 "난폭한 문재인 정권은 감찰권, 인사권, 수사지휘권을 총동원해 윤 총장을 난도질 치는 것도 모자라 특수활동비까지 뒤지기 시작했다"며 "권력은 구박하는데, 국민들은 우호적"이라고 했다. 다만 "무기력한 야권은 지리멸렬해져서 윤 총장의 대망론에 크고 튼튼한 날개를 달아줬다"고 덧붙였다. 

태그:#추미애, #윤석열, #검찰, #대선주자, #민주당
댓글3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