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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그림은 독특하다. 물론 모든 화가의 그림은 독창적이지만, 그 역시 마찬가지다. 서양화가 김인은 한 가지 소재를 반복해서 그린다. '반복'은 언뜻 쉬어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서양화가 김인의 작품. 아톰 2017
 서양화가 김인의 작품. 아톰 2017
ⓒ 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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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캔버스에 담긴 '반복'된 소재들을 보고 있으면 '위협적'이기도 하다. 예전 만화영화 주인공인 '아톰'의 얼굴이나, 본체는 빠진 채 '주먹'만 반복된 그림도 마찬가지다. 우리 일상 주변에서 볼수 있는 소재들을 갖고, 가로와 세로에 맞춰 반복해 놓은 그의 그림은 이제 김인을 대표하는 양식이 됐다.

큐레이터 소은혜씨는 "그의 작품 앞에 서면 군대를 마주하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이어 "반복되는 사물 속에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는 영향력 없을 게 분명한 이들의 한 마음이 돼 외치는 구호 같다"고 평가했다. 
 
서양화가 김인의 최근작 'Car our 20th century'
 서양화가 김인의 최근작 "Car our 20th century"
ⓒ 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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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최근에 내놓은 작품은 '자동차'를 소재로 했다. 앞선 작품들과는 또 사뭇 다르다. 질서 정연한 반복 대신 다양한 모습의 자동차들이 제각각 담겨있다. 어느 정도 연식이 꽤 된 올드 카(Old car) 부터 다양한 브랜드의 자동차들이 서로 뒤엉켜 있다.

그의 작품을 전시 중인 통인화랑 쪽에선 인간 욕망의 상징으로서 자동차를 작가 특유의 양식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벗어나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신분의 등급으로 자동차를 통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뒤돌아 본다는 것.

소씨는 "너무도 무질서하게 빼곡해서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차들이 가득찬 화면 속에서 추상적인 미감을 얻는다"고 했다. 이윤희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은 "김인의 반복, 질서정연한 반복과 무질서한 반복은 풍부한 상상력을 지속적으로 일으킨다"고 평했다.   

김인의 '끝없는 중력전'은 오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인화랑에서 볼수 있다.

태그:#김인, #끝없는 중력전, #통인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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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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