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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가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작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가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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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정부가 일본학술회의 신규회원 6명의 임명을 거부한 데 대한 항의가 학계는 물론 영화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출신 대학인 호세이(法政)대학 다나카 유우코 총장은 5일 대학 홈페이지에 성명을 게재하고 "일본학술회의의 회원들은 각 분야의 뛰어난 연구자들"이라며 "총리가 연구의 '질'에 의해 임명을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다나카 총장은 따라서 "이번 임명거부는 헌법에 보장된 학문의 자유에 위반하는 행위로, 대학과 연구기관에 있어서 대단히 큰 문제이며 최종적으로는 국민의 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어느 가족> 등을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배우 후루다치 간지 등 일본 영화인 22명도 5일 "학문의 자유 침해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에의 도전"이라고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또 "이번의 임명 제외를 방치한다면 표현과 언론에의 정권의 개입이 한층 노골화될 것이며, 물론 영화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위기감을 호소했다. 

서명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서는 3일 오전부터 임명 거부의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시작돼 5일 현재 10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

이 서명운동의 제창자인 스즈키 준 도쿄대 대학원 교수와 후루카와 다카히사 니혼대 교수는 "전례가 없는 학문의 자유와 독립에 대한 침해로, 사회에 헤아릴 수 없는 손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가 총리 "연간 10억 엔이나 쓰는 정부기관인데..." 
  
지난 9월 16일 일본 중의원 본회의에서 스가 자민당 총재가 일본 99대 총리로 지명된 순간 일어서서 인사하는 모습.
 지난 9월 16일 일본 중의원 본회의에서 스가 자민당 총재가 일본 99대 총리로 지명된 순간 일어서서 인사하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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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같은 날 오후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학문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는 비판에 대해 "학문의 자유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또 아베 전 정권에서 통과된 안전보장법제나 공모죄법에 반대 입장을 취한 학자들이 제외된 것도 "절대 관계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추천된 분들을 그대로 임명해온 전례를 답습하는 게 좋은 건지 생각해왔다"고 말해 임명 제외가 전부터 생각해온 것임을 시사했다.

스가 총리는 일본학술회의에 대해 "정부의 기관이며 연간 약 10억 엔의 예산을 쓰며 활동하고 있으며, 임명된 회원은 공무원의 입장이 된다"고 말해 정부에 의한 통제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술회의가 정부에 추천자를 제시하는 방식을 "사실상 현재의 회원이 자기의 후임을 지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6명을 임명하지 않은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개별 인사에 대한 것은 코멘트를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학술회의는 일본의 학자들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총 210명으로 구성되며, 별도의 수당이 지급된다. 임기는 6년이지만 임기와 관계없이 70세까지 역임할 수 있다.

스가 정부는 지난 9월 절반에 해당하는 105명의 회원을 임명하면서 학술회의가 추천한 6명을 제외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학술회의가 추천한 인사를 정부가 거부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임명을 거부당한 인사들이 대부분 아베 전 정권이 주력했던 안보법제나 공모죄법에 반대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나 '학문의 자유에 대한 도전'으로 비판받고 있다.

태그:#고레에다, #일본학술회의, #학문의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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