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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버스 충남 홍성 도착. 기자회견 모습
 평등버스 충남 홍성 도착. 기자회견 모습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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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전국을 순회 중인 평등버스가 26일 충남 홍성에 도착했지만 일부 보수 교회를 중심으로 한 보수단체의 반발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평등버스는 지난 17일 국회 앞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춘천-원주-세종-대전 등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26일 오전 9시 30분 평등버스가 충남도청 앞에 도착했다. 전국 19번째로 홍성을 방문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평등버스 기자회견은 순탄치가 않다. 일부 보수기독교 단체 회원들은 '평등버스의 '기자회견 장소'를 둘러쌌다. 충남인권조례를 폐지하는 데 앞장섰던 교회 교인들과 목사들이 주축이다. 이들은 기자회견 내내 차별금지법 반대 피켓을 들고 "시끄럽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보수단체 회원들은 "기자회견을 방해할 목적이 아니라면 장소를 옮겨 달라"는 사회자의 간곡한 요청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이들은 오히려 "1미터씩 떨어져서 일인시위를 하는데 뭐가 문제냐"고 반박했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기자회견 방해한 경우는 처음"
 
평등 버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보수단체 회원들, 사진 프레임 안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평등 버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보수단체 회원들, 사진 프레임 안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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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버스 관계자는 "평등버스 기자회견을 위해 전국을 다 돌아 다니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기자회견을 방해한 경우는 처음이다"라며 "경찰은 도대체 뭐하고 있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진희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평등버스 기획단장은 "대부분 현장에서는 요청하면 사진 프레임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이분들은 전혀 미동도 없다"며 "그런 행동을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서로의 자유가 증진되는 것이 진정한 표현의 자유이다. 특정인의 정체성, 삶의 형태를 억압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누군가를 적대시하고 배제, 혐오하는 것 자체가 원칙적으로 차별이다. 그것을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법이 없다. 때문에 저분들이 차별을 표현의 자유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차별의 기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영 홍성 YMCA 사무총장도 "서로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이 기독교 교리의 본질"이라며 "차별금지법은 오히려 매우 기독교적인 법에 가깝다"고 말했다.

보수단체의 기자회견 방해로 이날 기자회견은 회견문조차 낭독하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충남지역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이 이날 미처 읽지 못한 기자회견문에는 '국민의 88%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고 있다. 국회는 차별과 배제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사회를 좀먹는 혐오와 배제를 딛고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권고한다'고 적혀 있다.

한편, 평등버스는 홍성 외에도 천안, 평택, 수원, 안산, 인천을 거쳐 오는 29일 국회 앞에 도착한다. 2000km의 대장정은 그렇게 마무리 될 예정이다.
 
평등버스 기자회견 장소 앞에 나타난 보수교회 회원들
 평등버스 기자회견 장소 앞에 나타난 보수교회 회원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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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평등버스 홍성도착 , #평등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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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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