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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비정규직노동단체 조합원들이 노사정 합의에 참여하려는 김명환 위원장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비정규직노동단체 조합원들이 노사정 합의에 참여하려는 김명환 위원장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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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보강 : 24일 오후 3시 47분 ]

"자꾸 취약계층 밥그릇을 걷어찼다고 하는데 이번 투표 결과는 취약계층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노동자들이) 최선을 다해 발버둥 친 결과다." 

유흥희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집행위원장이 전날 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 노사정 합의안 부결 이후 2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유 위원장은 "노사정 합의안에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는 문구가 단 한 줄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를 마치 전체 노동자를 대변하는 것처럼 포장했다"면서 "이를 어떻게 동의하나, 1000만 비정규직 시대, 노사정 합의안 부결이 나온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23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 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한 찬반투표에서 재적 대의원 1479명 가운데 1311명이 투표해 과반수인 805명(61.4%)이 반대표를 던졌다. 찬성표는 499명(38.1%)에 그쳤다. 무효표는 7명이었다. 

앞서 4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원포인트' 노사정 대화를 제안했다. 5월에 노사정 대표자 회의가 꾸려졌다. 노사정 대표자회의는 지난 1일 협약식을 열어 노사정 합의안에 서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내부 반대에 막혀 협약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직권으로 임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노사정 합의안' 찬반에 대한 뜻을 묻기로 했던 것.

아래는 유흥희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집행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노사정 합의안은 노동자의 고통 감내만 요구했다"
 
 코로나19위기극복을 위한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던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민주노총 위원장이 참석하지 못해 취소되어 정세균 총리,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이 참석해 간담회로 대체하고 있다.
 코로나19위기극복을 위한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던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민주노총 위원장이 참석하지 못해 취소되어 정세균 총리,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이 참석해 간담회로 대체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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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사정 합의안이 부결됐다. 어떻게 평가하나? 
"IMF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리해고를 막겠다고 노사정이 합의했지만 이후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이 일상화됐다. 그 결과 비정규직 1000만 시대가 만들어졌다. 이번 노사정 잠정합의안도 마찬가지다. 마치 전체노동자를 위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업을 위한 내용뿐이었다. 기업에 제공하는 내용은 분명하게 합의문구로 들어갔는데, 노동자를 위한 조항은 강제성 하나 없는 문구만 있었다. 코로나19로 현장에서는 제조업까지 구조조정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기업에게만 무한한 권리를 주고 노동자에게는 고통을 감당하라?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민주노총은 말도 안 되는 잠정합의안을 받으려고 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 노사정 합의안, 무엇이 문제였나?
"아시아나KO도 해고금지를 한다고 했지만 (노사정은) 해고금지를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 특수고용 노동자 역시 보호할 것이라 말했지만 전속성 문제 등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노사정 합의안만 강조했다. 그사이 경총 회장은 8일 국회의장을 만나 유연근로시간법제 및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파업 시 사업장 점거 금지 등을 요구했다. '제 얼굴에 침 뱉기라' 말을 제대로 못했지만, 김명환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번 합의안을 통과시키려고 내용을 왜곡해 설명했다.  너무 속상하더라. 다시 강조하지만  노사정 합의안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권리를 보장하는 문구는 단 한 줄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것을 마치 전체 노동자를 대변하는 것처럼 포장해 동의할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부결이 나온 것이다."

'전속성'이란 노동자가 자신의 수입의 50% 이상을 해당 업무를 통해 얻거나 업무시간의 절반 이상을 할애하는 것을 뜻한다. 또는 일정한 월 소정근로시간을 충족해야만 노동자의 전속성이 인정된다.

- 이로 인해 민주노총이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다는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예상대로 '고립 자초', '밥상을 걷어찼다는' 말이 이어지고 있다. 진보언론도 다르지 않다. 언론에는 서운함이 있다. 지난 9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왜 노사정 합의안에 반대하는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들이 아무도 오지 않았다. 안타깝지만 언론은 정부와 재계의 입장만 그대로 받아 적었다. 언론도 분명 노사정 합의안이 얼마나 허술한지, 노동자에게 얼마나 고통을 분담하는지 알 텐데. 프레임에 갇혀 이번 사안을 바라본 것 같다."
 
 '코로나19, 짤리거나 무급휴직, 과로사 당하는 비정규직 증언대회'가 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주최로 열렸다.
 "코로나19, 짤리거나 무급휴직, 과로사 당하는 비정규직 증언대회"가 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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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사정 합의안 찬성도 40%에 육박했다. 
"그렇다. 합의안에 찬성하는 숫자도 적지 않았다. 이는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만 겸손해야 하는 결과가 아니라 내부도 성찰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합의안에 반대했던 이들도 고민해야 하는 수치다. 물론 우리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자는 건 아니다. 앞으로 우리가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지점부터 행동해야 할지 명확하게 드러났다. '취약계층 밥그릇을 걷어찼다'라고 하는데 분명한 점은 취약계층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발버둥 친 결과라는 점이다."

- 김명환 위원장이 사퇴할 예정이다. 비대위가 꾸려지겠지만 앞으로 민주노총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최선은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변하기 위해서 현재 싸우는 노동자들의 투쟁에 민주노총의 명확한 입장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시아나KO에서 정리해고된 노동자들, 이들의 고용유지 지원금을 회사가 걷어찼는데도, 이를 규제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고금지를 강제하는 정부의 노사정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노사정 합의안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더 얻어낼 수 있겠나.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이제는 싸우는 노동자들, 이들에 대한 해고를 금지시키기 위해서 연대가 필요하다. 지금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악' 소리도 못내고 해고당하고 일터에서 쫓겨나고 있다. 이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변하기 위해 지금 민주노총에 필요한 것은 싸움이다. 이들에 대한 해고를 금지시키기 위한 연대가 절실하다."

한편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거취를 포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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