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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3일 오후 3시 27분] 
 
"쿵 듀오"입니다 지난해 결성한 쿵듀오는 코로나 이후로 공연이 거의 없어졌다고 밝혔다.
▲ "쿵 듀오"입니다 지난해 결성한 쿵듀오는 코로나 이후로 공연이 거의 없어졌다고 밝혔다.
ⓒ 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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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경기도 화성 봉담의 한 식당에서 두 젊은 예술가 청년을 만났다. '쿵 듀오'라는 재즈밴드를 함께 결성한 이들은 박숭인(31, 봉담 거주)씨와 정정화(27, 수원 거주)씨다(인터뷰 내용 가운데 정정화씨가 하지 않은 말이 실렸다고 알려와 이를 수정하였습니다 - 기자말).

박숭인 : "내 앞가림 정도는 했어요. 즉, 독립해서 살고, 프리랜서로 삶을 영위하는 데 문제가 없을 정도의 경제적 수입이 있었다는 말이죠. 코로나 이후, 부모 집으로 들어갔어요. 재즈 밴드 공연으로 밥벌이를 한다거나, 개인 레슨이나 학교 방과 후 수업 등의 수입은 완벽하게 끊어졌어요. 지난 6월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재즈 기타리스트로 박숭인씨는 올해 네덜란드 예술대학으로 유학을 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입학이 1년 연기됐다. 정정화씨는 영문학과 졸업 후 보컬 전공으로 편입해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쿵 듀오는 지난 2019년 6월에 결성한 따끈따끈한 신참 밴드다. 쿵 재즈밴드는 처음 기타 2, 보컬 1, 플룻 1, 베이스 1명으로 구성된 퀸텟(5명)으로 시작했다. 베이스가 군대 가고 콰르테(4명)로 됐다가, 코로나 사태로 집에 노약자가 있는 멤버가 합주를 못 나오게 되면서 트리오(3명)로 멤버가 한 명씩 줄더니 이제는 듀오(2명)다.

박숭인 : "군대 간 멤버 보고 '네가 승자다'라고 농담조로 얘기할 만큼 상황이 최악이죠. 재즈클럽은 경기 남부권에는 거의 없어요. 전문적으로 밴드를 초청하고 공연할 수 있는 수준의 클럽이 거의 없다는 거죠. 보통 이태원이나 서울에 집중됐는데, 코로나로 그곳에서 하는 공연이 모두 없어졌어요. 그나마 작은 지역 축제에서 뛸 수 있었는데, 모두 취소됐죠. 정말 최악의 상황이에요."

인터뷰를 앞두고 두 예술가는 코로나로 할 말이 아주 많다고 했다. 청년예술가가 직접 '하소연' 하는 말들이 어떤 것일지 궁금했다. '젊은 예술가가 밥 굶어 죽기 일보 직전'이라는 말만 아니길 바랐다

박숭인 : "코로나 전후로 바뀐 것들이 있죠. 하지만 코로나와 상관없이 지역에서 청년 예술가가 터를 잡고 밥벌이하기 어려운 점은 바뀐 게 없어요."

그림의 떡과 같은 지역 인프라
 
어렵지만 포기할 수 없어요 코로나 이후로 공연 수입, 개인레슨 수입이 없어졌다는 박숭인 씨는(사진 오른쪽) 6월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 어렵지만 포기할 수 없어요 코로나 이후로 공연 수입, 개인레슨 수입이 없어졌다는 박숭인 씨는(사진 오른쪽) 6월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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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이런 거다. 박숭인씨는 지난 2018년 기타 독주회를 하기 위해 병점 유엔아이센터에 있는 연주홀을 예약하려고 했지만 포기하고 봉담에 위치한 민간 카페 공연장을 빌려 독주회를 치렀다.

박숭인 : "원하는 시간대, 예약일은 유치원 어린이집 행사로 이미 예약이 다 돼 있었어요. 시기상으로 제가 늦은 것도 있었겠지만, 그나마 지역에 있는 공연장에서 지역예술가가 공연하기 어려운 현실이랄까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주 간단해요. 공연을 하고 그것으로 밥을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공연료를 받는 것. 그러나 현실은 아주 열악하죠."

쿵 밴드를 만든 이유도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활동해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현실은 열악했다. 수원이나 용인을 제외하고 경기 남부에서 재즈 페스티벌을 여는 지자체가 없었고, 공연 무대 자체가 서울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박숭인 : "화성시에서 하는 공연을 거의 못 찾았어요. 재즈나 국악처럼 비주류 음악가들에게는 메인 통로가 없어요. 그나마 있는 지역 인프라나 공연장도 오케스트라나 클래식, 혹은 대중 음악가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예요."

거절 당한 예술가 재난지원금

박숭인 : "많은 지원책들이 주로 4대 보험을 근거로 해요. 그러나 많은 청년예술가들은 4대보험을 가질 수 없는 환경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도권 밖에 놓인 사람들이죠. 대출이나 지원금은 대부분 증빙 서류로 내 상황을 입증을 해야 해요. 우리는 페이퍼로 증명할 수 있는 노동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 말이죠."

수원시 경우 예술가 재난지원금이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과 동시에 지원됐다. 수원에 사는 보컬리스트 정정화씨는 '이제 숨통이 트이겠다'고 생각하고 신청했으나 거절 당했다. 그가 부모님의 보험에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어, 기준 소득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또 이 둘은 모두 지난달 '프리랜서 특별고용자 코로나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했으나 아직도 받지 못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활의 안정을 찾는 건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다.

정정화씨는 "청년저축계좌도 제도권 안에서 일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어요. 그림의 떡이에요. 청년예술가들이나 프리랜서 등의 특별고용자, 4대 보험 밖에 있는 청년들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도 마련됐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하고싶은 것은 하면서 살 수 없을까요?  한국에서 젊은 청년예술가들이 하고싶은 음악을 하면서 살기는 아직까지 너무 어렵다고 밝혔다. 코로나로 비대면 강화가 된 이 때, 공연을 할 수 없는 젊은 음악가들은 선택지가 없다.
▲ 하고싶은 것은 하면서 살 수 없을까요?  한국에서 젊은 청년예술가들이 하고싶은 음악을 하면서 살기는 아직까지 너무 어렵다고 밝혔다. 코로나로 비대면 강화가 된 이 때, 공연을 할 수 없는 젊은 음악가들은 선택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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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힘든 건 연주를 못 하는 일

코로나19 이후로 쿵 듀오가 제일 힘든 것은 관객을 만나서 노래를 부르고 연주할 수 있는 대면 공연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하면서 연습을 놓지 않기 위해 시간을 잘 나눠 써야 한다.

박숭인씨는 "기회가 없어지는 게 제일 힘든 거죠. 음악가는 공연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연결되고, 계속 무대에 서야 하는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연주할 수 있는 무대가 있다고 해도, 재즈 밴드처럼 라이브 인원이 많은 경우 고정된 출연료를 나누면 수입은 턱없이 부족하다. 참여 인원별로 돈을 나눠야 하는데 차비와 식비를 빼고 나면 정말 손에 남는 게 없다. 양평에 있는 한 재즈 카페의 경우 공연비가 인당 5만 원 정도다.

박숭인 : "지자체에서 작게 하는 페스티벌 경우에도 동아리 등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공연을 하면 열정페이처럼 공연료가 작아요. 무대 장비나 음향 장비가 완벽하지도 않아요. 또, 메이저급 공연은 얼마 없고 경쟁률이 세요. 학교를 갓 졸업해서 이제 무대로 나서는 청년 예술가들이 설 수 있는 공연이 정말 없어요."

박숭인씨는 "네덜란드에 먼저 유학 간 친구가 말했어요. 여기는 연주만 해서 먹고살 수 있다고. 화성시에서 연주만 해서 먹고 살 수 있는 날이 올까요?"라고 물었다.
이들은 지역 문화재단에서 지역 청년예술가를 지원하는 현실적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박숭인씨는 "로컬 예술인들이 리더로 공연할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해요. 화성시에 마련한, 음향 장비가 갖춰진 좋은 공연장의 문을 청년 예술가들에게도 열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화성시민신문에도 함께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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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신문에서 일합니다. 풀뿌리지역언론운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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