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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상임위 강제배정에 항의하며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 외통위 전체회의 불참한 미래통합당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상임위 강제배정에 항의하며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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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北風)이 미래통합당을 국회 의사일정에 합류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북한의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인민군 총참모부의 금강산 관광지구·개성공단 지역 군부대 배치 발표 등 급격히 긴장이 조성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서도 통합당은 '법사위원장직 원상복구' '여당의 일당독재'만 외치고 있다. 하지만 북측의 적대행위는 남측의 단결 여론으로 이어지고, '일하는 국회'를 강조한 더불어민주당의 명분을 부각시킨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사퇴 이후 통합당은 모든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있으니 예전처럼 상임위에서 당국자들을 몰아붙일 수도 없다. 북풍이 통합당에 악재가 되는 상황이다. 

여당이 통합당 없이 6개 상임위 가동을 시작한 상황에 대한 대응은 ▲외교안보 ▲코로나19 및 경제위기 대책 ▲사회·교육·문화 등 각 정책 분야별로 당내 회의체를 구성해 통합당만의 정책·예산·입법 활동을 전개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외교안보특위(위원장 박진) 외에, 실제로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곳도 딱히 없는 상황. 이대로 가만 있다간 국가적 위기 앞에서 정치적 이유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더 강화될 판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듯, 17일 통합당 안에선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원회라도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국방위·외통위·정보위만이라도 정상화" 주장 나와... 협상론에 힘 실리나

하태경 통합당 의원(3선, 부산 해운대갑)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 국방위원회 ▲ 외교통일위원회 ▲ 정보위원회 등 외교·안보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를 정상화 시키자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로 인한 안보위기에 국회가 방관만 해선 안 된다"라며 "통합당은 3대 외교안보 상임위에 참여해 북한 위협에 대한 초당적 대응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15일 본회의 직후 사의를 표명한) 주호영 원내대표도 안보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즉각 복귀하셔야 한다"라면서 "민주당의 반민주적 폭거는 용납할 수 없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국가안보는 그보다 더 중차대한 문제이고 상위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특히 "평소엔 항상 안보를 강조하면서 정작 안보위기가 발생했을 때 손 놓고 있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철저히 따져 잘못된 대북정책을 바로잡는 것도 야당의 역할"이라고도 주장했다.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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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구성 협상 당시 '실리론'을 폈던 장제원 의원(3선, 부산 사상구)은 이날 발표된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관련기사 : 민주당 국회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잘한 일" 52.4% http://omn.kr/1ny5o)를 인용하면서 같은 주장을 폈다.

장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법사위원장을 누가 갖느냐는 문제를 가지고 중도층은 우리 마음처럼 함께 분노해주지 않는다"라며 "투쟁은 수단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어제(16일) 북한이 심각한 도발을 감행했다, 일회성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라면서 "국가적 위기다, 국방위·외통위 정도는 가동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결국엔 상임위로 복귀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기현 의원(4선, 울산 남구을)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여당이 시키는 대로 (야당이) 해야 될 것 같으면 야당을 없애버리면 되는 것이고 국회도 사실 필요 없다"라면서도 "국민들에게 '여당이 이런 터무니없는 짓을 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린 다음에 국회 들어가서 활동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가 상임위 활동을 안 하고 국회 전체를 다 보이콧하자는 것이 국민들에게 바람직한 것인가, 특히 요즘 경제도 많이 어렵고 남북문제가 자칫 전쟁으로 치닫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들이 국민들 마음속에 팽배하다"라고 덧붙였다.

조해진 의원(3선,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도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좀비처럼 살 순 없기 때문에 4년 내내 상임위와 본회의에 안 들어갈 순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미 법사위원장을 뺏긴 상황에서 우리한테 몇 석 준다고 의미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체 의원들이 모여서 4년 동안 야당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상임위 대처 및 본회의 활동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만드는 논의가 당분간 모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통합당이 어떤 선택을 내리든 시간은 더 소요될 예정이다. 총괄적인 원내 전략을 수립·지휘해야 할 주호영 원내대표가 아직 자리를 비우고 있기 때문이다.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재신임 결의'를 전달하기 위해 주 원내대표와 접촉한 성일종 의원(재선, 충남 서산시태안군)은 이날 재선 의원 모임 후 기자들을 만나 "(주 원내대표와) 어제 오후 통화해 '빨리 돌아오시라'고 했지만 답변이 없었다"라며 "계속 (복귀를) 설득해야 한다, 오늘 오후 정도에 한번 찾아뵈려 한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외우내환 상황, 통합당 결단해야" 압박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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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주당은 17일 남북관계 경색 등을 강조하면서 통합당의 복귀를 재차 압박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 국난, 비상 경제 상황 속에서 남북문제까지 겹치고 있다. 최대한 조속하게 나머지 상임위를 구성해 일하는 국회를 완성해야 한다"라며 "통합당은 무익한 보이콧 멈추고 국회 정상화에 협조해주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평시의 정쟁도 위기상황에선 절제돼야 한다, (통합당이) 외우내환의 상황에서 정쟁이 극단으로 달하지 않도록 결단을 내려주길 촉구한다"라며 "19일까지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 그때까지 기다리겠다"라고 밝혔다.

태그:#북한 ,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미래통합당, #원구성,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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