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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인천 강화도 석모도의 대북물품 살포현장에서 경찰이 쌀과 성경책 등이 있는 살포물을 수거해 꺼내보이고 있다.
 16일 오후 인천 강화도 석모도의 대북물품 살포현장에서 경찰이 쌀과 성경책 등이 있는 살포물을 수거해 꺼내보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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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11시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항포 포구. 석모도의 서쪽 끝인 이곳은 탈북민단체와 선교단체가 최근까지 대북전단과 쌀을 담은 페트병을 바다에 띄우던 현장이다. 마을 입구에는 "주민 안전 위협하는 대북 쌀 보내기 행사 절대 반대 - 삼산면 주민 일동"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좁은 진입로 중간 중간에는 주민들이 길을 막기 위해 가져다 놓은 굴삭기도 보였다.

대북전단·물품 살포와 관련, 의견을 청취하러 이곳을 찾은 서호 통일부차관에게 주민들은 대북전단 살포가 남북 사이에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북전단이 문제가 된 뒤... "불안도 불안이지만"
  
서호 통일부 차관이 16일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대북 물품 살포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서호 통일부 차관이 16일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대북 물품 살포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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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인천 강화도 석모도의 대북물품 살포현장에서 삼산면 주민들이 탈북단체들의 대북 살포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걸어 두고 있다.
 16일 오후 인천 강화도 석모도의 대북물품 살포현장에서 삼산면 주민들이 탈북단체들의 대북 살포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걸어 두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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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 통일부 차관이 16일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대북 물품 살포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서호 통일부 차관이 16일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대북 물품 살포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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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인(60) 삼산면 이장단장은 "작년에는 가뭄과 태풍 때문에, 올해는 코로나와 대북 물품 살포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바다에 살포된 대북 물품은 대부분 되돌아오기 때문에 쓰레기 처리하는데 아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남상집(62)씨는 "(대북 전단이 문제가 된 후) 일대에 있는 펜션, 음식점, 낚시터 등은 손님이 딱 끊겼다"면서 "불안한 것도 불안한 거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너무나 크다"고 호소했다.

이에 서 차관은 "조속히 (대북전단·물품 살포를 막을) 법적근거를 마련하겠다"며 "대북 물품 살포 단체에 대해 최근 수사 의뢰 조치를 취했으며, 문제가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서 차관은 이어 "국민들이 불안한 심정을 호소하지 않게 안심시키고 남북 간의 긴장 분위기 조성을 방지하는 데 정부가 더 노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기자와 만난 삼산면 노인회장 김수일(81)씨는 "전단 보내는 사람들 여기 와서 단 하루만 살아보라고 해라, 천둥만 쳐도 여기 사람들은 얼마나 불안해하는지 아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쌀 담긴 페트병, 다시 갯벌로 돌아와 썩어 간다"
   
16일 오후 인천 강화도 석모도의 대북물품 살포현장으로 가는 길을 주민들이 나무로 막아 차량 출입이 불가능 하게 했다.
 16일 오후 인천 강화도 석모도의 대북물품 살포현장으로 가는 길을 주민들이 나무로 막아 차량 출입이 불가능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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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인천 강화도 석모도의 대북물품 살포현장에서 경찰이 주변을 살피고 있다. 살포현장을 지키고 있는 경찰은 6명이 12시간을 교대로 24시간 근무 중이다.
 16일 오후 인천 강화도 석모도의 대북물품 살포현장에서 경찰이 주변을 살피고 있다. 살포현장을 지키고 있는 경찰은 6명이 12시간을 교대로 24시간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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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태어나 80평생 살아왔다는 김씨는 대북전단 살포에 따른 북한의 최근 태도에 두려움을 느낀다고도 했다. 또 그는 쌀을 담은 페트병이 실제로 얼마나 북한 해안에 도달하지도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김씨는 "3~4년 전부터 여러 단체들이 페트병을 바다에 띄우는데, 대부분이 다시 갯벌로 밀려와 푹푹 썩어간다"면서 "줍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요즘 같은 땡볕에 썩은 쌀 냄새를 맡는 것도 말 못할 고역"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 7일 쌀을 담은 페트병을 살포하려고 이곳을 찾았던 탈북민단체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되돌아갔던 현장에는 경찰 6명이 하루 2교대로 24시간 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다. 바다까지 연결되는 진입로 초입에는 주민들이 탈북민단체의 진입을 막기 위해 쓰러뜨린 나무가 가로막혀 있었다.

300여 미터 진입로를 걸어 들어가자 돌로 쌓은 방파제가 나왔다. 탈북민단체 등이 페트병을 보내던 장소다. 한 번씩 페트병이 살포하는 행사가 끝나면 다시 밀려온 페트병들을 주민들이 수거해 모아두곤 했지만, 이날은 페트병 더미가 눈에 띄지 않았다. 주민 남상집씨는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페트병 안에 든 쌀이 부패해 터지는 일도 있어서 가능한 보이는 족족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쟁 막고 재물 쌓는 것이 가장 좋은 정책"
  
16일 오후 인천 강화도 석모도의 대북물품 살포현장에서 경찰이 수거한 대북 살포물에는 쌀, 성경, 유인물 등이 들어 있다.
 16일 오후 인천 강화도 석모도의 대북물품 살포현장에서 경찰이 수거한 대북 살포물에는 쌀, 성경, 유인물 등이 들어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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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인천 강화도 석모도의 대북물품 살포현장에서 북한에 살포했던 물품이 되돌아와 바닥에 떨어져 있다.
 16일 오후 인천 강화도 석모도의 대북물품 살포현장에서 북한에 살포했던 물품이 되돌아와 바닥에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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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인천 강화도 석모도의 대북물품 살포현장에서 경찰이 쌀과 성경책 등이 있는 살포물을 수거하고 있다.
 16일 오후 인천 강화도 석모도의 대북물품 살포현장에서 경찰이 쌀과 성경책 등이 있는 살포물을 수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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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사진 기자들은 수풀더미 속에서 쌀이 든 페트병 2개를 찾아냈다. 이어 동행한 사진기자가 2개의 페트병을 더 찾았다. 비교적 최근에 살포된 듯 보이는 페트병 안에는 쌀과 초코파이 1개, 비닐봉투에 든 성경책 1권이 들어 있었다. 페트병 바닥에는 두 개의 곡선을 겹쳐 만든 물고기 모양의 표식과 "마4: 4"란 글자가 검은 매직으로 쓰여 있었다. 정확한 의미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성경구절을 표시한 것처럼 보였다.

'북한 주민들이 페트병에 든 쌀을 주어서 연명하고 있다고 탈북민단체들이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남씨는 "석모도에서도 바다로 나가려면 갯벌을 한참 걸어 나가야 하는데, 경계가 엄중하다는 북한 민간인들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갯벌을 마음대로 출입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동안 대북 물품을 살포해 온 탈북민단체 '큰샘'은 오는 21일 또다시 이곳을 찾아 쌀이 든 페트병을 보내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주민들과의 충돌을 예고했다.

한편, 주민들을 만나기 전 서 차관은 강화경찰서와 해경 강화파출소, 삼산파출소 등을 찾아 경찰과 해경의 대응태세를 보고받고 경찰관들을 격려했다.
  
서호 통일부 차관이 16일 인천 강화군 강화경찰서를 방문해 미병성재 고금상책이 적힌 글을 이삼호 강화경찰서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비병성재 고금상책은 전쟁을 막고 재물을 쌓는 것이 고금의 상책이다는 뜻이다.
 서호 통일부 차관이 16일 인천 강화군 강화경찰서를 방문해 미병성재 고금상책이 적힌 글을 이삼호 강화경찰서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비병성재 고금상책은 전쟁을 막고 재물을 쌓는 것이 고금의 상책이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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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 차관은 이삼호 강화경찰서장과 간담회에 앞서 '미병성재 고금상책'이라고 쓰인 종이를 내보이면서 "전쟁을 막고 재물을 쌓는 것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가장 좋은 정책이라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서 차관은 "이 얘기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그대로 담고 있다"면서 "긴장상태에서는 경제는 번영할 수 없고 평화만이 경제를 꽃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지표는 평화 번영의 한반도"라고 강조했다.

태그:#대북전단, #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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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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