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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만든 '공적심사기준 배점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만든 "공적심사기준 배점표".
ⓒ 경기남부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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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만들어 일선 학교에 보낸 '공적심사기준 배점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만들어 일선 학교에 보낸 "공적심사기준 배점표".
ⓒ 경기남부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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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자) 신고' 횟수와 '언론보도' 횟수에 따라 점수를 매겨 상을 주는 경찰의 '청소년 포상 계획'에 대해 반교육적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경찰과 일선 학교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지역 초·중·고로부터 '모범 청소년 공적조서'를 받고 있다. 5월 청소년의 달을 맞아 학교로부터 청소년을 추천 받아 경찰청장과 경찰서장 등의 상을 주겠다는 것이다. 공적조서는 국가기관 등이 특정인에 대한 상을 주기 위해 공적을 기록하는 문서다. 주로 상을 받을 당사자가 기록한다.

"가출 신고 5건하면 10점"

올해 경찰청은 이렇게 18개 지방경찰청으로부터 추천된 초·중·고 학생 91명을 뽑아 경찰청장 상 등을 줄 예정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도 이 지역 초·중·고 학생 32명을 뽑은 뒤 이 가운데 16명을 경찰청에 포상 대상자로 추천할 예정이다.

그런데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만든 청소년 포상을 위한 '공적심사기준 배점표'를 보니 '가출·유해환경 등 신고' 5건을 하면 점수 10점을 주도록 했다. 가출한 친구에 대한 신고 횟수가 많을수록 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한 '언론보도 게재' 5건이 되면 15점을 주도록 하고 있다. 언론 노출 횟수에 비례해서 포상 점수를 주겠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경찰이 운영하는 명예경찰소년단이나 치안동아리에서 활동하면 포상점수 최고 10점을 준다. 단장은 10점, 단원은 5점이다.

경찰청도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거의 비슷한 공적심사기준 배점표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언론보도 게재'에 대해서는 횟수별 점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종합평가에서 참고토록 했다.

이용석 경기 상도중 교사는 "가출한 친구 신고 건수에 따라 상을 주거나, 경찰소년단 활동에 참여하면 점수를 더 높여준다는 것은 경찰 말을 잘 듣는 청소년을 길러내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런 태도는 청소년을 통제와 수단으로 여기는 반교육적인 것으로 보여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영선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활동가(현직 고교 교사)도 "언론에 보도된 횟수가 많은 청소년일수록 점수를 높게 주도록 한 것이야말로 언론 보도를 가능하게 하는 부모 찬스를 인정하는 것"이라면서 "현실적으로 5건 이상 언론에 보도되는 학생도 거의 없으며, 이런 걸 계량해서 점수를 주려는 행위가 오히려 비합리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오해 없도록 학교에 설명, 일부 항목은 재검토"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가출 청소년과 유해환경 상황은 청소년들이 잘 알기 때문에 신고 장려를 위해 공적심사기준 배점표에 넣은 것"이라면서 "명예경찰소년단으로 활동한 청소년에게 포상 점수를 주는 것은 경찰의 포상이기 때문에 경찰 관계 내용을 넣은 것이며, 이런 것은 다른 (국가)기관도 마찬가지"라고 해명했다.

'언론보도 횟수에 따른 점수' 부여 등에 대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주관적인 부분보다는 객관적으로 공적을 심사해보자는 취지로 만든 것"이라면서도 "학교가 우리의 포상 추진방침에 대한 오해가 없도록 전체적으로 다시 설명하고 재검토할 항목은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학교에 보낸 문서에 적어놓은 '포상 추진 방침'은 '학교폭력 예방 및 청소년 건전 육성, 청소년 선도・보호, 유공 모범 청소년 발굴・포상' 등이다.

태그:#청소년 경찰 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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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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