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북한 <노동신문>은 5월 2일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월 1일 비료생산기지인 ‘순천린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5월 2일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월 1일 비료생산기지인 ‘순천린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 노동신문

관련사진보기

"한국과 미국, 중국 정보와 외교당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이 없다고 하는 가운데 정보 출처도 밝히지 않는 일부 국내외 언론의 무분별한 지르기식 보도와 극우 유튜버의 찌라시 수준의 보도가 있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번 탈북 국회의원 당선인들의 근거 없는 무차별한 발언이었다."

북한전문가 박종철 경상대 교수(일반사회교육)가 2일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통해 밝힌 말이다.

국내외 언론들이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 '사망설'에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후계자설'까지 보도했는데, 박 교수가 이를 비판한 것이다.

박종철 교수는 최근 두 차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근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4월 21일 <북중관계 전문가 박종철 교수 "중국 정보통, 북 이상징후 없다고 해">, 4월 26일 <박종철 교수 "김정은 수술은 극비, 이렇게 유출된다고?">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박 교수는 두 번째 인터뷰에서 "중국 측에 물어보면 다음 주 정도 김정은 위원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대답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가 말한 '다음 주'는 4월 27일~5월 3일 사이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5월 2일 김정은 위원장의 소식을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5월 1일 비료생산기지인 '순천린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노동신문>도 2일자에 같은 소식을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무력 최고사령관이신 우리 당과 국가, 무력의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식에 참석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식장에 나오시였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 최대의 영광을 드리며 폭풍같은 <만세!>의 환호를 터쳐 올리였다"고 했다.

또 이날 준공식에는 박봉주 북한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며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총리, 김덕훈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이 참석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5월 2일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월 1일 비료생산기지인 ‘순천린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5월 2일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월 1일 비료생산기지인 ‘순천린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 노동신문

관련사진보기

 
"소문 수준의 근거나 분석이 없이 그냥 보도"

박종철 교수는 앞선 5월 1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김여정 부부장의 후계자설'에 대해 "근거나 분석이 없이 소문 수준으로 그냥 보도하는 상황"이라며 "남남갈등과 북한 분열 의도의 공작 정보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하루 전날까지 일부 언론은 "백두혈통 김여정 권력 승계? 주목" 등이라 보도하기도 했다. 또 일부 언론은 미국 의회조사국이 보고서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유고시 김여정 부부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며 인용했다.

또 탈북민 출신인 지성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당선인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99% 확신한다"며 "1% 살아 있을 가능성은 있어 100% 사망했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 당선인은 "김여정이 북한 내부에서나 남북관계 등에서 사실상 2인자 역할을 했기 때문에 권력 전반이 그에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국회 입법조사처는 4월 29일 발간한 <북한 당 정치국 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 분석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입법조사관 이승열 박사는 "김정은 위원장은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김여정의 지위와 역할을 '당중앙'(후계자)의 역할까지 확대하여 백두혈통의 통치권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회 입법조사처 보도자료.
 국회 입법조사처 보도자료.
ⓒ 국회 입법조사처

관련사진보기


  그동안 박종철 교수는 "북한 내부 주요 지표가 안정적이며 평양 분위기가 평온하고 북-중 관계가 더 활발해지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위기설'을 높게 보지 않았고, 김여정 부부장의 '후계자설'에 대해 그는 "북한 내부를 분열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김 위원장 중심으로 당 정치국, 국무위원회 등에서 집단지도체제가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와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장시간 외국 출장을 갈 때마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 내부를 안정되게 지킨 것처럼 내부적으로 믿을 만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최근 후계자설을 외부에서 거론하는 것은 북한 내부를 분열시키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며 "비교적 지금 북한 내부 권력체제는 안정적이다"고 했다.

지성호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박종철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죽었을 가능성이 99%이고 살아 있을 가능성이 1%라고 했다"며 "꽃제비 출신 탈북민에게 과연 북한 내부의 고위 정보원이 있을까? 그는 북한 내부 사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이 한 막지르기 발언을 한 보인다"고 했다.

태영호 당선인 발언도 최근 언론에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영국공사 출신으로 북 권력핵심부를 이해하기에 한계가 있고, 북한 외무성의 공사급 친구들 역시 태영호의 탈북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상태에서 공사 수준에서 지도자의 신변과 같은 최고 기밀을 알 수도 없는데 태영호에게 북측 인사들이 지도자의 건강과 같은 기밀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문제"라고 했다.

김여정 부부장에 대해, 박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하노이 회담 결렬에 대한 책임 때문에 지난 1년 가량 언론에 나오지 않았고, 지난 3월 청와대 외교라인을 비난하는 개인 담화를 내는 형식으로 징계가 풀렸다. 1년간 근신했다"고 했다.

또 박 교수는 "김일성대 방문학자 시절 김여정 부부장과 같이 사회주의 정치이론을 토론했던 한 중국의 중견학자에 의하면, 김여정 부부장이 상당한 자질이 있고 사회주의 이론과 중국의 경험, 북한의 적용 등 이론과 현실을 잘 안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조선>은 현재 상황을 '심리 모략전'으로 평가"

그러나 현재 북한체제에서 젊은 지도자 앞에서 후계자를 거론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박 교수의 견해였다.

박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은 아직 젊다. 몸 관리를 못한다 치더라도 30대가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그리고 최고권력자 옆에 항상 최고수준의 의료진이 따라 다닌다"며 "건강이상설이라 보기 어렵다"고 했다.

또 박 교수는 "민주체제든 독재체제든 2인자나 후계자를 잘 용인하지 않는다. 북한도 역시 '넘버2'를 규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소문에 근거한 첩보가 생성되고, 이를 거물들의 보고서나 발언에 나오면, 찌라시 언론이 증폭, 재생산하고 있다. 현재는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나 김여정 후계자설은 아무런 근거도 없다. 근거 없이 막 질러 보는 상황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2008년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로 선명해지기까지 이를 정확히 분석한 학자나 언론인, 정치인이 거의 드물었다. 권력투쟁에 밀려 해외유배생활을 하던 김정남(사망) 이야기가 주류였고, 중국측이 김정남과 쿠데타를 준비한다는 보도가 선정적으로 많았다"고 했다.

이어 "김정일 위원장이 2008년 이후 뇌출혈로 쓰러져서 많은 정보가 공개되는 상황에서도 오보가 많았고, 중국측 학자 등이 김정일 위원장의 신변문제 발설을 이유로 간첩죄로 기소되어 현재까지도 10년 이상 감옥에 있고 처벌수위가 불분명한 상태이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어떤 중국공산당의 북한전문 고위공무원이나 학자가 10년이 넘는 재판과 감옥생활을 각오하고 김 위원장의 신변문제와 같은 최고 기밀정보를 한국학자, 정치인에게 넘길 수 있을까"라며 "2007년 12월 대선 국면에서 한국 언론이 후계자로 지목한 김정남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당시 저는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다고 설명했지만, 나중에 말레이시아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당시 많은 찌라시 언론이 대선국면에서 선정적으로 북한 내부 권력투쟁을 보도를 했었다. 역사적으로 오보로 채워졌던 북한 정보통 뉴스가 현재에도 반복되고 있다, 한반도 혼란을 바라는 세력이 많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박종철 교수는 "북한은 최근 평양의 안정적인 일상을 유튜브를 통해서 상당량 내보내고 있고, 식량과 환율, 휘발유 가격 등 지표가 매우 안정적이다"며 "특히 주목할만 반응으로는 4월 26일 <민주조선>은 현재 상황을 '심리 모략전'으로 평가하며 정보기관, 다양한 싱크탱크, 정부 인사들까지 참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4월 26일자.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4월 26일자.
ⓒ 박종철 교수 제공

관련사진보기


태그:#김정은 위원장, #김여정 부부장, #박종철 교수
댓글1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