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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합천군이 배부한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경상남도 합천군이 배부한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 합천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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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주는 것보다는 좋지만 그래도 마음이 무겁다. 다 주었으면 한다."

"대상자가 될 거 같은데 우편물이 오지 않아 주민센터에 전화를 해봤다. 대상자라 하더라. 그나마 조금 숨통이 트일 것 같다."


23일부터 시작된 '경남형 긴급재난지원금'을 받게 된 대상자들이 보인 반응이다.

딸‧부인과 창원에 사는 ㄱ(52)씨는 "건강보험료를 많이 내지 않아 대상자가 될 것 같아서 오늘 주민센터에 전화를 해서 알아봤다"며 "공무원들이 바쁠 거 같아 전화를 안 하려고 했는데, 우편물이 오지 않아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센터에서 우편물을 보냈다고 하는데 많으니까 다음주 초에 도착할 거 같다"며 "3인 가족으로 30만원 준다는데, 고맙다. 그런데 마음이 무겁다. 다 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대학생 아들‧딸을 두고 있는 ㄴ(56)씨는 "우편물이 오지 않아 대상자가 아닌가 싶어 주민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대상자라 하더라"며 "요즘은 한 푼 쓰는 게 어려운데 40만원을 준다고 하니 한 숨 돌릴 것 같다"고 했다.

아버지와 함께 사는 ㄷ(32, 창원)씨는 "일을 해서 월급을 받지만 그렇게 많지 않다. 건강보혐료 납부 기준으로 보면 대상자다"며 "카드를 받으면 식료품부터 왕창 사놓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경남형 긴급재난기원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대상자들은 반기고 있다. 지급 첫날 주민센터(동사무소, 행정복지센터)는 신청자들이 길게 줄을 서는 현상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대신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창원지역 한 주민센터 담당자는 "우편물을 발송했지만 도착하는 날짜가 다들 다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첫날 신청자가 몰리지는 않고 있다. 대신에 문의 전화가 많다"고 했다.

일부 주민센터는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지급 장소를 일반 민원입구과 겹치지 않도록 별도로 마련하기도 했다. 가음정동 주민센터의 경우 회의실에 따라 접수창구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나도 어려운데 왜 빠졌느냐" 항의도

간혹 대상자가 아닌 사람이 찾아오거나 전화를 해서 "나도 어려운데 왜 빠졌느냐"는 불만을 털어놓기도 한다. 한 주민센터 관계자는 "다 같이 어려운데 누구는 카드를 주고 누구는 주지 않느냐며 불만을 털어놓은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조창종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장은 "오늘부터 신청이 시작되었는데, 특별히 줄을 길게 서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시‧군‧구청의 공무원이 주민센터에 전환 배치되어 업무를 돕고 있다"고 했다.

조 본부장은 "경남형 긴급재난지원금은 선별해서 지급하는 것인데, 이것에 대한 문제가 많다. 행정력 낭비도 심하다"며 "그래서 모든 국민한테 지급하고 고소득자는 세금 등으로 환수하는 게 합리적이다"고 햇다.

그는 "공무원노조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에도 건의를 했다. 그 뒤에 김경수 지사가 중앙정부와 국회에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4월 23일 경남 고성군 고성읍사무소에 마련된 '긴급재난지원금' 접수 창구.
 4월 23일 경남 고성군 고성읍사무소에 마련된 "긴급재난지원금" 접수 창구.
ⓒ 경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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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희 합천군수 "지역 경기 활성화에 큰 도움 기대"

'경남형 긴급재난지원금'은 경남도와 18개 시군이 50%씩 재원부담으로 지원되고 있다. 신청대상은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가 해당된다.

경남도와 시군은 지원 대상가구를 사전 선발하여 신청서와 안내문을 가정에 우편발송했다. 대상자가 미리 신청서 작성 후 신분증을 지참해 주소지 읍면동사무소를 방문하면 접수와 동시에 '경남사랑선불카드'가 발급된다.

경남지역 전체 대상은 52만 가구다. 지원 금액은 1인 가구 20만원, 2인 가구 30만원, 3인 가구 40만원, 4인 이상가구는 50만원이다. 9월 30일까지 사용하지 않으면 환수된다.

중복수혜를 방지하기 위하여 기존에 지원받은 저소득 한시생계지원, 아동양육한시지원(돌봄쿠폰), 긴급복지 생계지원, 코로나19생활지원(14일이상 입원․격리자) 대상자는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다.

문준희 합천군수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어 군민 생활안정과 지역 경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원대상자 중 신청 누락자가 없도록 군민 모두가 서로 홍보해 주실 것"을 당부했다. 합천은 지원대상이 1만 4000가구 정도다.

"지급 첫날, 큰 혼잡 없이 원활히 집행"

경남도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첫날에 현장에서는 큰 혼잡 없이 원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18개 시‧군 305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경남도는 "시행 첫날 도민들의 발걸음은 이어졌지만, 줄서기는 없었다"며 "오늘 접수대상인 분들은 안내문 없이 행정복지센터를 찾아오셨다"고 했다.

이날 최다신청은 고성읍으로 450명이 신청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은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5부제로 시행된다. 월요일은 1‧6, 화요일은 2‧7, 수요일은 3‧8, 목요일은 4‧9, 금요일은 5‧0이다.

경남도는 민생경제콜센터(120)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날 하루 동안 1000여건의 문의전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문의전화의 상당수 질문은 경남도 긴급재난지원금과 정부 지원금의 중복지급여부였다.

경남도는 "중복지급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전액 국비로 편성해 주길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경남도는 "상황이 급하기 때문에 일단 경남도가 가진 것으로는 먼저 하위 50%에 대해 긴급지원을 실시하고, 중앙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전액 국비로 결정하게 되면 중복지급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경남도는 "하루이틀이라도 급한 분들에게 최대한 먼저 지급될 수 있도록 자체 예산을 마련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하였다"고 했다.

태그:#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경상남도, #합천군, #고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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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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