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들도 돈 되는 서울 아파트를 선호했다.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136명이 서울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고, 이들이 가진 서울 아파트 수만 무려 171채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대 국회의원 아파트의 지역별 보유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 아파트는 2019년 3월 신고 기준 아파트로, 국회의원 223명(전체 300명)이 보유한 아파트와 오피스텔(아래 아파트) 346채였다.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를 보유한 국회의원은 모두 136명이었다. 서울 지역의 총 의석 수(58석)보다 서울 아파트를 보유한 의원들이 더 많다. 서울이 지역구가 아니지만, 서울에 아파트를 산 의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세부 현황을 살펴보면, 특히 강남 편중 현상이 두드러진다.
강남·강동·서초·송파 등 국회의원들이 강남 4구에 보유한 아파트 수는 총 82채였다. 강남 4구 의석 수는 13석에 불과한데, 아파트 보유 규모는 의석 수의 6.3배라는 계산이 나온다. 경기도의 경우 의석수 71석에 보유 아파트 71채로 같았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으로 가면, 보유 비중은 크게 떨어진다. 국회의원들이 지방에 보유한 아파트는 총 104채다. 지방 의석 수가 171석인데, 아파트 보유 규모로 따지면, 의석 수를 다 채우지 못한다.
의석수와의 차이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남, 경북이다. 경남 의석수는 비례포함 19석이다. 그런데 아파트는 9채에 불과하다. 경북도 의석수는 16석인데, 국회의원들이 보유한 아파트는 5채에 불과하다.
국회의원들의 '서울 아파트 구입' 전략은 제대로 적중했다.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기간인 2016년 3월부터 2020년 1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1채당 평균 6억 2000만원이나 상승했다. 특히 강남 4구 아파트는 1채당 평균 8억 6000만 원 올랐고, 경기도도 1억 5000만 원이나 가격이 올랐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1채당 2000만 원 오르는데 그쳤다. 국회의원들이 보유한 아파트 가격을 보면 서울은 16억 2000만 원, 경기 5억 9000만 원, 서울 경기 이외 지방은 3억 1000만원이다.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은 "지역 심부름꾼으로 뽑힌 의원조차 자기 지역이 아닌 강남권, 서울, 경기 등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이유가 있었다"며 "국회의원 자신들이 집값을 폭등시킨 정책의 결과로 동조 불로소득을 챙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또 "국회는 지금이라도 당장 아파트값 폭등으로 인해 발생한 불로소득을 소멸하기 위한 법안부터 입법해 아파트값을 잡을 수 있는 분양가상한제, 분양원가 공개 등 근본대책 입법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