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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와 두산중공업지회는 1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와 두산중공업지회는 1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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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경영위기는 전적으로 오너와 경영진의 책임이지 조합원의 책임이 아니다. 비상경영 조치를 하기 전 오너와 경영진의 사죄와 직원들이 수긍 가능한 대책안을 내는 것이 순서다."

창원 두산중공업이 명예퇴직에 이어 휴업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성배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두산중공업지회가 '휴업 협상 거부'를 선언하며 이같이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0일 두산중공업지회에 '휴업 협상' 공문을 보냈다. 앞서 회사가 받은 명예퇴직에 50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예퇴직에 이어 휴업에 대해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두산중공업지회는 12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이성배 지회장은 "노사가 합심하여 경영 위기를 극복하자면서 정작 경영진의 직접적으로 책임을 지는 자구책은 내놓지 않은 채 경영위기의 원인이 노동자에게 있다는 듯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인간적 도리를 저버리는 뒷골목 모리배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했다.

그는 "경영진은 앞선 명예퇴직 공고를 하면서 현재의 두산중공업이 있기까지 수십년을 회사에 헌신한 직원에게 회사가 어려우니 나가달라며 달랑 3줄짜리 무성의한 공지만 하고 실무진 뒤에 숨는 치졸한 행동을 하였다"고 했다.

이어 "이런 경영진의 무례한 태도와 직원들이 수긍 가능한 대책안도 없이 경영 위기의 책임을 직원들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뭔가 큰 일을 꾸미는, 경영의 의지가 없다는 강한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현 경영위기에 대해 직원들이 생각하는 실효적인 비상경영조치는 오너들의 사재출현, ㈜두산의 두산중공업 회생을 위한 적각적 지원이 선행되고, 부실 경영의 주역인 현 경영진은 물러나고 책임있는 전문경영인을 도입하여 경영정상화 조치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휴업 방침에 대해, 이 지회장은 "회사의 의도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한 직원들을 길거리로 내몰기 위한 절차상의 수순 밟기로 보여진다"고 했다.

이 지회장은 "회사는 경영악화가 정부의 탈원전, 탈석탄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분열의 장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경영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받아내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성배 지회장은 경남도지사와 창원시장이 두산중공업과 협력사의 노동자 고용 안정,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사람이 미래라는 가치 부정"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회사는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며 "더구나 극단적인 비상경영조치를 운운하며 '사람이 미래다'라는 두산의 기치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사람이 미래다라는 두산이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대표 경영진들은 책임을 지지 않고 배당잔치를 벌이며, 노동자의 고통을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더구나 두산중공업은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발전산업의 두산중공업 성과를 노동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두산그룹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게 '사람'이 누구인지 묻는다"고 했다.

이들은 "두산중공업은 6년 연속 적자를 냈다고 언론을 통해서 알려왔다. 희망퇴직의 이유인 것"이라며 "그렇다. 세계 발전시장 침체로 인해 두산중공업만이 아니라 많은 회사가 어렵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가장 편한 방법으로 노동자의 숫자를 줄이겠다고 한다"고 했다.

이들은 "두산중공업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동안 1조 2500억의 적자를 기록했다. 천문학적인 적자를 냈는데, 정작 6천억이 넘는 배당을 했으며 그 중 약 1/3은 그룹의 지주사인 ㈜두산에 배당되었다"며 "적자인 기업에서 배당잔치를 해 온 것이다. 최고 경영진은 성과급까지 가져갔다.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두산그룹은 '사람이 미래'라고 해 왔고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한다고 한다"며 "도대체 두산그룹에서 말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미래는 무엇인지 묻는다. 극소수의 박씨 일가만이 '사람'이고, 그들만의 미래를 말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묻는다"고 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두산중공업에서 진행되는 해고는 중단되어야 하며, 계속해서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강요한다면 우리는 그룹과 기업계를 대표한다는 박용만 회장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민중당 경남도당 석영철(창원성산)‧정혜경(창원의창)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는 뒤이어 같은 장소에서 연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두산중공업 정리해고 중단, 공기업화 전환"을 촉구했다.

석영철‧정혜경 후보는 "두산중공업을 공기업화하고 국가기간산업인 발전산업과 원전산업을 국가가 직접 관리하라", "경영책임을 전가하는 구조조정을 철회하라", "두산중공업 퇴직자의 전직에 대해 정부와 경남도, 창원시가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와 두산중공업지회는 1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와 두산중공업지회는 1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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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일부 직원 대상 휴업"

한편 두산중공업은 11일 낸 자료를 통해 "지난 달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방안으로 명예퇴직 실시를 시행한 바 있다"며 "이와는 별개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자구 노력으로 '일부 휴업'을 검토 중에 있으며, 노동조합과 협의를 진행하기 위한 절차로 3월 10일 문서를 발송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이와 관련하여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과 같이 전체 창원공장의 '조업중단'이나 '사업중단'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어 사실관계를 알려 드린다"고 했다.

회사는 "창원공장의 전체 또는 부문의 조업중단은 없다. '일부 휴업'은 특정한 사업 부문에 대해 실시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조업에 지장이 없는 수준의 제한된 유휴인력에 대해서만 시행하는 것"이라며 "'일부 직원 대상 휴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두산중공업은 "회사는 고정비 절감을 위한 추가 방안의 차원으로 대상자들을 선별하여 평균임금 70%를 지급하며, 일정기간 쉬게 하는 방침"이라며 "명예퇴직, 일부 휴업 등 구조조정방안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여 경영정상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태그:#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지회, #금속노조, #민중당 경남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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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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