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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있는 고 문중원 경마기수의 빈소에 고인이 주문해 배달된 아이들의 성탄절 선물이 놓여 있다.
 김해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있는 고 문중원 경마기수의 빈소에 고인이 주문해 배달된 아이들의 성탄절 선물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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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고(故) 문중원(40세) 경마기수가 '마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한 달 가까이 돼 가지만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고인이 미리 주문해 놓았던 아이들의 성탄절 선물이 배송되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8살 딸과 5살 아들을 둔 문중원 경마기사는 성탄절 선물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던 것이다. 아이들은 아빠 없는 첫 크리스마스를, 그것도 장례식장에서 보내게 된 것이다.

문중원 기수는 지난 11월 29일 새벽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숙사 화장실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고인의 빈소는 김해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있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인 28일, 온라인으로 아이들의 성탄절 선물을 주문했고, 24일 아이들이 선물을 받을 수 있게 배송 날짜를 예약했던 것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워낙 아이들과 각별했고, 평소에 아이들이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 알고 있던 아빠 문중원 열사가 준비한 선물은 <겨울왕국>을 연상케 하는 화장대 세트와 레고였다"고 했다.

공공운수노조는 "8살 딸은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 같다. 선물을 받고 장례식장에서 아빠가 보고 싶다고 울어버렸다. 5살 아들은 평소 좋아하던 레고를 받고, 하늘나라로 간 아빠가 잠시 그곳에 들렀다 다시 돌아오는 줄 알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오늘 크리스마스이브에 평소 같았으면 가족이 함께 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유족들은 오늘 김해에서 다시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앞에 섰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 타살' 문중원 열사 죽음의 책임자 김낙순 회장의 면담도 거부한 마사회를 강하게 규탄하고, 유족을 발로 차고 목을 조른 경찰을 고소‧고발하기 위해서다"며 "유족들은 또 서울 정동 민주노총으로 이동해 시민사회단체를 만난다. 열사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진정한 사죄,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빨리 해야 한다고, 안 그러면 계속 죽어나갈 것이라고 호소하기 위해서다"고 덧붙였다.

고인의 아이들은 성탄절 하루 전날 '루돌프'가 아닌 '아빠'를 기다리며 외할머니의 돌봄 속에 부산 자택과 장례식으로 오가고 있다.

렛츠런파크서울 본관 앞 마찰 당시 폭행 논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과 고 문중원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수의 유가족들은 24일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에 과천경찰서 소속 경찰관을 대상으로 고소고발장을 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과 고 문중원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수의 유가족들은 24일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에 과천경찰서 소속 경찰관을 대상으로 고소고발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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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과 고 문중원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수의 유가족들은 24일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에 과천경찰서 소속 경찰관을 대상으로 고소고발장을 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과 고 문중원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수의 유가족들은 24일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에 과천경찰서 소속 경찰관을 대상으로 고소고발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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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이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폭행 논란 현장은 지난 21일 렛츠런파크서울에서 벌어졌다. 유가족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 한국마사회 회장 면담을 요구하며 본관으로 진입하려 했고, 경찰이 이를 막아서는 상황이 벌어졌다.

고인의 부인은 당시 경찰관한테 목이 졸리고 발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부인이 힘이 빠져서 주저 앉았고, 경찰 다리 사이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김아무개 경찰관이 발로 부인을 여러 차례 찼고, 급기야 고개를 숙여서 부인을 보면서 머리를 밀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인이 몸을 일으켜 김아무개 경찰관한테 왜 찼냐고 항의하였는데, 그는 '안 찼다'고 발뺌을 했다. 그런 상황에서 경찰관 명찰을 보고 이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공공운수노조는 "부인이 항의하면서 경찰 가까이 가게 되었는데, 이아무개 경찰관이 경찰들 끼리 팔짱을 끼고 스크럼을 짜고 있는 상황에서 팔을 부인의 목덜미에 둘러서 조이는 방법으로 졸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옆에 있던 고인의 장인이 경찰관한테 '목을 조르지 말라'고 세 차례 정도 이야기를 했는데, 경찰은 계속 부인의 목을 졸랐다"며 "장인이 수 차례 목을 조르지 말라고 이야기 하고서야 경찰관이 비로소 목을 풀었다"고 덧붙였다.

유가족과 공공운수노조는 24일 수원지방경찰청 안양지청에 과천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을 '경찰관의 직무상 폭행죄' 등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유가족과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한국마사회와 경찰이 21일 보인 태도는 힘 있고 돈 있는 공공기관, 물리력을 행사하는 경찰이 약자에 대해 얼마나 무자비한 가를 보여주었다"며 "공권력 뒤에 숨어서 무차별 적 폭력을 행사해온 경찰의 태도가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반증한다"고 했다.

이들은 "자정 능력을 상실한, 돈벌이에 혈안이 된 채 도박판의 전주 노릇하고 있는 한국마사회와 이를 비호하며 유족에게 폭력을 행사한 경찰을 고발한다"며 "마사회와 경찰의 폭거를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당일 폭력을 행사한 당사자는 물론 마사회장과 경찰청장 나아가 문재인 정부에게 그 책임을 묻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과천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여러 방향에서 체증된 영상을 보고 확인을 했는데, 유가족이 주장하는 내용의 장면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영상을 보니까 여자분이 조합원의 맨 앞에 있다가, 뒤에서 밀어붙이니까 경찰과 사이에 끼는 상황이 되었다"며 "뒤에 있던 남자 조합원이 손을 뻗어 경찰의 머리를 치려했고, 경찰이 방어하기 위해 남자 조합원의 어깨를 잡아 밀려고 팔이 뻗혀 있는 상황이었다. 그 사이에 여자분이 끼는 것이었지, 일부러 경찰이 여자분의 목을 감싸는 장면은 없었다"고 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는 오는 27일 오후 3시 청와대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죽음의 선진경마 폐기,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문중원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연다.

태그:#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문중원, #공공운수노조, #과천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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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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