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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왼쪽)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접견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면담을 마친 뒤 집무동 밖에서 김 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2018년 6월 1일 당시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왼쪽)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접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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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정해둔 '연말 시한'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은 담화로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로 연일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북미 비핵화 협상을 위한 실무회담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9일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는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어쩔 수 없이 이럴 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참을성을 잃은 늙은이라는 것을 확연히 알리는 대목"이라며 "트럼프가 매우 초조해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은은 너무 영리하다, (그가)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다"라면서 김 위원장이 잃을 것은 "사실상 모든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인 7일에도 북한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놀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내년에 내가 선거를 치른다는 걸 알고 있으며 (미국) 선거에 개입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쾌감 숨기지 않은 김영철

김영철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가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하면 자기는 놀랄 것이라고 했는데 물론 놀랄 것"이라며 "놀라라고 하는 일인데 놀라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우 안타까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령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나는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재차 "년(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격돌의 초침을 멈춰 세울 의지와 지혜가 있다면 그를 위한 진지한 고민과 계산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지금처럼 웃기는 위세성, 협박성 표현들을 골라보는 것보다는 더 현명한 처사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용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김영철 위원장의 담화에 대해 "북한의 초조함과 답답함이 담겨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새로운 길로 가고 싶지 않은 것 같다, 다만 그러려면 북한으로서도 명분이 필요한데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으니 초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센 표현으로 담화를 발표할 수록 미국이 북한과 협상할 여지는 줄어든다"라며 "북한의 압박에 굴복했다고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남은 시간은 3주... 급박한 진전 가능할까

현재 북미 사이에 '강도 높은 발언'은 오가지만,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대화의 장이 열릴 수 있다는 구체적인 신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10월 북미 실무협상은 한 달여 전(9월 9일)에 북한이 '실무회담'의 재개를 알렸다. 2월 27~28일 열린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그랬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일정을 못 박지는 않았지만, 2월 말께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한다고 1월 18일에 발표했다. 

게다가 미국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전후부터 새해 첫날까지 사실상 휴가에 돌입한다. 물론 북미 사이에 '급박한 진전'이 생긴다면, 연휴 시즌에도 회담이 열릴 수는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북미 사이의 '틈'이 메워지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연말 시한이 약 3주 남겨 둔 상태에서 북한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말'과 '행동'으로 '압박'을 이어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은 지난 10월 북미 스톡홀름 실무회담 결렬 이후부터 미국에 재차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오라고 요구해왔다. 미국은 '대화의 가능성'만 언급했을 뿐, '계산법'과 관련해 응답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은 7일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라며 미국을 향한 경고 수준을 한층 높였다. 북한이 이 시험을 했다고 밝힌 이후인 8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김 위원장의 리더십 하에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이 있지만 약속한 대로 비핵화를 해야 한다"라고 썼다. 

김종욱 동국대 연구교수(정치외교학)는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북한에 양보하는) 카드를 주지 않으면, 북한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없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북한에 쉽게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할 수 없다"라고 현 상황을 풀이했다. 

북한이 사실상 '새로운 길'에 대한 방향을 잡지 않았겠냐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이달 하순 중 소집한다고 지난 4일 밝혔기 때문이다. 당 중심 국가인 북한에서 조선노동당은 북한 사회를 지배하는 정당이다. 노동당의 위원장은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이다. 

그렇기에 북한 당 중앙위가 '전원회의'를 연다는 건 북한이 '중요한 결정'의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채택한 것도(2013년 3월 31일) ▲여기에서 방향을 바꿔 사회주의 경제발전 총력집중으로 국가노선을 전환한 것(2018년 4월 20일)도,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자립적 민족경제'와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도(2019년 4월 10일)도 모두 전원회의에서다. 

김종원 서강대 연구교수(정치외교학)는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어떤식으로든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선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 비핵화 협상에 북한은 최선을 다했다면서 미국에 책임을 돌릴 수도 있고 대북제재와 관련한 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다"라면서 "당 차원에서 대외적인 공표를 하기 위해 전원회의를 소집한 것"이라고 짚었다. 

한미 정상 통화, 북한의 서해위성발사장 시험 움직임때문?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된 비건 대북 특별대표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 부장관에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비건 대표가 지난 6월 서울에서 이도훈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고 있는 모습.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장관(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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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답한 상황에서 지난 7일 한미 정상의 통화가 이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통화를 두고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북미의) 대화 물꼬를 트는 '촉진자 역할'을 요청했을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현재 남북 관계도 사실상 단절에 가까운 상황인만큼 남한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시간상으로 보면, 한미 정상이 통화하고 그 이후에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촉진자 역할을 주문했다기보다는 미국이 사전에 북한의 (서해위성발사장) 움직임을 포착하고 한미 동맹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미실무회담 등 비핵화 협상의 남아있는 가능성을 미국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의 방한에서 찾았다. 이달 중 방한할 것으로 알려진 비건 지명자는 지난 3일(현지시각) 비핵화 협상을 두고 "(협상을) 포기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 실장은 "비건이 와서 획기적인 셈법을 가져오거나 이를 들고 평양 간다거나 하면, 가능성은 남아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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