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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2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자신이 떨어진 데 대해 '청와대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2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자신이 떨어진 데 대해 "청와대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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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경찰에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관련 비리 첩보를 넘긴 것을 두고 하명·표적수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울산지방경찰청이 지난해 3월 김기현 울산시장 쪽을 강제수사하면서 시작됐다. 선거를 앞둔 수사여서 김기현 시장과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당은 수사책임자인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대전지방경찰청장)을 직권남용·선거개입 혐의로 울산지방검찰청(울산지검)에 고발했다. 

이후 울산지검 수사는 물밑에서 이뤄졌다. 올해 첩보 원천과 전달과정 등을 조사했고, 최근 그 과정 일부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26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이 사건을 울산지검으로부터 넘겨받아 수사한다고 발표했다. 관련자들의 소재지가 서울이라 신속한 수사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검찰이 청와대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며 파장이 커졌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이름이 또 다시 소환됐다.

김기현 전 시장과 자유한국당에서는 하명·표적 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검찰발 언론보도도 나오고 있다. 반면,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은 첩보를 경찰에 이관한 것은 정상적인 절차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팩트는 무엇인가] 백원우 민정비서관→박형철 반부패비서관→경찰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은 첩보의 이동경로다.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백원우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첩보를 넘겼고, 이는 경찰청을 거쳐 그해 12월 울산지방경찰청에 전달됐다.

반부패비서관실이 첩보를 경찰에 넘긴 것 자체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반부패비서관실은 청와대로 오는 갖가지 첩보를 모으고, 직접 처리하거나 관련 기관에 이관할 첩보를 분류한다.

쟁점은 첩보 이관의 성격이다. 첩보가 이관될 때 문건의 내용은 무엇인지, 특히 청와대가 경찰에 수사지시를 하고 이에 대한 보고를 받았는지가 이번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직권남용·선거개입이었다] "공권력 동원해 민심 강도질"

의혹을 제기하는 쪽은 반부패비서관실의 업무 내용에 주목한다. 반부패비서관실은 고위공직자 감찰을 담당한다. 고위공직자에 선출직 공무원은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반부패비서관실이 경찰에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관련 첩보를 이관한 것은 자신들의 업무 범위를 넘는 일이라는 것이다.

현재 제기되는 의혹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당시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에서 청와대가 첩보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27일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청와대가 공권력을 동원해 민심을 강도질한 전대미문의 악랄한 권력형 범죄를 자행했다. 신성한 선거를 짓밟은 중대범죄"라고 주장했다.

백원우 비서관이 김기현 시장 관련 첩보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 전달한 것을 두고 의문이 나온다.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내에서 대통령 친인척·특수관계인 감찰을 담당하는 백원우 비서관이 울산시장 관련 첩보를 전달한 것이 석연치 않고, 특히 그가 여권에서 비중 있는 인물임을 감안하면 그 자체로 선거에 개입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한 지난 지방선거 당시 김기현 전 시장의 상대였던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울산시장)가 문재인 대통령,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매우 가까운 관계라는 것을 근거로 하명·표적수사를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문 대통령과 함께 영남지역 인권변호사로 유명했다. 조국 전 장관은 송철호 시장이 2012년과 2014년 울산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을 때 선거대책본부장과 후원회장을 맡았다.

경찰이 김기현 시장 쪽 수사와 관련해 청와대에 여러 차례 보고하고, 청와대는 수사미진을 이유로 경찰을 질책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다. 사실이라면, 이는 통상적인 첩보 이관이 아닌 하명·표적수사였다는 의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오른쪽)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18.11.20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오른쪽)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18.11.20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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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인 절차였다] "첩보 이관은 민정수석실 고유 기능" 

하지만 전·현직 청와대 인사는 하명·표적수사가 아닌 통상적인 첩보이관이라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김기현 전 시장 관련 비위 혐의에 대해 청와대 하명수사가 있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 무근이다, 당시 청와대는 개별 사안에 대해 하명수사를 지시한 바가 없다"라고 발표했다. 

그는 "청와대는 비위 혐의에 대한 첩보가 접수되면, 정상적 절차에 따라 이를 관련 기관에 이관한다"라고 설명했다.

처음 첩보를 전달한 사람으로 지목된 백원우 부원장 입장도 청와대 발표와 궤를 같이 한다.

백원우 부원장은 28일 낸 서면 입장문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고위 공직자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에 대한 검증 및 감찰 기능을 갖고 있지만 수사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한 첩보나 제보는 일선 수사기관에 이첩해 수사하도록 하는 것이 통례다. 수십 년 넘게 이뤄져 온 민정수석실의 고유 기능"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김 전 시장 관련 첩보를 전달했다는 언론보도를 두고 "특별히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내용의 첩보가 집중되고 또 외부로 이첩된다. 반부패비서관실로 넘겼다면 이는 울산사건만을 특정하여 전달한 것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황운하 청장 역시 하명·표적 수사 의혹을 부인했다. 청와대 쪽에서 울산지방경찰청에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언론보도를 두고 "터무니없는 얘기다. 첩보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범죄 첩보만 담긴다"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을 두고 검찰의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백원우 부원장은 "검찰은 지난 1년 간 단 한차례의 참고인, 피의자 조사도 하지 않고 있었다. 황운하 청장의 총선 출마, 조국 전 민정수석 사건이 불거진 이후 돌연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하여 이제야 수사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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