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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을 만나다 1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을 만날 수 있었다. 윤여준 전 장관과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자진 사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 곽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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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문재인 정부는 해 질 녘에 산길 들어서는 형국이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현 윤여준정치연구원 원장)은 집권 반환점을 맞은 문재인 정부를 두고 이렇게 '암울한 평가'를 내렸다. "국내정치 엉망, 남북관계 엉망, 대외관계 엉망에 민심 이반까지 겹쳤"기 때문이란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조국 사태'로 국정동력을 다 잃었다는 뼈아픈 지적도 내놓았다.

"문 대통령, 촛불정신의 소임을 이행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의 완수'를 내걸고 집권했다. 하지만 윤 전 장관은 "촛불정신은 '민주적 가치 훼손에 대한 분노'다"라며 "그러나 문 대통령은 그 소임을 이행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윤 전 장관은 "대통령 1인 권력에 집중했고, 대의제도 존중하지 않았다"라며 "여당은 청와대 통치도구가 됐고, 야당은 국정 동반자로 인정받지 못하니 극렬하게 반발한다, 반성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윤 전 장관의 시각에서 촛불혁명은 '민주화 이후 30년'의 전반기를 끝내고 '민주화 이후 30년'의 후반부를 열어야 하는 기점이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촛불혁명을 기점으로 민주주의 성숙기를 열어야 했다"라는 것이다.

윤 전 장관은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에 걸맞은 민주적 가치가 내면화돼 있지 않았다"라며 "주권자 의사와 대의제를 존중하는 국정운영에 실패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주권자 의사와 대의제를 존중하는 국정운영에 실패한 이유'는 뭘까?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이상이 '직접민주주의'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윤 전 장관의 생각이다.

윤 전 장관은 "집권 초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총론에 '국민주권'이란 말이 처음 등장한다, 2017년 8월 국민인수위는 '국민들은 직접민주주의를 원한다'고 했다"라며 "이를 지켜보며 '대통령이 대의제에 관심 없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야당을 국정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은 문제도 크다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국회 의석 3분의 1 이상 가진 야당인데 국정 참여를 보장하지 않으니 반발한다"라며 "국회가 마비되면 부담은 고스란히 대통령에게 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계 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자신이 문 대통령에게 "야당은 선명한 이미지를 앞세우다가 집권 중반 넘어가면 대안세력 위상을 강화하려 한다, 야당을 악마로 만들면 안된다'"라고 충고한 사실을 언급했다.

"잘 아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만 쓰니 인력풀이 좁아져"

특히 문재인 정부를 위기로 끌고간 '조국사태'와 관련해서는 문 대통령의 인사문제를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은 검찰이 제기한 구체적 의혹에도 불구하고 조 전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라며 "대통령 자신이 '제도 내 합법적 불공정' 행위를 한 셈이다"라고 꼬집었다.

윤 전 장관은 "또 '가족이 한 일일 뿐'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라며 "내가 아니라 팔다리가 한 일이면 내 책임 아닌가, 비상식적인 인식이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조국사태로) 국정동력을 다 잃은 거다"라며 "잘 아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만 쓰니 인력풀이 좁아지는 게 심각한 문제다, 대통령은 공직인사에서 공적 원칙에 따라 적재적소에 맞는 사람을 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대통령은 서초동을 자발적인 민주시민으로, 광화문은 동원된 군중으로 봤다"라며 "하지만 동원됐다 해도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 규모라면 국민 의견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은) 한쪽만 국론으로 인정하고, 한쪽은 배제한 거다"라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거듭 지적하지만 민주적 가치가 내면화되지 않으면 권력 사유 의식이 생긴다"라며 "권력을 마치 물려받은 재산으로 생각하는 가산주의적 태도다, 법을 전공한 사람들의 한계인 합법이냐, 불법이냐만 중요시하는 태도도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임기 초 헌법 개정부터 했어야 한다"

윤 전 장관이 대안으로 내놓은 것은 문 대통령의 임기 내 '권력분산 개헌'의 추진이다.

윤 전 장관은 "집권 중반기는 어려움에 직면하는 시기다"라며 "민주정부라면 이 시기엔 반응성과 책임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5년 단임제라 두 가지 다 실패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오로지 내 갈 길 간다 식이니 반응성이 있을 리 없다"라며 "그럼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대통령은 5년 하고 물러난다, 여당에 책임을 묻자니 당명을 바꿔버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전 장관은 "임기 초 헌법 개정부터 했어야 한다"라며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고 많은 제도를 민주적으로 만들어야 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 전 장관은 "이제라도 개헌을 해야 한다"라며 "시민사회나 전문가들이 제시한 여러 개헌론이 있다, 시민 설득만 잘하면 된다, 개인적으론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라고 사실상 '4년 중임제 개헌'을 제안했다.

문재인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집중해야 할 과제로 "한반도 평화 관리와 경제·민생"을 꼽으면서 "한반도 평화관리는 남북 간 의지 못지않게 강대국 관리가 필요하다, 경제의 경우 IMF는 유동성 위기지만 지금은 실물경제 위기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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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