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스스로 자정 능력이 있다.
물론 너무 많이 망가지면 회복 능력이 사라진다. 우리 사회도 너무 많이 망가지기 전에 회복해야 된다.
12일 오후에 찾은 북한산의 하늘은 맑고 투명하다. 계절은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와 북한산의 나무들은 조금씩 갈색 옷으로 갈아 입는다.
전철 6호선 독바위역에서 내려 족두리봉을 오른다. 대호아파트 뒤쪽 등산로를 좋아한다. 경사가 심한 암벽길이지만 오를수록 서울시내가 잘 조망되어 좋다.
땀을 흘리며 암벽길을 올라 족두리봉 정상에 도착하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정상에서 기념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한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사진을 찍으며 "조심하세요"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족두리봉 정상에서 향로봉과 비봉, 보현봉을 바라보니 평소보다 시야가 좋다. 하늘은 파랗고 흰 구름이 몇 조각 떠있다. 바람까지 세게 불어 더 맑은 하늘이 된 것 같다. 바람이 불고 비가내리면 오염되었던 자연이 차츰 회복이 되어 간다. 태풍은 우리에게 많은 피해를 주어 두렵지만, 자연을 회복시키는 좋은 영향도 있다고 한다.
우리 사회도 문제가 있을 때, 서로 생각을 모아 맑은 사회로 만들어 가야 된다.
족두리봉을 내려와 향로봉으로 향한다. 향로봉에 도착하기 전 전망 좋은 곳에 앉아 간식을 먹는다. 북악산과 인왕산이 한 눈에 들어 온다. 바로 앞에는 까마귀들이 파란 하늘을 비행하며 즐겁게 놀고 있다.
향로봉을 오르기 전 오른쪽 탕춘대쪽으로 걷는다.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지나간다. 그들 중 한 사람은 산에 익숙하지 않은 걸음걸이로 힘들게 일행을 따라간다. 산행하기 좋은 이 가을, 오랜만에 산을 찾은 사람들은 자신의 체력에 맞게 산행을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