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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정부가 우리나라를 '수출우대국가목록(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하자 종교인들이 일본을 규탄하고 나섰다.

창원지역 정금교회·하나교회·한교회 교인들은 8일 "일본은 경제침략 무역 보복조치를 즉각 철회하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냈다.

교인들은 "일본정부는 과거사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제 통상 규범을 준수하라", "정부는 국민들과 함께 자신감을 가지고 WTO 제소, 국제법과 국내법에 의거한 모든 조치를 강력하게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또 교인들은 "대기업은 협력업체와 함께 기초 소재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하라", "신일본제철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징용피해자에게 배상하라", "정치인들은 여야 합심하여 사태해결에 노력하라"고 했다.

다음은 정금교회, 하나교회, 한교회 교인일동이 낸 성명 전문이다.

[성명서] 일본은 경제침략 무역 보복조치를 즉각 철회하라

일본은 지난해 10월의 한국 대법원의 최종 확정판결을 문제 삼아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의 수출을 규제하는 무역 보복조치를 결행하여 국제 무역 규범을 위반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일본은 진정 우리나라와의 신뢰관계를 파괴하고 대결하겠다는 작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남의 나라 대법원의 판결을 문제 삼아 자유로움이 보장되어야 하는 무역거래에 보복하는 처사는 국제적으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 일본은 7월 말에 자국이 개최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자유롭고 공평하며 무차별적이고 투명한 무역'과 '시장 개방'을 주장하고 며칠 후에는 경제와 무관한 과거사 갈등을 통상 문제에 끌어들인 것은 자기모순이고 이중적 태도이다.

대법원의 판결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미임금 지급이 아니라 인권 유린에 대한 정신적 보상이기 때문에 한일청구권협정과는 무관하다. 최신 국제인권법 입장 또한 반인도적이고 반인권적인 행위를 없애는 협정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지난해 11월 고노 다로 외무장관이 국회에서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적도 있다. 또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도 2007년 중국인 강제동원 피해자가 니시마쓰건설에 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1972년 중일 공동성명에서 포기된 청구권과 관련해 부언(附言)에서 '피해자 개인의 배상청구권이 소멸된 것은 아니다'라고 인정한 바 있다.

아베 정부는 수출 규제가 장기화하면 일본의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내부의 비판에도 귀 기울이길 바라고 징용 피해자와 신일본제철이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지켜보기를 바란다. 또한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사기업과 피해 당자사간의 집행 절차를 국가가 관여할 일도 더욱 아니다. 중국인 강제동원 피해자와 일본 기업 간에 합의하여 처리한 사례도 있다(2000년 하나오카화해, 2009년 니시마쓰건설 화해, 2016년 미쓰비시머티리얼 화해).

지금 한국에서 일고 있는 여러 형태의 반일본 행동들은 결코 정부의 간섭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순전히 국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이고 또 장기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한일 양국의 신뢰 상실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파기로 이어지고 한미일 동맹체제가 훼손될 것이며 동북아 세력 균형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국민들의 강력한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심각하게 협정 파기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정부와 대기업에게 요구한다. 이번 일본의 무역 보복조치는 우리 경제의 취약한 면을 여실히 드러나게 해 주었다. 정부는 기초과학과 소재 개발에 아낌없는 재정지원을 하여야하고 대기업은 협력업체와 함께 기술개발에 과감하게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다. 삼성은 100조원의 현금을 사내에 유보하고 눈앞의 이익만 취하는 기업을 벗어나 초일류 기업답게 미래를 바라보고 기술혁신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남북이 경제적인 협력체로 발전한다면 충분히 일본을 이길 수 있다. 보수 야당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정부에 힘을 보태 주기를 바란다.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비롯해 국제법과 국내법에 의거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가기를 바란다.

정금교회. 하나교회, 한교회 교인 일동은 하느님의 형상을 가진 우리 인간은 어떠한 경우에도 총칼의 힘으로 억압되어서도 안 되고 경제적인 힘으로 억압되어서도 안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평화의 주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일본정부는 과거사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제 통상 규범을 준수하라
- 정부는 국민들과 함께 자신감을 가지고 WTO 제소, 국제법과 국내법에 의거한 모든 조치를 강력하게 시행하라
- 대기업은 협력업체와 함께 기초 소재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하라
- 신일본제철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징용피해자에게 배상하라
- 정치인들은 여야 합심하여 사태해결에 노력하라

2019. 8. 6. 정금교회, 하나교회, 한교회 교인일동.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제 139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제 139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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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정금교회, #하나교회, #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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