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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24일 ‘북미관계 전망과 남북관계 추진 방향’이라는 주제로 통일전략포럼을 개최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24일 ‘북미관계 전망과 남북관계 추진 방향’이라는 주제로 통일전략포럼을 개최했다.
ⓒ 경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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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실무협상이 안갯속이다.

애초 7월 중순 진행되리라는 예상과 달리 북미 모두 협상 재개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미 군사훈련에 불만을 표시했던 북한은 급기야 25일 새벽에는 두 차례에 거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각) 북한과 서신을 주고받았다는 점을 밝히며 북미가 여전히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한 북미는 무난하게 비핵화를 향한 여정을 이어갈 수 있을까?

"쫓기는 것은 미국" vs. "미국 급할 것 없다"

24일 서울 삼청동에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북미관계 전망과 남북관계 추진 방향'을 주제로 통일전략포럼을 개최했다. 이자리에서 전문가들은 북미 협상의 향방을 전망했다.

이정철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미 협상의 마지노선은 '10월'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 전에 북핵 문제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얼마 전 비건 대표는 북미 비핵화 합의부터 성과까지 1년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라며 "트럼프의 시간과 비건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은 올해 10월까지 비핵화에 합의해야 한다. 그래야 트럼프 대선 전에 성과가 나온다"라고 미국의 시간을 셈했다.

그는 비핵화 협상에서 '내년'은 북한에게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했다.  2020년 4월에 있을 남한의 총선, 7월의 일본 도쿄 올림픽, 11월의 미국 대선이 북에게 이롭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은 북한을 포용하려 하고, 미국과 남한 역시 선거를 의식해 북한을 자극하지 않을 거라는 해석이다.

이 교수는 "북한은 협상의 시점을 뒤로 미룰수록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 미국은 대선 전에 북한 문제를 마무리해야 하니 시간에 쫓기는 건 외려 미국"이라고 말했다.

반면, 황지환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대선 레이스 전까지 미국이 비핵화 협상에 미온적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될 내년까지는 굳이 북한 문제를 심각하게 다뤄야 할 필요가 없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황 교수는 북미 실무협상과는 별개로 비핵화는 결국 '노딜'로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하노이 회담에서 북미 간 견해 차이가 너무 컸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체제보장과 연계해서 보는 반면, 미국은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기간 내에 (북미가) 빅딜을 할 가능성은 작다"라고 짚었다.

만약 북미 실무협상이 지지부진하게 늘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올해 신년사에서 비핵화 협상 시한을 연말까지 못 박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새로운 길'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정철 교수는 북한의 '새로운 길'을 중국과 러시아에서 찾았다. 북한이 북중, 북러 협력을 통해 '버티기' 전략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것. 다만, 이 방식은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이 아닌 중국과의 '동맹 강화'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지난 6월 20일 북중 정상회담이 있었다. 이 때 중국은 북한에 경제적 여력을 제공했을 수도 있다. (중국이) 북한의 버티기 전략에 도움을 준 셈이다.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상태에서 북중 협력을 통해 생존을 추구하는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진단했다.

"남한의 대담함 필요한 시기... 김정은 답방 활용해야"

남북관계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도 있다. 앞서 북한은 국제기구를 통한 남한의 대북 식량지원을 거절한 바 있다. 정부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에 체류 중인 러시아 선박에 탑승한 한국인 선원 2명의 송환을 요구해도 '묵묵부답'이다. 경색된 남북 관계의 분위기를 바꿀 해법은 있을까?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남한의 '대담함'을 요구했다.

김 교수는 "북미 관계에서 (남한이)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미련과 집요함을 내려놓고 냉정하고 신중하게 '되돌릴 수 없는 남북관계'를 만들겠다는 용기와 대담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사 방북이나 남북 원포인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여야 한다. 우리가 남북관계의 중심에 서서 당사자 역할에 집중하며 김정은 위원장 답방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접경지역'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한 사안의 상당부분은 접경지역에서의 협력사업과 관련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접경지역의 협력사업들은 남북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다.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 초국경질병과 관련한 공동방역, 북한의 말라리아 발생 등은 남북 협력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면서 "접경지역에서의 남북협력이 유엔사 관할 지역에서 이루어진다면,  사업 추진의 의의도 살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태그:#북한, #비핵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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