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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소통망'이라고 하면 "이게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하며 궁금해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사회관계망 서비스'라고 하면 감을 잡을까? 에스엔에스(SNS)라고 해야 그때야 비로소 '아~' 하면서 무슨 말인지 아는 사람이 늘어난다.

카카오톡이나 밴드라고 해야 고개를 끄덕이는 마지막 부류의 사람도 있다. 우리는 같은 세상에 살아도 쓰는 용어가 다르고 그마저도 합성어와 외래어, 단축어가 잡탕으로 섞여 있어서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를 때가 많다. 세상 바뀌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다.

최근에는 주민등록번호를 함부로 요구하지 못 하게 하고 있다. 2012년에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이다. 조만간 개인 주소도 암호화해서 보호하는 조치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디지털 세상은 무한복제와 유포가 너무도 손쉽게 이뤄져서다.

개인 주소 공유를 금지하지는 않더라도 함부로 유포하지 못하게 제한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포털사이트 지도 서비스에 주소만 입력하면 집 앞에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지까지 사진으로 나올 정도로 개인 신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시대다. 세상은 진짜 무섭게 바뀌고 있다. '편리'는 한순간에 '불편'이 되기도 한다.

실정이 이러니 다도(茶道)나 전통예절교육은 익숙해도 누리소통망 예절은 생소하기도 하고 사람마다 제각각인 게 사실이다.

나는 페이스북을 끊은 지 4년여 되는데 '카톡'(카카오톡)은 아직 쓰고 있다. 하지만 편리하고 신속한 소통의 대명사였던 카톡이 이제는 점점 공해가 되고 있다고 느낀다. 잔뜩 경계한다. 그래서 내 나름의 카톡 쓰는 기준을 만들어 놓았다. 불필요한 정보와 연결 때문에 '나'라는 존재가 실종되지 않도록 나를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무례한 카톡에 대처하는 법
 
 내 나름의 카톡을 쓰는 기준을 만들어 놓았다. 불필요한 정보와 연결 때문에 '나'라는 존재가 실종되지 않도록 나를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내 나름의 카톡을 쓰는 기준을 만들어 놓았다. 불필요한 정보와 연결 때문에 "나"라는 존재가 실종되지 않도록 나를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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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친한 친구라 해도 내 동의를 구하지 않고 단톡방(단체 대화방)에 초대하면 그 방에서 나오거나 반응하지 않고 무시한다. 반대의 경우에도 기준은 같다.

내가 활동(?)하는 단톡방에 누군가를 초대할 때는 기존의 구성원들에게 그 이유와 타당성을 설명해 동의를 구하고, 그다음에 당사자에게 연락해서 초대할 뜻을 전한다. 일방적인 카톡 초대는 노크도 없이 화장실 문을 왈칵 여는 것과 같다고 여겨서다.

단톡방을 나올 때는 꼭 얘기를 하고 나온다. 공교롭게 누가 글을 올리자마자 그냥 나오게 되면 마치 그 사람의 글이 불편해서 퇴장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누리소통망에 글을 쓸 때도 나름의 기준이 있다. 육하원칙을 따르려고 한다. 그래야 의미가 정확히 전달된다. 주어와 목적어, 서술어를 시간이 걸려도 쓴다. 그것들을 생략한 채 형용사와 동사만 쓰다가 서로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 사람들을 봤다. 얼굴을 맞대고 얘기할 때는 표정이나 억양, 몸짓에서 많은 정보를 얻지만 누리소통망은 문자로만 얘기를 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생기는 오해와 왜곡이 많다.

단톡방에 올라온 글에 웬만하면 대응하지 않는다는 기준도 있다. 나를 직접 거명하는 글이 아니라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알리는 내용이면 무시한다. 나를 직접 거명했더라도 내용을 봐서 개인에게 별도로 답을 보낸다.

이유는 간단하다. 친구가 나에게 "희식아, 애들은 다 컸지?"라고 공개 단톡방에 글을 올렸다고 치자. 내가 "응, 다 커서 독립했지"라고 하면 그 친구 혹은 다른 친구가 "큰 애가 올해 몇 살이지?"라고 되묻고, 뒤이어 "결혼은?", "호주 살다가 캐나다 갔다더니 아직도?" 등의 질문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혹시라도 답을 놓치거나 늦어지면 '씹혔다'고 섭섭해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일들을 감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공개 메시지와 개인 메시지를 엄격히 분리해서 쓴다.

택배 배송을 위해 주소를 보낼 때는 꼭 전화번호까지 적어 같이 보낸다. 내 전화번호를 아는 사람일지라도 그렇게 한다. 그 사람이 내 번호를 따로 검색해서 찾아야 하는 불편을 덜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합성수지 플리스틱으로 만든 생활용품이 박 바가지나 옹기 물동이를 밀어내고 우리 생활 속으로 처음 들어왔을 때만 해도 기적의 발명품이었다. 불과 40~50년 전 일이다. 지금은 환경호르몬 논란으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운동장 인조잔디는 발암물질 발견으로 학교마다 걷어내는 추세라 한다. 문명의 이기가 한순간에 흉기로 변한 사례들이다.

각종 누리소통망들이 이미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감정과 생각과 관계까지 완벽하게. 이제는 새로운 세계에 걸맞은 예의범절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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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귀농. 2007년 3월부터 치매를 앓는 늙으신 어머니랑 사는데 삶의 새로운 영역을 맛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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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부 에디터. "쓰는 일에, 그렇게 해서 당신을 만나는 일에 나는 어느 때보다 욕심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