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설두산 자성선사 안내도
 설두산 자성선사 안내도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송고당에서 천왕전으로 내려오면서 설두사를 살펴보다

옛날부터 내려오던 설두자성선사는 절 영역의 서쪽에 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전각들이 자리 잡고 있다. 남쪽에 조벽(照壁)과 문루를 지나면 용주교(龍珠橋)가 있고 그 앞으로 사천왕이 모셔진 천왕전이 나온다. 천왕전 뒤로는 미륵보전이 있다. 설두사가 근대 미륵도량이 되면서 미륵보전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미륵보전 뒤에는 설두사의 중심법당인 대웅보전이 있다. 대웅보전 앞 좌우에는 관음전과 지장전이 있다.

대웅보전 뒤로는 법당이 있다. 법당이라고 하면 보편적인 개념으로, 부처님의 법을 두루 전하게 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법당 뒤로는 송고당(頌古堂)이 있다. 당우로 들어가는 바깥문 위에 방장(方丈)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는 것으로 보아 방장스님이 주석하는 당우로 보인다. 송고당의 동쪽 문에는 호국우민(護國佑民)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나라를 보호하고 백성을 도와주는 절을 지향함을 알 수 있다. 중생제도라는 커다란 과제에 더해, 국가와 민족의 안녕과 평화를 이루려는 소망을 담고 있다.

원래의 설두사는 앞에 언급한 4동의 중심전각과 20여동의 보조 전당루(殿堂樓)로 이루어져 있다. 설두사를 찾는 사람들은 동쪽의 미륵대불 경구를 먼저 살펴보기 때문에, 설두사 옛절은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오면서 전각과 당우를 살펴보게 된다. 그러므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건물이 송고당이다. 여기서 송고는 설두중현(雪竇重顯) 스님이 지은 선불교 공안집 <백칙송고(百則頌古)>에서 따 왔다. 설두스님은 이곳 설두사에 주석하면서 운문종을 크게 일으킨 대선사다.

 
 송고당 동문과 공안 석판
 송고당 동문과 공안 석판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그는 옛날부터 내려오던 1700개 공안 중 백 개의 공안을 가려 뽑은 다음, 옛 문헌의 훌륭한 문구를 인용해 게송을 덧붙여 이 책을 만들었다. 송고당 벽면에는 <백칙송고>에 나오는 공안과 게송이 돌에 새겨져 붙어 있다. 그 중 제57칙 조주(趙州)화상이 다른 스님과 나눈 대화 내용과 설두스님이 붙인 게송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어떤 스님이 조주화상에게 물어본다. '지극한 도는 어려움이 없어 오직 간택하지 않으면 된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는 게 간택하지 않는 겁니까?' 조주화상이 말했다. '천상천하에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한 존재니라.' 스님이 말했다. '그 말씀 역시 간택입니다.' 조주화상이 말했다. '이 멍청한 놈아! 어느 것이 간택이란 말이냐?' 그 스님은 말을 하지 못했다.

게송에 이르길 '바다처럼 깊고 산처럼 견고하네. 모기와 등에가 허공의 사나운 바람을 희롱하네. 땅강아지와 개미가 무쇠기둥을 흔드네. 분간하고 선택하는 것, 난간에 매단 베북(布鼓)이로다.'"
 
조주화상은 깨달음의 경지가 높아지면 부처님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그가 하는 말은 간택의 차원을 넘어선다. 그러므로 조주화상은 바다와 산처럼 깊고 높아 간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기, 등에, 땅강아지, 개미 같은 미물처럼 보이지만, 세상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존재라는 것이다. 간택하는 순간 모든 게 끝이다.

법당과 대웅보전

 
 법당
 법당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법당은 대웅보전 뒤 방장 앞에 위치한다. 법당은 현대식으로 말하면 강당으로, 강의와 가르침이 이루어지는 전각이다. 선종사원에서는 강당이라는 말 대신 법당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법당 안에는 탁석명산(卓錫名山)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오래 머물며 공부할만한 명산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건물 밖에도 네 개의 편액이 보인다.

가운데 장경루(藏經樓)라는 편액이 있다.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경전이 보관되어 있는 누각이라는 뜻이다. 그 옆에 보니 법유천추(法乳千秋)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법의 우유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는 뜻이다. 법당 안에는 부처님과 중생들이 설법과 기도를 통해 공존하는 모습이 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탱화가 아닌 조소 형태로 자연과 인간을 표현한 것은 처음 본다.

법당 앞에 있는 대웅보전은 부처님의 빛이 두루 비치는(佛光普照) 곳이다. 대웅보전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전각 앞 향로와 예불대에 설두자성선사라는 절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절 앞에 운판과 목어가 걸려 있다. 대웅보전 왼쪽에는 옥불전과 관음전이 있고, 오른쪽에는 지장전이 있다.

미륵보전과 천왕전을 지나 문루로

 
 미륵보전 내부
 미륵보전 내부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대웅보전 앞에는 미륵보전이 있다. 이름에 걸맞게 미륵불이 모셔져 있다. 미륵불은 자애로운 빛을 두루 비춘다(慈光普照). 백가지 복덕을 쌓은 장엄(百福莊嚴)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이곳의 미륵불 역시 포대화상이다. 법당 가운데 좌정하고 좌우에 위태천과 관운장이 호위하고 있는 모습이다. 법당 내부에 주련이 걸렸는데, 이곳으로 내려오신 미륵존불이라고 적혀 있다.

미륵보전 앞에는 천왕전이 있다. 이름 그대로 사천왕이 모셔져 있다. 사천왕은 부처님과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이곳의 사천왕은 비교적 젊은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래선지 무섭다기 보다는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동방 지국천왕은 얼굴이 푸른색이다. 서방 광목천왕은 왼손에 보탑을 들고 있다. 남방 증장천왕은 온몸이 적육색이다. 북방 다문천왕은 왼손에 비파를 들고 있다.
 
 남방 증장천왕과 북방 다문천왕
 남방 증장천왕과 북방 다문천왕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설두사에는 모두 10개의 우물이 있다고 한다. 이처럼 우물이 많은 것은 옛날 이 절이 대단히 컸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그리고 법당 앞에 유봉천(乳峰泉)이 있다. 이들 우물과 샘 덕분인지 법당 안으로 물이 돌아 흐른다. 이들 물은 천왕전 앞 용주교를 지나 연못을 형성한다. 미륵대불 경구의 5개 우물에서도 물이 흘러나와 이들 연못에 합류한다. 이들 연못의 물은 현재 방화수로 이용된다.

용주교 남쪽에는 진대고찰(晉代古刹)이라고 쓴 조벽이 있다. 조벽 옆으로 문루가 있어 이곳을 통해 밖으로 나갈 수 있다. 그러므로 관광객들은 동쪽 대자불국 패루로 입장해 미륵대불 경구의 미륵대불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서쪽 자성선사의 전각을 보면서 내려와 조벽 옆 문루로 나온 다음 산문을 빠져나가게 된다. 설두자성선사를 보는데 한 시간 남짓 시간이 걸렸다. 정말 주마간산이다. 서쪽 전각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지 못한 것이 유감이다.

우리 일행은 설두사 앞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처음 출발한 설두산 유인중심(游人中心)으로 간다. 유인중심은 관광안내센터를 말한다. 이곳에도 자연목으로 만들어놓은 인간미륵이 있다. 이곳 설두산에서는 가는 곳마다 미륵부처를 볼 수 있다. 그래서 미륵도량이라고 하는 것이다. 설두산 입구에는 장모능원(蔣母陵園)이 있다. 장제스 어머니의 무덤을 말한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니 이곳을 찾는 사람이 꽤 많아 보인다. 중국 공산당 정부에서는 장모능원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