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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탈시설 운동의 시작이었던 '석암 투쟁'을 이끌었던 마로니에 8인방이 6월 4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탈시설 운동의 시작이었던 "석암 투쟁"을 이끌었던 마로니에 8인방이 6월 4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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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우리나라 장애인 '탈시설' 운동을 첫발을 내디뎠던 '마로니에 8인방'이 다시 모였다.

'석암 투쟁'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6월 4일 오후 서울시청 앞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렸다.

지난 2009년 6월 4일 당시 비리 문제가 불거진 석암재단(현 프리웰재단) 석암베데스다요양원에서 생활하던 장애인 8명이 시설에서 벗어나 자립생활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노숙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을 상대로 탈시설 전환국 설치, 활동보조 생활시간 확대 등을 요구하며 62일간 노숙농성을 벌였다.

그 결과 서울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탈시설 정책을 마련했고, 서울시복지재단 산하에 장애인전환서비스지원센터를 설치해 탈시설을 바라는 장애인들을 지원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앞에서 200여 명의 장애인들과 활동가,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시작된 10주년 행사는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서울시가 지난 5월 1일 서울시인권증진기본계획(2차 탈시설 5개년 계획)을 수정해 탈시설 지원 장애인 숫자를 5년 내 300명에서 800명으로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서울시, 5년 내 중증장애인 800명 '탈시설' 추진한다 http://omn.kr/1izbb )

이 역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를 비롯한 탈시설 장애인 단체들이 석암 투쟁 10주년을 앞두고 지난 4월 12일부터 30일까지 서울시청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인 끝에 얻은 성과였다.
 
지난 2009년 탈시설 운동의 시작이었던 '석암 투쟁'을 이끌었던 마로니에 8인방이 6월 4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탈시설 운동의 시작이었던 "석암 투쟁"을 이끌었던 마로니에 8인방이 6월 4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0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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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이날 "10년 전 바로 여기 옛 서울시청 앞에서 석암재단 분들이 농성을 벌이기 전까지 서울시에 탈시설 정책이 없었다"면서 "서울시가 5년 내 탈시설 지원을 300명에서 800명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도 서울시 안에 있는 시설에는 6천명 넘는 장애인들이 있다, 그분들 생각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당시 서울시 합의 내용에는 "과거 시설 비리와 인권침해가 있었던 프리웰(옛 석암)재단과 인강재단 산하 시설 236명에 대해 2022년까지 시설 폐지 의결을 받아 탈시설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첫 행사인 '서울시 장애인인권증진기본계획 전면 수정 환영 및 장애인거주시설폐쇄조례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는 10년 전 석암 투쟁을 이끌었던 '석암재단 생활인 인권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아래 석암비대위)' 마로니에 8인방도 참석했다.

'마로니에 8인방' 가운데 하나인 김진수씨는 "지난 2009년 6월 4일 이곳(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마로니에 공원에 무작정 짐을 풀었는데 10년이 지났다"면서 "지금도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나와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때까지 여러분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석암 투쟁에 뒤늦게 동참했던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인 황인현씨는 "서울시를 상대로 투쟁하던 그때 지금처럼 무더운 여름 날씨와 추운 겨울 날씨에도 누구 하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렇게 죽기 살기로 우리들의 권리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투쟁한 결과, 서울시가 백기를 들고 자립생활정책을 실시했다"면서 "우리 투쟁이 장애인 운동에 큰 분수령이 된 건 나 혼자가 아닌 여기 모인 우리가 함께 투쟁한 결과"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200여 명의 '탈시설! 거주시설 폐쇄를 위한 0604 탈탈원정대'는 서울시청을 출발해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날 오후 6시에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석암투쟁 10주년 기념 문화제를 진행한다. 10주년 문화제에서는 석암 투쟁을 다룬 영화를 본 뒤 2009년 석암 투쟁 에피소드와 현재 장애인들이 겪는 고민을 나눌 예정이다.

태그:#탈시설, #마로니에8인방, #석암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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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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