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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벨기에 필리프 국왕이 26일 청와대에서 공식환영식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숙 여사, 필리프 국왕과 문재인 대통령, 마틸드 왕비. 벨기에 국왕 방한은 1992년 보두앵 전 국왕 이후 27년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벨기에 필리프 국왕이 26일 청와대에서 공식환영식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숙 여사, 필리프 국왕과 문재인 대통령, 마틸드 왕비. 벨기에 국왕 방한은 1992년 보두앵 전 국왕 이후 27년 만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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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유럽 왕실의 국왕이 방한했다.

지난 2013년 7월 벨기에 7대 국왕에 즉위한 필립(Philippe, 60) 국왕이다. 보두앵 국왕이 지난 1992년 10월 방한한 이후 27년 만의 방문이기도 하다. 필립 국왕은 왕세자 시절에 총 다섯 차례(1993년, 2000년, 2009년, 2012년 등) 경제사절단 등의 자격으로 방한한 바 있다.

필립 국왕은 벨기에 왕립군사학교를 졸업한 뒤 공수부대 장교로 근무했고, 영국 옥스포드대(트리니티 칼리지)와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수학했다. 이후 대외무역청 명예회장과 연방의회 상원의원, 연방지속가능개발이사회 명예회장, 벨기에 개도국투자회사(BIO) 명예회장 등을 거쳐 지난 2013년 국왕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지난 1998년 벨기에 내 3개 언어공동체(프랑스어, 네덜란드어, 영어) 간 교류을 증진할 목적으로 '필립 펀드'(Philippe Fund)를 설립하기도 했다.

필립 국왕의 여동생인 아스트리드 공주가 경제사절단장과 벨기에 국왕 특사 자격으로 지난 2017년 6월 10일부터 17일까지 방한해 문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 당시 벨기에 경제사절단은 부총리와 외교장관, 110여 개 기업 등 역대 최대 규모인 258명으로 구성됐다.  

"한반도 평화 여정 동참" 요청에 "변함없는 지지" 화답

문 대통령과 필립 국왕은 26일 청와대에서 소규모와 확대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실질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설명하면서 그동안 벨기에가 한국 정부의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 진전에 지지와 관심을 보여준 것에 감사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벨기에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여정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고, 필립 국왕도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향후에도 변함없이 지지·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그동안 유럽연합(EU) 통합과 역내 평화 정착 과정에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온 벨기에의 경험이 우리 정부의 평화 구축 노력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준다"라며 유엔(UN)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2019년~2020년)인 벨기에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했다.

청와대는 "양 정상은 또한 아시아-유럽 간 연계성 증진, 브렉시트 전망, 기후변화 대응 등 지역 및 글로벌 현안도 더욱 긴밀하게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늘어나는 교역·투자 규모와 인적 교류

또한 두 정상은 지난 1901년 우호통상조약을 체결하고 수교한 이후 정치와 교육, 문화 등의 분야에서 우호협력관계를 지속 발전시켜온 점을 평가했다. 특히 양국의 교역과 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한-벨기에의 최근 교역량은 35억 달러(2016년), 41억 달러(2017년), 47억 달러(2018년)로 늘어나는 추세이고, 투자규모도 대벨기에 22억여 달러(155건), 대한국39억여 달러(249건)에 이른다. 벨기에는 한국의 32위 교역국가이고, 한국은 벨기에의 31위 교역국가다.

두 정상은 높은 대외개방도, 우수한 인적 자원,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 등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협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하면서 기존의 화학·의약·물류 등에서 생명공학·인공지능·스마트시티·중소기업·스타트업·4차산업혁명 등으로 협력을 다변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산학협력과 대학 간 교류, 워킹홀리데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상호 인적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2013년 양국 교육·문화 교류의 거점인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이 문을 열었고, 브뤼셀자유대에 유럽 최초로 한국 석좌직이 신설됐다. 벨기에 겐트대 인천 송도캠퍼스 졸업생이 배출됐고, 벨기에 왕립미술관에서는 한국어 가이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연이어 입상했다. 2009년 조은화(작곡 1위), 2010년 전민재(작곡 1위), 2011년 홍혜란(성악 1위, 아시아 최초), 2014년 황수미(성악 1위), 2015년 임지영(바이올린 1위) 등 지난 1974년 이후 총 53명이 입상하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폴란드의 쇼팽 콩쿠르, 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국제 클래식 음악 콩쿠르로 해마다 벨기에 국왕 부부가 직접 대회를 참관한다.

이후 국회의장 면담, 벨기에 음악회 개최 등의 일정 진행

한편 두 정상은 이날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국빈만찬에 참석한다. 이 국빈만찬에는 한-벨기에 관계 발전에 기여해온 90여 명이 인사들이 참석한다. 

지난 25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방한한 필립 국왕은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한-벨기에 비즈니스 포럼과 국왕 주최 벨기에 음악회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현충탑을 찾아 헌화하고, 용산 전쟁기념관을 방문했다.

청와대는 "필립 국왕 내외의 국빈방한은 한·벨기에 간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미래지향적 협력관계 증진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한 중요한 계기가 됐고, 우리 정상외교의 지평 다변화의 전기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태그:#필립 벨기에 국왕, #문재인, #아스트리드 공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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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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