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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IBK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참석하기 위해 입장하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 "혁신금융" 비전 선포 위해 현장 찾은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IBK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참석하기 위해 입장하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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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170여 년 전에 태어난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Thomas Alva Edison)의 일화를 꺼내들었다.

에디슨은 지난 1879년 마지막 날, 미국 뉴저지에서 필라멘트를 이용한 백열전구를 세상에 처음 공개했다. 뉴저지 언덕길에 290개의 전구를 이용한 가로등을 선보인 것이다. 이를 두고 독일의 역사학자인 에밀 루트비히는 "프로메테우스의 불 이후 인류는 두 번째 불을 발견한 것이고, 인류는 이제 밤의 저주에서 벗어났다"라고 평가했다. 

에디슨은 앞서 같은 해 11월 4일 미국 특허청에 백열전구에 관한 특허권을 신청해둔 상태였다. 그런데 이러한 백열전구를 양산하기 위한 자금이 부족했지만 다행히도 백열전구 기술 특허를 받았고, 그것을 담보로 대출과 투자를 받아 다음해 (1880년) 에디슨 램프 워크스(Edison Lamp Works)라는 회사를 세웠다. 그 다음해(1881년)에는 이 회사 이름을 에디슨전등회사(Edison Lamp Company)로 바꾸었고, 이는 거대 글로벌기업 GE(General Electric)의 모태가 됐다.

문 대통령은 이런 에디슨을 두고 "혁신금융의 최초 수혜자"라고 평가하면서 "혁신금융이 없었다면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꾼 백열전구를 보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시대는 아이디어가 경쟁력이다, 아이디어를 제품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라며 "금융이 아이디어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혁신을 든든히 받쳐주고 이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일괄담보제도 전면 시행 등 여신시스템 전면 혁신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업은행 본점에 열린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우리는 여전히 부동산 담보와 과거 실적 위주의 여신 관행이 혁신 창업기업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라며 "담보가 충분한 대기업에 비해, 혁신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에 금융의 문은 매우 좁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금융의 양극화'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라며 "이러한 양극화를 해소할 때 혁신도 빠르게 이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과거의 금융 관행을 벗어나 미래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혁신금융'을 추진하고자 한다"라며 ▲ 은행 여신시스템의 전면 혁신 ▲ 혁신기업에 충분한 모험자본 공급 ▲ 제조업·서비스산업 혁신 위한 자금 공급 등을 혁신금융 방안으로 내놓았다.

먼저 은행 여신시스템의 전면 혁신이다. "부동산 담보와 과거 실적이 아닌 아이디어와 기술력 같은 기업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일괄담보제도'를 전면 시행하고, 통합여신심사모형도 구축할 예정이다. 일괄담보제도 전면 시행에 따라 기계나 재고, 매출채권, 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자산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통합여신심사모형에 따라 기술평가와 신용평가를 통합해 기술력이 있으면 신용등급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은행 여신시스템의 전면 혁신을 통해 향후 3년간 혁신·중소기업에 총 100조 원의 신규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기술력 있는 창업기업의 자금조달에 물꼬가 트일 것이다, 정책금융기관부터 도입해 민간금융기관으로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라며 "은행여신시스템 개혁이 혁신을 가속화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차별화된 상장기준 마련... 코스닥 상장 문 획기적으로 확대"

두 번째 방안은 혁신기업에 충분한 모험자본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코스닥 상장의 문을 넓히고, '신속이전 상장제도' 대상도 확대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바이오산업 등 혁신 업종에 수익성와 원천기술, 미래 자금 조달 가능성 등을 반영한 차별화된 상장기준을 마련해 코스닥 상장의 문을 획기적으로 넓히겠다"라며 "과거 전통 제조기업 기준으로 마련된 심사기준 때문에 거래소 상장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혁신기업들이 코스닥 시장에 대거 진입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된 바이오와 4차산업 기업수는 38개(지난 3년간)에서 80개(향후 3년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코넥스 기업(코스닥 시장 상장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벤처·중소기업)이 코스닥으로 신속하게 도약할 수 있도록 상장 심사기준을 완화할 것이다"라며 "작년에 1개에 불과했던 신속이전 상장기업이 2022년에는 30개로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성장지원펀드 운영방식도 개편해 혁신기업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게 하고, 증권거래세도 단계적으로도록 인하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혁신위험을 인수할 수 있는 사모펀드의 투자 자율성을 높이고,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혁신·벤처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민간 모험자본의 공급도 확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중장기적으로 거래세와 자본이득세 간 역할조정 방안을 마련하겠다"라며 "자본시장세제도 모험자본 투자에 도움이 되도록 개편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규제입증책임 전환제도'를 통해 모험자본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금융규제도 과감히 걷어내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금융감독 방식을 혁신 친화적으로 개선"

세 번째 방안은 제조업과 서비스산업 혁신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에 대한 선제적 지원은 중소·중견기업을 고도화하고 R&D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주력산업 중소·중견기업에는 총 12조 5000억 원의 정책자금과 최대 15년 만기의 초장기자금을 공급해 4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 현재 1조 원 규모인 '기업구조혁신펀드'도 5조 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관광, 보건의료, 콘텐츠, 물류 등 유망서비스업에는 향후 5년간 60조 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13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실패가 있을 수 있고, 금융기관의 손해도 발생할 수 있다"라며 "정부는 금융감독 방식을 혁신 친화적으로 개선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금융회사가 혁신산업을 적극 지원하면서 발생한 손해에는 해당 임직원의 고의, 중과실에 의한 것이 아니면 적극적으로 면책하겠다"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간 금융에 대해 '햇볕날 때 우산을 빌려주고 비올 때 우산을 걷어간다'는 뼈아픈 비판이 있었다"라며 "이제는 비올 때 우산이 되어주고 비구름 너머에 있는 미래의 햇살까지 볼 수 있는 혁신금융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주문했다.

이날 행사에는 스타트업, 유니콘, 상장사 등 혁신성장 기업인들과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VC(벤처캐피탈) 등 금융업계 종사자를 비롯해 총 11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마켓컬리(온라인 푸드마켓 서비스) , 핀다(AI를 통한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 , 파맵신(차세대 항암 신약 개발) 등 6개기업 대표들은 동산 담보 활성화 등 대출제도 개선, 바이오기업에 대한 맞춤형 코스닥 상장기준 마련, 국내 VC 투자방식 개선 등을 요청했다.  

태그:#문재인,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 #에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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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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