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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UN환경총회에서 장천식 북한대표단장이 연설하는 모습.
 지난 13일 UN환경총회에서 장천식 북한대표단장이 연설하는 모습.
ⓒ UN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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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완전한 비핵화 없이 제재해제는 없다'는 입장만 확인한 북한이 이후 각종 외교무대에서 '대북제재의 불합리성'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9일 북한 외무성은 홈페이지 '외교활동'란에 4차 UN 환경총회(Environment Assembly)에서 장천식 북한 대표단장이 한 연설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UNEA는 지난 11일부터 5일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렸고 장 단장은 13일에 연설했다.  

장 단장은 북한의 환경보호 노력을 소개했다. 국가적으로 산림회복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도 환경보호가 중요한 과제로 설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장 단장은 세계적인 환경보호 노력에 역행하는 '일부 국가'의 이기심을 비판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장 단장은 "일부 무책임한 나라들은 자기 나라의 이기적인 경제적 타산을 앞세우면서 심각한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를 외면하고 국제적인 협약들도 공공연히 무시하고 있다"며 "이와 같이 근시안적이고 무지한 태도는 용납될 수 없으며 이 나라들은 자기들의 이기적 행위가 인류에게 가져다줄 후과에 대해 외면하지 말아야 하며 지구환경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속히 합세해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환경보호를 위한 국제적 협조는 그 어떤 경우에도 개별적 나라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정치의 희생물이나 제재의 대상(victim of politicization and sanctions)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일부 발전도상 나라들은 명백히 정치적인 이유로 UN 기후변화협약, 오존층보호를 위한 몬트리올 의정서 이행 등 환경보호를 위한 국제기구들과 기금들의 협조제공에서 배제되고 있으며 이 나라들의 성실한 의무 이행을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이와 같은 차별행위는 종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유엔환경계획, 세계환경기금, 유엔사막화방지협약서기국 등 국제기구들과 기금들은 공명정대한 입장을 취하여야 하며, 일부 성원국들이 비기술적인 문제들을 꺼들이며(끌어들여) 장애를 조성하는데 대해 각성하고 공정하고도 차별없는 협조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발언기회 적극 활용 '제재 불합리' 호소...점점 세지는 미국 비판

장 단장이 말한 '국제적인 협약을 무시하는 일부 무책임한 나라'는 미국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7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은 미국의 이익에 반한다며 탈퇴를 선언한 일은 세계 여러 나라의 성토 대상이 돼 있다.

장 단장이 '정치의 희생물이나 제재의 대상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북한에 대한 UN 안보리 제재로 인해 환경보호사업 목적의 국제기금이나 지원품목이 북한에 제공되지 않는 상황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환경보호 노력도 대북제재 때문에 방해를 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연설 중에 미국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을 비판하고 대북제재의 불합리성을 호소한 셈이다.

이 연설이 있었던 지난 13일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일괄 비핵화를 고수하면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를 재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 직전이다.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UN 군축회의에서도 북측 주용철 참사관은 미국의 주장을 '터무니 없는 주장' '강도적인 입장'이라고 비난하면서 '15개월의 핵실험 중단에 따른 제재 완화는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움직임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발언 기회를 적극 활용해 '대북제재의 불합리성'과 '미국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그 강도를 점차 높이고 있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미국도 존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제재 해제는 완전한 비핵화 뒤에만 가능하다' '핵실험 재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등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태그:#대북제재, #UN, #장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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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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