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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의원총회 참석하는 나경원-정용기-정양석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비상의원총회 참석하는 나경원-정용기-정양석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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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에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로 인해서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 모두 기억하실 것이다. (정부가) 친일이라는 올가미를 씌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서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표현을 사용, 한 차례 국회를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또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했다'는 발언 때문이다. '반민특위'는 일제 35년간의 반민족행위를 밝혀내고 심판하기 위해 제헌 헌법에 근거해 설치됐지만 친일파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친일파를 척결하고자 앞장선 국회의원에 간첩 혐의를 씌우고 비난 성명을 수차례 발표하는 등  이승만 대통령과 친일파가 적극 방해하고 나섰다. 친일 경찰은 반민특위 사무실을 기습 공격하기도 했다.  

본인 발언이 논란이 되자 나 원내대표는 15일 CBS라디오에서 '반민특위 활동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과거 문제로 다시 분란을 일으키지 말자는 것'이란 취지로 해명한다. 그러나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의 비판이 줄을 이었고, '나경원은 토착왜구'라는 강도 높은 비난도 등장했다.

나 원내대표의 의도대로라면, '분란을 일으키지 말자'는 거였는데 오히려 더 큰 분란으로 이어진 셈이다.

여야 비판 "커밍아웃이냐" "친일 후예 되려는가? 국민에 사죄하라"

 
현안 브리핑하는 문정선 대변인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이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 대변인은 이날 "태극기 부대의 치어리더, 한국당은 패싱이 답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 현안 브리핑하는 문정선 대변인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자료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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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특위로 국민이 분열했고 친일파란 프레임으로 역사공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국당 국회의원 나경원은 토착왜구란 국민들의 냉소에 스스로 커밍아웃했다. 다시 반민특위를 만들어서라도 토착왜구는 청산돼야 한다. 역사의 법정에 세워야 한다."
-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 15일 논평

"단죄와 분열을 구분 못하는 나경원의 빈약한 역사인식이 부끄럽다. 자신이 친일 세력이라는 속내를 거침없이 토해려 하는가? 입에서 악취가 난다. 5.18을 부정하더니, 이제는 반민특위마저 부정하고 있다. 친일 '후회'는 없고, 친일 '후예'가 되려 하는가? 나 의원은 국민 앞에 사죄하기 바란다."
-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 15일 논평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도 날을 세웠다. "당시 반민특위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해서 친일 청산이 제대로 못 됐던 것이 역사의 아픔"(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 "나 원내대표의 말은 친일파들이나 하던 주장"(우원식 같은 당 의원), "한국당이 친일파의 후예임을 고백한 것과 다름 없다"(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란 지적이다(관련 기사: 독립투사 외손자 우원식, 나경원에 "친일파나 하던 주장")
 
여야4당이 맹비판에 나서자 한국당도 반격에 나섰다. 한국당은 같은 날 늦은 오후 '법적 조치'를 꺼내들었다. "제1야당 원내대표를 향한 여야의 친일매도 비판과 단어선택이 도를 넘어섰다. 모욕죄와 명예훼손죄 등 동원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가 반드시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다(이양수 원내대변인 논평). 민주평화당을 겨냥한 듯 "일부 야당은 2중대 DNA를 떨쳐버리지 못했다"는 말도 들어있었다. 

민주평화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문정선 대변인은 17일 재차 논평을 통해 "이양수 대변인이 '토착왜구'에 대한 법적조치를 공언했다"며 "적어도 반민특위 발언에 모욕감을 느낀 것은 토착왜구가 아니라 국민들이었다. 법적조치 운운하는 어설픈 빈총 난사로 국민들 겁박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시라"고 맞섰다. 

그는 "토착왜구라는,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를 다퉈보겠다는 것인가"라며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돈·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해온 도구다. 미투 혁명 당시, 가해자들이 들고 나온 무기 역시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란 악법이었다. 이참에 이 죄의 폐기를 위한 공론화도 시급한 과제"라며 반박했다. 

평화당 "자유한국당, 자민당 2중대" 맞불... 누리꾼들 "주어 빼고 부르겠다"

문 대변인은 또 '2중대'와 관련해서도 "평화당은 대한민국 공당이다. 당장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앞서 국민과 국가를 먼저 생각한다. 감히 자민당 2중대가 헤아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자유한국당을 '일본의 자민당 2중대'로 못 박은 것이다.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도 나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을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법적조치라니, 무서워서 못 부르겠다. 앞으로는 '주어를 빼고' 토착왜구라고 불러야겠다(@simin*****)", "본인은 대통령 비방해도 되고, 자기들엔 하지 말라니 이게 무슨 내로남불이냐(@sino****)를 비롯해 "그 법적 조치, 나도 좀 받아보자(@bal*****)"는 비판도 이어졌다. 

'주어를 빼고'는 지난 2007년 12월 이명박 후보가 "BBK라는 투자자문 회사를 설립했습니다"라고 직접 발언한 영상이  대통령선거 국면을 강타했을 때 나온 나 원내대표의 대응을 일컫는다. 한나라당 대변인이었던 나 원내대표가 이 후보의 BBK 연루설을 부인하면서 "(이 후보 발언에) 주어는 없었다"고 발언했고, 이후 정치권 궤변의 대표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여야 대립으로 이어지는 일이 거듭되면서, 제1 야당 원내대표가 국회를 여야 정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당 의원총회에서 이를 비판하며 "한국당은 지난번 5.18망언에 이어 반민특위 망언까지 극단적인 망언시리즈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서슴없이 넘는 한국당 모습에 국민 분노는 커지고 있다. 더는 역사를 왜곡하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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