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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도 나를 막을 수 없어 / 내 나라 밝힐 등불 되리다 / 운명의 길 / 결정했어 / 내가 갈길 고난의 길 / 후회 안 해 / 나의 선택" - 애국지사 김란사 음악극 대사 가운데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는 지난 3일 유관순 열사의 스승인 김란사 애국지사를 다룬 음악극 <100년 후, 꿈꾸었던 세상>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인천시립예술단 소속의 교향악단, 합창단, 무용단, 극단이 함께 만든 <100년 후, 꿈꾸었던 세상>은 3·1만세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돌을 기념하여 선보인 대작(大作)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유관순 열사의 스승 김란사 지사
▲ 김란사 유관순 열사의 스승 김란사 지사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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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란사 애국지사는 누구일까? 아직도 그 이름 석자는 일반인에게 낯설다. 하지만 유관순 열사의 이화학당 스승이라고 하면 놀라는 사람이 많다. 유관순 열사만 부각되다 보니 정작 그의 스승인 김란사(1872-1919) 애국지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번 3.1만세운동 100돌은 할머니(김란사)를 알리는 일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난번 할머니를 다룬 책 <김란사, 왕의 비밀문서를 전하다>(황동진 지음, 초록개구리)를 기리는 '책을 여는 음악회' 도 그렇고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음악극도 그간 홍보를 위해 열심히 뛰었습니다."

이는 김란사 지사의 후손인 김란사애국지사추모사업회 김용택 회장의 말이다. 만일 이러한 행사가 유관순 열사의 행사였다면 김 회장이 그렇게 손수 뛰지 않아도 술술 잘 풀려나갔을 법하지만 김란사 지사의 경우는 다르다. 인지도도 낮은데다가 조직도 탄탄치 않다보니 모든 것을 혼자 뛰어야 한다. 김용택 회장은 올해 김란사 지사 서거 100년을 맞아 끼니를 김란사 할머니 도시락(여성독립운동가 이름을 붙인 도시락)으로 때우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란사 지사를 다룬 음악극을 마치고 김란사 역을 맡은 배우와 함께한 김란사 지사 후손 김용택 회장
▲ 김용택 김란사 지사를 다룬 음악극을 마치고 김란사 역을 맡은 배우와 함께한 김란사 지사 후손 김용택 회장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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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회장은 오는 3월 9일(토) 11시 30분부터 12시까지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김란사 애국지사 순국 100주년 추모회를 여는데 함께 헌화할 청소년을 모집한다고 알려왔다. 이화학당 교사로 유관순의 스승이며 독립운동가로 활약했던 김란사 할머니를 추모하는 자리에 청소년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서이다.

헌화와 분향 뒤에 점심을 제공하고, <김란사, 왕의 비밀문서를 전하다> 책을 선물한다. 또한 참여한 학생들은 2시간의 봉사활동시간(국제교류문화진흥원)을 인정해준다.

이번 청소년 헌화 봉사활동은 "3.1만세운동 100돌을 맞아 숨겨진 독립운동가의 도전정신과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분연히 일어나 국가를 위하는 일에 헌신하는 정신을 SNS를 통해 전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김용택 회장을 말했다.

유관순(독립장 3급에서 2019년 특별대우로 대한민국장 1등급으로 추서) 열사처럼 국가가 알아서 조직적으로 기리는 독립운동가가 있는가 하면 그의 스승인 김란사(1995년 건국훈장 애족장, 5등급 추서)지사처럼 후손이 추모회를 열어야 하는 독립운동가도 있다.
 
김란사 지사 이름이 새겨진 도시락을 먹으며 김란사 할머니 행사를 모두 챙긴 김용택 회장
▲ 김란사 도시락 김란사 지사 이름이 새겨진 도시락을 먹으며 김란사 할머니 행사를 모두 챙긴 김용택 회장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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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처음으로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도 할머니(김란사) 추모회에 참석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 김용택 회장

할머니(김란사) 사랑을 이제 김용택 회장 혼자에게 맡기지 말고 김란사 지사 순국 100년을 맞는 새로운 100년인 올해부터는 우리 모두가 유관순 열사처럼 챙겨주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김란사 애국지사는 누구인가?>

유관순의 스승인 김란사(1872.9.1.~ 1919.3.10.) 지사는 이화학당에서 교사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높이는 데 앞장섰던 독립운동가이다. 평양 안주 출신의 김란사 지사는 인천 감리서 책임자인 남편 하상기 선생의 배려로 외국 문물을 자주 접할 수 있었고 신학문의 필요에 눈을 일찍 떴다. 김란사 지사는 이화학당을 거쳐 일본 동경의 경응의숙(慶應義塾)에서 1년간 유학한 뒤, 1900년 남편 하상기 선생과 함께 다시 미국으로 유학하여 오하이오주 웨슬렌 대학에서 수학하고 귀국하여 이화학당에서 교편을 잡으며 유관순 등 수많은 제자들에게 민족의식을 드높이는 교육에 전념하였다.

김란사 지사는 지식인으로 고종의 신임을 얻어 파리강화회의에 조선 대표로 뽑혔다. 김란사 지사의 임무는 '미국과 조선이 다른 나라로부터 침략 받으면 서로 도와준다'는 내용이 담긴 외교 문서를 외국 대표들에게 전하고 조선의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뜻을 펼치기도 전에 북경에서 안타깝게도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김란사 지사는 순국한 지 70여 년 만에 공적을 인정받아 1995년에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고, 2018년에는 국립현충원에 위패가 안장되었다.

참고로 김란사 지사는 남편 하상기 선생의 성을 따라 한동안 하란사로 불렸으나 후손의 신청에 의해 본래 성씨를 찾아 김란사로 부르고 있으며 국가보훈처에도 김란사로 등록되어 있다. (2019년 3월 6일 현재)

*김란사 지사 추모회 안내
2019년 3월 9일 (토) 오전 11시 30분,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탑
*문의: 010-3326-1198

 

덧붙이는 글 | 우리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태그:#김란사, #김용택, #여성독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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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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