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봄은 "북평장의 봄나물로 온다"는 옛말이 있다. 모처럼 주말을 맞아 민속 오일장이 서는 23일 북평장을 찾았다.
2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는 가운데 물길이 변하면서 3차례 장터를 옮겨 지금장소에서 매월 3, 8, 13, 18, 23, 28일 총 여섯 번 장이 열리는 북평 민속오일장은 한때 전국 3대 민속장의 하나로 명성을 떨쳤던 민속오일장으로 매년 이곳 장터에서 봄소식을 맞이한다.
북평장은 벌써 봄의 상징인 냉이와 달래, 씀바귀, 돈나물 등 봄나물과 동해안 바다에서 채취해 온 부드러운 자연산 지방미역, 언제부턴가 계절 없이 등장하는 딸기도 봄의 분위기와 입맛을 돋우고 있다.
홍구보 작가가 쓴 '이야기가 있는 북평'이라는 '르포' 집에서는 '봄날의 북평장은 모종시장'이라고 표현해 북평장의 분위기를 실감나게 한다.
영동지역의 봄은 꽃샘추위로 늦게 찾아오는데 동해에서 불어오는 동풍의 영향으로 유난히 맑고 활짝 핀 색의 산수유, 매화, 개나리, 수선화, 춘란 등이 모종과 봄나물 등으로 녹색장터를 이룬다.
그래서 북평장은 봄이 되면 더욱 활기가 넘친다. 장꾼들이 늘어나고 난전에는 지난겨울에 보이지 않았던 다양한 품목의 쌈 채소 모종과 묘목도 보인다. 매실이 몸에 좋다고 소문이 나자 마당마다 매실나무를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농약을 주지 않아도 잘 자란다는 대봉감나무도 인기가 좋다.
장터에서 사업을 하는 정계숙(여 ,56)씨에 따르면 "최근 장터의 분위기를 보면 TV 건강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건강상식이 소개되면서 건강관련 나무나 나물을 찾는다고 한다. 예를 들자면 천식에 좋다는 개 복숭아, 숙취해소에 좋다는 돌배 등이 인기다" 라고 말해 변화하는 장터 분위기와 북평장을 통해 '동해의 봄'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