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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발전소에서 기획한 일본정치기행(2019년 1월 13일부터 20일까지)의 일정은 정말 빡빡했다. 박물관에 가고 싶었는데 오전·오후 간담회가 쉴 새 없이 이어져 좀처럼 짬이 나지 않았다.

공부하러 오긴 했지만 모든 일정을 따라다니다가는 그야말로 '공부'만 하다 돌아갈 것 같았다. 일정 중반에 다다랐을 때, 고등학생 수학여행도 아니고, 게다가 도쿄는 처음인데 이렇게 돌아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정과 동선을 검토한 결과, 이날 여기가 딱 빠지기 좋은 곳이었다. 바로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JICHIRO, All Japan Prefectural and Municipal Workers Union, 아래 자치노).

전체 방문지 중 가장 관심이 안 가는 곳이었다. 일행 중에 '통합공무원노동조합' 소속이 있어서 잡은 일정이었다. 안 가려고 생각하니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다. '그래, 결심했어.' 정치발전소 김진엽 사무국장에게 이 간담회는 가지 않고 개인 일정을 갖겠다고 말했다. 1초도 지나지 않아 답이 돌아왔다. "안 됩니다."

네?

노조와 간담회 후에 저녁식사를 함께하기로 했는데 참석자 명단을 이미 통보했고, 인원에 맞춰 식당을 예약했기 때문에 한 명도 빠져서는 안 된단다. 내 이탈 계획은 무산됐고, 간담회에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항의의 표시로 맨 뒤 제일 구석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재밌다! 노조의 정치활동과 현재의 고민까지 구체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역시 공무원인가(게다가 선물도 받았다!).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 기념품 일본 자치노에서 받은 선물
▲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 기념품 일본 자치노에서 받은 선물
ⓒ 박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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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 '대놓고' 연관된 의원들

자치노는 제한된 상황에서 조합원의 이익과 민주주의 발전의 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에 만났던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連合, 아래 렌고)는 권력과 자원을 갖고 있지만 스스로 힘의 한계를 설정하고 있었다. 제한된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는 자치노와 권력을 제한함으로써 자신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려는 렌고. 일본의 노동조합이 오랜 세월 정치와 만들어온 교집합은 이 사이에서 만들어진 것 같다.

자치노는 1954년에 설립된 전 일본 현 및 지자체 노동조합으로, 도도부 현 및 시정촌 단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지역 사회에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기업의 노동자를 조직한다. 2018년 1월 현재 가맹단위 노조는 2695개, 조합원은 81만1747명이다. 우리의 공무원노조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관심이 덜했는데, 민간기업 노동자까지 포함하는 것을 보면 공공부문 산별노조에 더 가까운 듯하다.

자치노는 활동 목적에 '노동조합의 의견을 정치에 반영시키기 위한 활동'을 명시하고 있다. 정치적 활동의 직접적 형태는 의원을 통한 참여다. 노동조합 출신 의원을 '조직 내 의원'이라고 해 노동조합이 선거운동, 조직, 재정에 있어서 전폭적 지원을 하고, 상시적 협력관계를 유지한다.

자치노의 조직 내 의원은 입헌민주당 소속 참의원 2명이 있다. 중의원은 없다. 자치노의 특성이 반영된 것인지 자치체(지방자치단체)에는 조직 내 의원이 상당수 있다. 자치체의 장 19명, 현의원 100명, 정령지정도시(광역시)에서 27명, 일반 시에서 280명, 정촌의회 53명 등 총 479명이 조직 내 의원이다. 이들과 많은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한다.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 현황 및 목적, 재정
▲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 현황 및 목적, 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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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노의 상부조직이자 회원 686만 명, 산업별 조직 49개, 지방연합회 47개를 두고 있는 전국중앙조직 렌고의 조직 내 의원은 중의원, 참의원 각 18명씩, 도합 36명이다.

정당별로 보면 입헌민주당 18명, 국민민주당 15명, 사회민주당 1명, 무소속 2명 등이다. 처음에는 140여명이나 되었으나 '조직' 출신의 요건을 엄격히 하면서 숫자가 줄었다고 한다. 줄었다지만 노동조합에서 '보낸' 의원이 36명이나 되다니, 한두 명에게 비례순번을 줘 구색 맞추기를 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노동조합이 그만큼의 정치적 지분을 갖고 있고, 의회 안에서 노동을 말할 기반이 형성돼 있다는 것 아닌가.

조직 내 의원만큼 밀접한 관계는 아니지만 정책적으로 연계된 '협력의원'도 있다. 자치노는 중의원 14명, 참의원 5명 등 총 19명의 협력의원이 있다. 렌고와 협력하는 의원들의 모임인 '렌고포럼'에는 154명의 의원이 소속돼 있다. 인원만으로도 놀랍다.

대정부투쟁이 아닌 '정치를 통한 영향력 행사'

협력의원은 어떤 역할을 할까? 자치노의 경우를 보자.

일본의 공무원은 노동기본권이 제한돼 있다. 파업권은 없고, 단체협약권도 일부를 빼고는 없다. 교섭은 할 수 있지만, 합의에 도달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사용자 측이 "노동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라는 것으로 교섭이 끝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때 협력의원을 통해 위원회에 압력을 가하고, 교섭을 진행하고, 의회에서 공무원 제도와 관련한 공개 질문을 한다. 자치노는 공무원 제도 개선 문제 등에 대한 교섭은, 실질적으로는 '관행'으로 합의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사실 머릿속에서 상상이 잘 안 됐다. 교섭을 대신하는, 교섭에 준하는 활동이 의원을 통해 의회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 아닌가. 노동자로서의 기본권이 법적으로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강력한 대정부투쟁이 아니라 정치를 통한 영향력 행사를 택한 것이다. 노동조합의 새로운 선택지 하나를 본 기분이었다.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 간담회 일본정치기행
▲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 간담회 일본정치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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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렌고의 정치활동은 어떻게 이뤄질까.

렌고 산하에는 별도의 조직으로 '정치센터'가 있다. 사무국이라고 부른다. 정치센터에는 대표 간사회와 간사회가 있다. 대표간사회는 49개 산업별 노조를 4개 그룹으로 나눠 그룹별 대표 1인씩 4명, 여성 실행위원 1명, 렌고 사무국장 등 총 6명으로 구성한다.

간사회는 조합원 숫자가 많은 순서대로 18개 노조의 대표로 구성한다. 렌고 산하 다른 국에서 정부위원회를 담당하는 경우, 담당자가 오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대표나 회장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렌고는 47개 도도부현에 지방조직을 두고 있는데 지방조직마다 정치센터가 있다. 지방정치센터는 중앙과는 별개의 조직으로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렌고는 과거에는 민주당을 '지지정당'으로 밀었으나 분열된 후 '지원정당'이라는 이름으로 국민민주당, 입헌민주당 두 당 모두 지원하고 있다. 지지정당과 지원정당의 차이는 뭘까? 지원정당 후보의 경우 무조건 추천하고, 밀어주는 것은 아니다. 후보자가 '여당에 이익을 주지 않는 것'을 전제로 지원한다.

여당에 이익을 안 준다는 의미는 뭘까. 예를 들어, 여당이 1명, 야당이 5명 출마할 경우 여당의 당선 가능성이 높으므로 야당 내에서 후보를 조정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두 당에서 모두 후보를 내면 지방연합회에서 조정한다. 이때 후보자를 선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지방연합회의 판단에 맡긴다. 결국 지방연합회와 좋은 관계를 맺고 활동하는 사람이 선택된다. 좋든 싫든 정치를 하려는 사람은 노동조합을 존중해야 한다.

그런데, "조정하세요"라고 하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어느 한 쪽이 후보를 사퇴할까? 우리의 상황을 보면 선거에서 가장 어려운 게 후보 단일화다. 일본이라고 다를까? 렌고는 "지역에 따라서 가능한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 그렇지! 이들도 쉬운 일일 리가 없다. 조정이 잘 안되면 어떻게 할까? "양 당에 부탁을 합니다." 뭐? 부탁을 한다고? 멱살을 잡아도 시원찮을 판에 부탁이라니, 일본의 문화를 이보다 잘 드러낸 말이 있을까 싶다.

두 정당은 자신들이 새로운 정당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세력을 넓히기 위해 후보자를 많이 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를 조정하는 까다롭고 어려운 업무를 지방연합회가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렌고의 역할은 크지 않아 보였다. 참의원 후보도 렌고가 정하지 않는다. 렌고는 '정치가를 만들자, 후보를 만들자'는 목소리를 높일 뿐, 실제로 후보를 정하는 것은 산업별 조직이다. 여기서 선출한 사람을 렌고에서 다시 선출하는 구조다. 사실상 형식적 추인이다. 당선 이후에도 해당 노조에서 위원회를 만들어 계속 만나고, 실질적으로 관리한다. 렌고는 스스로의 역할을 '지원자(또는 후원자)'라고 낮췄다.

"목표는 정권 교체 가능한 구조 만들기"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일본정치기행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방문
▲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일본정치기행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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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렌고가 추구하는 정치적 목표는 뭔가?

"정권교체가 가능한 정당 체제 구축이다. 정권교체가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야 서로 대화가 되기 때문에 그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서도 렌고는 기본적으로 '응원단'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의견을 내기는 하나 정당 재편을 주도하지는 않는다"라고 한다. 정당 체제의 변화를 견인할 힘이 없어서 일까?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노동과 정치의 강력한 연계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어디까지나 정치의 영역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상호간 고유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규범적 자제로 보였다. 지방연합회, 지방정치센터와의 관계에서도 권력의 분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권력을 획득할 것인가를 두고 다투는 상황에 익숙한지라 렌고의 권력 자제는 다소 놀라웠다. 가진 권력을 모두 사용하면 민주주의는 감추고 있던 다수의 전제정이라는 얼굴을 드러낸다. 렌고가 택한 지원자이자 응원단 역할은 민주주의에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규범이자 민주주의를 지키는 규범이기도 하다.

왜 일본의 렌고는 유럽의 노동조합처럼 정당과 직접적 연계를 가지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인지 궁금했다. 애초에 발전 경로가 다르다는 점도 있지만, 렌고는 노동자 정당 대신 노동정치를 택했고, 직접 권력자원을 향유하기보다 권력의 분산을 통해 보다 넓은 기반을 형성하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정치를 대하는 방법의 차이일 뿐, 정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치를 통해 노동자의 이익을 실현하고자 했던 점은 동일하다.

우리의 노동조합들은 정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들은 왜 권력을 획득하려는 것일까? 노동조합의 정치방침은 노동자를 위한 것일까? 정파의 이익을 위한 것일까? 민주노총은 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결정을 못하는 것일까?

답할 수 없는 질문이 마음 속에 맴돌았다. 적어도 일본의 노동조합은 정치를 통해 노동자의 이익을 실현하겠다는 분명한 자기 지향이 있다. 정치는 투쟁의 대상도 아니고, 정파의 이익을 위한 수단도 아니다. 우리의 노동정치는 여기서 출발해야 할 것 같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내부 일본정치기행
▲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내부 일본정치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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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이 노조에 관심이 없다"... 일본도 마찬가지, 해법은?

일본의 노동조합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을까? 일본에서도 노동조합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렌고는 "노동조합에 대한 시민들의 이미지가 좋지 않고, 인지도도 낮다"고 토로했다. 노동자 자신이 정치에 관심 없기 때문에 노동자를 대표하는 정치를 실현시켜나가는 데 있어서도 어려움이 있단다. 

나아가 '렌고가 노동자의 대표인가?'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단다. 노조 가입률이 17%밖에 안 되기 때문에 '17% 단체가 어떻게 노동자를 대표하는가?' 문제시 한다는 것이다. 10%를 겨우 넘어선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을 떠올리면 17%도 낮은 것이 아니지만, 일본도 대기업의 조직률이 높고, 100인 이하 사업장의 조직률은 떨어진다. 비정규직의 조직률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현저히 낮다.

자치노는 특히 지방공무원의 비정규직 증가를 걱정했다. 지자체가 직영으로 했던 사업을 민간위탁으로 전환하기도 하고, 사람들은 공무원인 줄 알지만 시청 창구에서 상담하는 사람들도 공무원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자치노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는 정규직 공무원이 330만 명, 비정규직이 75만 명 존재한다. 비정규직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조사하고 공표해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됐고, "관제 워킹푸어"라는 말도 새롭게 등장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해결방법은 뭘까?

"솔직히 시행착오 중이다. 정답은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공공부문의 실태를 알리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 어떤 부문에 비정규직이 있고, 어떤 식으로 일하고, 어떻게 불안정노동에 시달리는지 사실관계를 조사해서 공표하는 것이 노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면서 사회적 공감대를 이뤄가는 것이 필요하다."

좀 더 그럴싸한 해결방법을 말할 줄 알았다. '비정규직의 즉각적인 정규직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들 타국의 방문객이 그 가능성을 가늠할 수는 없다. 선명한 구호는 도덕적 명분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된다. 강력한 투쟁을 통해 우월한 지위를 확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자치노는 '조사와 공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서 자기 역할을 찾고 있었다. 체제 저항성을 기반으로 해온 한국의 노동조합과 체제 순응성을 기본으로 하는 일본의 노동조합 간 차이도 있겠지만 조직의 확장이나 정파의 이익을 우선해서는 택할 수 없는 길이기도 하다. 노동조합의 사회적 역할은 조합원의 이익과 공익적 기여가 만나는 길 어디쯤 있을 것이다. 자치노의 선택은 그 길에 좀 더 가까워 보였다.

자치노의 또 다른 고민은? '청년'이다.

"청년들에게 정치활동을 말하면 '이런 거 하기 싫다, 정치 관여하기 싫다'며 거부한다. 젊은 조합원들은 노조 활동에도 잘 참여하지 않고, 아예 노조 가입 자체를 안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노동조합이 있어도 임금인상이 안 이뤄진다면 왜 노동조합을 하느냐, 노동조합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노동조합 자체가 고리타분하고, 오래된 이미지다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청년 조합원들이 알기 쉽게 노동조합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활동하는가 등에 대한 교육을 현장에서 실시하고 있다"라며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자치노 본부에서도 재정을 투입해 청년활동가 육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책이 그다지 획기적이진 않다. 하지만 적어도 청년들에게 책임을 미루지는 않고 있다. 자신들이 해야 할 노력을 다할 뿐이다.

사실 우리도 알고 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민주주의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자치노는 법적 한계, 시민들의 부정적 여론, 비정규직의 증가, 청년들의 외면이라는 제한된 상황에서 민주주의와 병립하는 노동조합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었다. 작은 노력의 가치를 존중할 줄 알아야 작은 성취도 가능하다. 작은 성취들의 집합이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오래된 선물이다.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 차량 일본정치기행
▲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 차량 일본정치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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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일본의 노동조합은 노동자를 대표해 정치와 연계해 왔다. 노동과 정치의 교집합은 넓고 강력했다. 이제 그 사이에 빈 공간이 생겼다. 빈 공간에는 비정규직이기도 하고, 청년이기도 하고, 여성이기도 하고, 사회적 약자이기도 한 사람들이 있다.

이 공간이 넓어질수록 정치와 노동의 간격도 멀어질 것이다. 노동조합과 정당은 이들을 '대표'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국과 일본의 노동조합과 정당들이 누가 이들을 더 잘 대표할 것인가를 놓고 경쟁했으면 좋겠다. 서로의 시행과 착오와 실수를 교훈 삼아 민주주의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하는 더 나은 '노동정치' 사례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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