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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8년 9월 한겨레가 보도한 가짜뉴스 관련 기획.
 지난 2018년 9월 한겨레가 보도한 가짜뉴스 관련 기획.
ⓒ 한겨레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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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의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기획취재팀은 지난 12월 13일 민주시민언론연합이 주최하는 '제20회 민주시민언론상' 시상식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민주시민언론상 심사위는 "국론을 분열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통을 끈질기게 취재해 소수자 혐오의 배후에 보수 개신교 세력인 '에스더'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더 늦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시켰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겨레>는 지난해 9월 27일부터 10월 2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심층 취재기사를 연재했다. 후폭풍이 거셌다. <한겨레>는 취재를 바탕으로 동성애·난민 혐오 가짜뉴스의 배후에 극우 기독교 단체인 '에스더'가 있다고 보도했다. '유튜브 독버섯, 가짜뉴스 실태'를 통해서는 '노회찬 타살설'이 극우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산됐다는 사실도 밝혔다. <한겨레>의 보도는 '진짜'처럼 위장한 가짜뉴스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가짜뉴스의 폐해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이 가짜뉴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유튜브를 통한 가짜뉴스가 무분별하게 유통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관련해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최근 들어 급속히 구독자 수를 늘려가고 있는 보수우파 유튜브 채널이다. 

<한겨레>가 'JTBC 태블릿PC 조작' '5.18 북한군 개입' '노회찬 의원 타살' '19대 대선 부정선거' '정부·여당 개헌 뒤 고려연방제 추진' '북한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지령' '문재인 대통령 문현동 금괴 도굴' 등 7개의 가짜뉴스 전파경로를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보수성향의 정치사회 분야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 상위 40개 채널(구독자 수 4만 명 이상)의 70%에 해당하는 28곳에서 7개의 가짜뉴스 중 하나 이상을 다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의 보도는 유튜브에서 유통되는 가짜뉴스의 중심에 보수, 그 중에서도 극우세력이 있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사용자가 본 영상과 연관된 내용을 자동적으로 추천해주는 유튜브의 알고리즘 역시 가짜뉴스를 연결·확장시키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보 유통 매체 1위를 자랑하는 유튜브의 파급력과 가짜뉴스의 선정성, 여기에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대중의 확증편향이 결합하면서 문제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짜뉴스, '규제'가 답이라고?

유튜브를 중심으로 가짜뉴스가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가자 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 허위 사실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여론이 왜곡되고 특정인 혹은 단체의 명예가 훼손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는 탓이다. 당국이 가짜뉴스에 대해 적극적인 제제 방침을 천명한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018년 10월 2일 국무회의를 통해 "개인의 사생활이나 민감한 정책현안은 물론 남북관계를 포함한 국가안보나 국가원수와 관련한 턱없는 가짜뉴스까지 나돈다"면서 "검찰과 경찰은 유관기관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해서 가짜뉴스를 신속히 수사하고 불법은 엄정히 처벌하기 바란다"고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형사처벌 등의 규제가 능사는 아닐 터다. 방법론에 대한 옳고 그름은 차치하고서라도 어디까지를 가짜뉴스로 봐야하는지부터가 불분명하다. 실제 <한겨레>가 가짜뉴스로 지목한 7개 중 'JTBC 태블릿PC 조작', '5·18 북한군 개입', '정부·여당 개헌 뒤 고려연방제 추진' 등은 교묘하게 논점을 바꿔가며 여전히 극우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되고 있다.

공권력에 의한 제재가 표현의 자유와 충돌한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당장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가짜뉴스 규제가 정부 비판에 앞장서고 있는 보수 유튜브 채널을 억압하기 위한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의도라는 주장이다. 유튜브를 기반으로 대정부 비판의 스피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보수 논객들의 활동이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가짜뉴스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가짜뉴스는 타인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건전하고 합리적인 공론 형성을 저해하는 등 부작용이 매우 크다. 가짜뉴스에 대한 선제적이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미래부·경찰청 등 관계기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가짜뉴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모니터링과 단속을 강화해주기 바란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7년 2월 28일 국무회의에서 나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발언이다. 놀랍게도, 가짜뉴스에 대한 황교안 전 총리의 인식은 이낙연 총리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당시 한국당은 황 전 총리의 발언에 반발하지도, 표현의 자유를 들먹이지도 않았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동일한 사안이 이처럼 다르게 해석되고 적용되는 듯하다.

유시민의 도전, '가짜뉴스 걸러내는 힘' 만들어낼까
 
 유시민 작가가 2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18 tvN 즐거움 전' <알쓸신잡3> 토크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2018년 11월 2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18 tvN 즐거움 전" <알쓸신잡3> 토크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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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최근 유튜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유 이사장은 명쾌한 논리와 분석으로 화제를 몰고 다녀 진보진영의 상징으로 평가받곤 한다. 이를 반영하듯 유튜브 도전에 앞서 개설한 팟캐스트 '유시민의 알릴레오'는 방송을 시작하기도 전에 구독자 수가 벌써 4만 명(3일 기준)에 육박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23일 '노무현재단 2018 회원의 날' 행사에서 "반지성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혹세무민하는 보도가 넘쳐나고 있어 일주일에 한 번은 정리를 해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요새는 유튜브가 대세라고 하던데 다 한번 정복해볼까 한다"고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가짜와 진짜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이념과 진영논리, 표현의 자유가 뒤섞여있는 난세를 '유시민식'으로 돌파해보겠다는 취지다. 

이 모습은 유시민 이사장의 평소 지론과 맞닿아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11월 '국정화 블랙홀에 빠진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JTBC '밤샘토론'에 출연해 '잡사상을 멸균해야 사회가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회를 유일 사상이 지배하는 멸균실로 만들면 안 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좌우의 이념 투쟁이 아니라 시민의 선택에 맞겨야 한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한 것이다. 

유시민 이사장의 인식은 가짜뉴스 논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념과 진영논리가 결부되면 가짜뉴스의 본질이 희석되고 그에 따라 첨예한 정치·사회적 공방이 유발될 수밖에 없다. 규제와 제재가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는 것은 그 때문이다. 

가짜뉴스를 걸러낼 수 있는 힘은 결국 시민사회의 집단지성과 자정능력에서 나온다. 오는 4일 첫 방송을 앞둔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일 터다. 관건은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보수진영과 얼마만큼 차별화되는 컨텐츠를 보여줄 수 있느냐다. 설득력 있는 논리로 시민사회의 공감을 얻게 된다면 가짜뉴스의 폐해는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유시민 이사장의 도전이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키게 될 지 지켜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 '바람 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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