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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자료사진)
 이재명 경기도지사(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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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강원도에서 발생한 건 불행 중 다행. 모든 학생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산화탄소는 고압산소가 치료의 핵심인데, 이번처럼 한 번에 다수 환자가 발생하면 치료 가능한 건 강원도뿐이다."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지난 25일 '정신의학신문'에 기고한 내용 중 일부다. 조 교수에 따르면, 고압산소 탱크는 1인용 모노챔버와 다인용 멀티챔버로 나뉜다. 그는 "멀티챔버를 의료용으로 가동 가능한 건 강원도가 유일하다"며 "서울이나 수도권이었다면 문제가 더욱 심각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9일 가스중독 등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치료를 통한 도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다인용 고압산소치료기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경기도에 다인용 고압산소치료기가 설치될 경우 수도권 최초다.

"수도권에 중증응급환자 발생하면 강원도까지 이송해야"

이재명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다인용 고압산소치료기' 꼭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난방을 이용하는 겨울철에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얼마 전 있었던 안타까운 강릉 펜션 보일러 가스 누출사고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고압산소치료센터 10인용 기기
 고압산소치료센터 10인용 기기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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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이어 "일산화탄소 중독, 감압병(잠수병) 등의 사고 발생 시 주로 사용되는 의료기기인 고압산소치료기는 과거 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던 1980년대만 해도 전국 300여 개소 의료기관에 설치된 흔한 장비였다"며 "그러나 연탄 사용이 줄고 가스중독 환자 수가 급감함에 따라 돈이 되지 않는 고압산소치료기는 현재 총 26개소 의료기관에서만 운영 중"이라고 전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고압산소치료기는 수도권 내 모두 5개소(서울 3, 인천 1, 경기 1)에서 운영 중이지만 모두 1인용이고, 다인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는 "의식이 없는 중증환자의 경우 의료진이 함께 들어가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1인용 고압산소치료기는 중증환자의 치료에 적합하지 않다"며 "만약 수도권에서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다인용 치료기가 있는 강원도까지 이송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18일 강릉 펜션 보일러 가스 누출사고의 경우에도 부상한 7명의 학생 중 2명이 고압산소치료기 부족으로 헬기를 이용해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옮겨져야 했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2시간 반이나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도의회 협의 통해 남부와 북부 각 1개소 선정, 소요 예산 내년 추경확보 추진

이재명 지사는 "이에 경기도는 경기 남부와 북부 각 1개소의 의료기관을 선정해 고압산소치료 장비 마련을 위한 지원비를 지급하려고 한다"며 "도의회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설치 지원에 필요한 예산을 내년 1회 추경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비 설치에 필요한 공사비와 인건비 등 운영비는 선정된 의료기관이 부담하게 된다.
  
고압산소치료센터
 고압산소치료센터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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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사고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한 사후 대처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도민의 생명을 우선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 수능을 마친 서울 대성고 남학생 10명이 강릉 아라레이크펜션에 투숙해 잠을 자다가 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에 중독됐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부상한 7명 중 3명은 회복해 퇴원했지만, 4명은 병원에서 11일째 치료를 받고 있다.

태그:#이재명, #다인용고압산소치료기 , #강릉펜션가스누출사고, #일산화탄소중독, #연탄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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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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