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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권유대로 치료받았을 뿐인데 보험회사는 '암에 대한 직접치료'가 아니라며 암보험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다. 금융당국도 환자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보험회사들은 법정에서 다퉈봐야 한다며 버틴다. 급기야 암환자들이 "약관에 적힌 그대로 암보험금을 지급하라"며 거리로 나섰다. 이 기사는 그들의 두 번째 이야기다.[편집자말]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 이후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이아무개 씨가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국립암센터 투약 이력 서류를 보여주며 “흥국생명은 표적항암치료제인 허셉틴을 영양제이다”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 이후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이아무개씨가 지난해 12월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국립암센터 투약 이력 서류를 보여주며 "흥국생명은 표적항암치료제인 허셉틴을 영양제이다"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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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셉틴은 표적항암치료제예요. 국립암센터에서 투약기록 서류 떼보니 그렇게 나와 있었고요. 흥국생명은 이걸 영양제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영양제 주사를 맞으러 와서 마약진통제까지 맞겠습니까?"

지난달 13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만난 그는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작년 8월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 이후 현재까지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이아무개(56)씨. 이씨는 암환자의 몸으로 고군분투한 끝에 삼성생명과 흥국생명으로부터 보험금 일부를 받았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이씨는 지금도 항암치료를 받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암 직접치료가 아니라는 이유로 최근 청구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이씨는 "지금도 국립암센터에서 허셉틴을 3주에 1번씩 처방 받고 있고, 내년 2월까지 치료가 예정돼 있다"라며 "약 부작용 때문에 지금도 마약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잘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먹는 진통제를 하루에 3번 처방 받고, 별도로 처방된 마약진통제를 아플 때마다 수시로 먹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달라진 의사의 태도

이씨는 지난 2001년 흥국생명의 원스톱암보험에 가입했다. 그는 처음 흥국생명이 보험금을 주지 않으려고 암치료제를 단순 영양제라고 주장하면서 벌어진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는 "흥국생명에서 허셉틴이 영양제라고 해서 국립암센터 주치의에게 이를 물어봤다"며 "의사가 이전에는 나에게 허셉틴의 전형적인 부작용을 모두 갖고 있다고 했었다"고 했다. 이씨는 "그런데 지난달에는 주치의가 그 부작용을 두고 갱년기 증상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보험사에서 암보험금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의사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갱년기가 다시 왔다는 말인가, 말이 안 된다고 했더니 의사는 그럴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보험금을 주지 못한다는 흥국생명에 맞서기 위해 의사에게 항암치료제를 처방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소견서를 써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그는 "의사는 포괄적으로 허셉틴을 영양제로 볼 수도 있다면서 소견서를 못 써준다고 했다"며 "사실대로 써달라고 했을 뿐인데 몸에 남아 있는 암이 없지 않느냐는 말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씨는 "어이가 없었다"며 "의사가 보험회사와 똑같이 얘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씨는 국립암센터에서 원장을 포함한 6명의 의사들이 암환자의 사례를 두고 분석하는 회의에 들어가 본인이 항암치료제 허셉틴을 처방 받게 된 이유를 듣게 됐다. 그는 의사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암이 없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지만 몸에 남아 있는 암세포를 치료하기 위해 18번의 허셉틴 처방이 필요하다고 했다"라며 "그런데 주치의는 이를 느닷없이 영양제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달 초 국립암센터 내 복약상담실을 찾아 허셉틴이 표적항암치료제인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씨는 "간호사가 '허셉틴은 표적항암제로 분류돼 있다'고 했다"며 "주치의는 이 약이 영양제라 했다고 말했더니 간호사들이 웃으며 '그럴 리 없다, 잘못 알고 얘기한 것'이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방암센터에 가서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다른 의사들은 보험회사 관계자를 만나주지 않는데, 내 주치의는 만나준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마약진통제 주사 맞는 암환자에게 "요양 중이니 보험금 지급 안돼"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 이후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이아무개 씨가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현재 항암치료를 받고 있지만 보험사에서 요양병원 입원은 암 직접치료가 아니라는 이유로 최근 청구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 이후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이아무개씨가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현재 항암치료를 받고 있지만 보험사에서 요양병원 입원은 암 직접치료가 아니라는 이유로 최근 청구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2018.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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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항암치료제 허셉틴이 영양제라는 이유로 흥국생명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해오다 지난해 3월 요양병원에 입원해 휠체어를 타고 있던 이씨의 건강상태를 본 다음에야 일부를 지급했다. 그런데 회사는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의 입원비 지급은 거절했다. 이어 이씨의 말이다.

"최근에는 제가 암에 대한 직접치료를 받은 게 아니라는 거예요. 저는 암이 아니면 요양병원에 입원할 이유가 없다고 했는데, 요양하러 갔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내가 밥 먹고 할 일이 없어서 유방 절제하고 항암제 받으면서 요양하러 병원에 갔겠냐고요. 진통제를 한 달에 12번 맞으면서 요양한 거냐고요. 그랬더니 회사는 암이 전이되지 않았고, 말기암 환자가 아니라서 보험금을 못 준대요. 보험약관이 그새 바뀌었다고 하더라고요. 약관이 바뀌면 소비자에게 알릴 의무가 있는데 그걸 위반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했더니 아무 말도 못하더라고요."

이에 대해 흥국생명 관계자는 "이씨가 요양병원에 간 것은 항암치료 이후 입원한 것이므로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라며 "암 재발 소견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 스스로 치료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셉틴 처방을 지금도 받고 있더라도 이는 암 재발을 막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암치료 목적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에게 보험금을 주지 않은 보험사는 흥국생명뿐만이 아니었다. 삼성생명은 60여 일치의 암입원보험금은 지급했지만 이후 지급을 거절했다. 이씨는 지난 2000년 여성시대건강보험, 슈퍼홈닥터Ⅱ보험에 각각 가입했었다.

그는 "처음에는 삼성생명 자회사 쪽 손해사정사가 국립암센터로 와서 암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딸이 간병해주며 대상포진까지 온 상황을 본 다음 보험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2번째 방문 때는 요양병원에 있었는데, 24시간 통증이 지속돼 침대를 잡고 살려달라고 소리 칠만큼 상태가 심했다"며 "시체나 다름 없었는데도 보험금이 지급될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결국 삼성생명은 보험금을 지급했지만 이후에는 보험금을 청구해도 줄 수 없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이씨는 주장했다. 그는 "요양병원에 왔었던 손해사정사가 이번까지는 삼성생명에서 보험금이 나가지만 다음에는 절대로 못 준다 했다고 설명했다"고 했다. 이어 이씨는 "이후 다른 손해사정사가 왔는데 웃으며 '분쟁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 하더니 결국 보험금이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억울한 마음에 이씨는 3월에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아래 분조위)를 찾았다. 6개월이 흐른 9월에 분조위는 결국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2017년 1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입원한 비용에 대해 삼성생명이 암입원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한 것. 회사는 이를 받아들여 보험금을 지급했지만, 이씨에게 지급명세서를 주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씨는 "삼성생명에 정확한 보험금액을 알려달라 하자 자회사 쪽 손해사정사가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금 지급이 늦어져 10개월치 이자도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 물었더니 손해사정사는 '분조위에서 이자를 지급하라 했느냐'면서 비웃었다"고 했다. 현재까지도 삼성생명이 지연가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대장막 떨어져 나갈 정도로 독한 항암제... 필수적인 입원 아니라며 지급 거절"

이후 삼성생명은 3월부터 12월까지 이씨가 종합병원에서 처방 받은 항암치료제에 대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이씨는 "항암제가 너무 독해 7월까지 대장막이 떨어져 변기통에 가득 찰 정도였다"며 "부작용이 6개월 넘게 지속됐는데 (삼성생명은) 이때 입원은 암치료를 위한 필수적인 입원이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생명에서는 암보험금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분조위는 이씨의 경우 항암부작용이 심했던 예외적인 사례라고 판단해 보험금 지급을 권고했고 회사도 이를 받아들여 지연가산금까지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보험금에 대해선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한데 검토 결과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명세서는 소비자가 콜센터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서류"라며 "담당 직원이 이를 알려주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씨는 처음 보험에 가입할 때만 해도 보험회사가 이처럼 보험금 지급을 거부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가입 당시에는 보험설계사가 굉장히 좋은 보험이라고 했다"며 "암으로 입원하면 무조건 돈이 지급되니 가입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보험사가) 이렇게 심할 줄 몰랐다"며 "손해사정사를 고용하고, 법적 대응하는 돈을 고객들에게 쓰면 1등 보험사가 될 텐데 왜 보험금을 못 준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답답해 했다.

[수상한 암보험금 시리즈]
① 나란히 암선고 받은 부부 "삼성생명이 이럴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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