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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구속중이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로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타격을 받게 됐다. 사진은 지난 2월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어 나오는 이재용 부회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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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고의' 분식회계 후폭풍이 거세다. 당장 글로벌 기업 삼성의 이미지와 신뢰는 큰 타격을 받았다. 삼성 바이오와 논란의 중심에 선 삼성물산의 주가는 폭락하고, 주주들은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에선 '당연한 귀결'이라면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사건이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인 이 부회장의 뇌물 재판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게다가 삼성 바이오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회계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구조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5일 삼성바이오의 거래정지 영향으로 최대주주인 삼성물산 주가는 폭락했다. 이날 오전 한때 주가는 9만9400원까지 떨어지면서 최근 1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면서, 결국 전날보다 2.37% 내린 10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이 전날보다 20포인트 이상 올랐던 것에 비하면, 삼성물산의 추락은 눈에 띈다.

'고의' 분식회계 후폭풍... 삼성물산 주가 폭락, 소액주주 줄소송 채비
 
삼성바이오 감리위 개최 인천시 연수구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일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첫 일정인 감리위원회가 지난 5월 17일 열렸다.
 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삼성 바이오로직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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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삼성바이오의 주식을 갖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도 대규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결의 김광중 변호사는 "이미 지난 5월부터 수백여 명의 투자자로부터 위임을 받아 소송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전날 금융위의 분식회계 발표에 이어 거래정지 당일인 15일 오전에만 60여 명의 투자자들이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그는 밝혔다.

이와 같은 움직임과는 별도로, 이번 '고의' 분식회계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만큼, 그의 3심 재판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해 이 부회장의 1심 재판부(김진동 재판장, 현재 변호사)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이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권 확보를 위한 '승계 작업'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작년 2월 2심 재판부(정형식 재판장)는 합병과정 등을 두고 '경영권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1심과 정반대의 결론을 내놨다. 결국 이 부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번 금융당국이 내놓은 결과는 2심 재판부의 판단을 다시 뒤집을 수도 있는 내용이다.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 재경팀이 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에 보고한 문건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불거진 '합병비율'을 뒤늦게 고치려고 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후 삼성바이오는 미전실의 지시에 따라 장부를 조작하는 등 재빠르게 움직였다.

대법원 증거 판단과 검찰 수사, 이재용 구속 갈림길

이는 삼성 바이오의 회계 처리가 국제 기준에 따라 움직였으며, 그룹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삼성의 기존 주장과는 정반대다. 결국 그동안 일부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주장해 온 '바이오 분식회계=이재용 경영권 승계'라는 공식이 들어맞은 셈이다.

검찰은 금융당국에서 관련 자료 등을 넘겨받아 대법원에 추가 의견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새로운 증거를 바탕으로 낸 의견서를 대법원이 얼마나 수용할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따지는 1, 2심과는 달리 법률이 제대로 적용됐는지를 판단하는 법률심"이라며 "이번에 나온 증거들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파기환송 여부 등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결정으로 이 부회장은 다시 검찰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지난 7월 참여연대 등은 삼성 바이오 사건을 두고 삼성 전직 임원 등을 고발했다. 검찰은 최근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 해당 사건을 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도 물산과 모직 합병과정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관련 자료를 갖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바이오 분식회계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면 이 부회장의 검찰 소환도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바이오'는 이재용을 상징
 
 <왼쪽부터: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왼쪽부터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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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부회장 중심의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타격을 받게 됐다. 삼성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이재용 →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번 분식회계 발표로 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자체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삼성의 한 고위 임원은 "(물산과 모직의) 합병은 2015년 7월이고, 바이오 회계는 그해(2015년) 말이기 때문에 시점상으로 연관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시민사회와 회계 전문가 사이에선 처음부터 회계처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합병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모직과 물산의 합병비율이 1대 0.35로 나올 수 있던 이유가 모직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홍순탁 회계사는 "제대로 회계처리가 됐다면 삼성바이오는 수년에 걸쳐 적자와 자본잠식 상태에 놓이게 됐을 것"이라며 "이런 회사를 두고 단순히 바이오라는 이름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만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도 삼성바이오가 제대로 회계처리를 했다면 국민연금 역시 합병을 찬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0년 이건희 회장이 복귀하면서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로 내세운 바이오 산업. 이후 삼성 바이오는 삼성 3세 이재용의 미래 먹거리를 대표하는 핵심 사업이었다. 하지만 2018년 이재용의 '바이오'는 자신의 그룹 총수 지위까지 흔들 수 있는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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