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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7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결과 조치안을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하기 전 증선위의 회의 운영원칙에 대해 발언을 하고있다.
 지난 6월 7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결과 조치안을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하기 전 증선위의 회의 운영원칙에 대해 발언을 하고있다.
ⓒ 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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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아래 삼성바이오)가 삼성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 정당했음을 포장하기 위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과 회계처리를 논의한 정황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의혹을 재심의하고 있는 증권선물위원회(아래 증선위)가 이런 증거를 토대로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리면 이후 상장폐지 처분까지 나올 수 있다.

1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아래 삼성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변경 계획을 삼성 미전실에 전자우편으로 보고한 뒤 집행했다. 또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전자우편 문건을 증선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월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의 2015년 회계를 금감원에서 재감리하라고 요청했고, 최근 금감원은 재감리 결과를 증선위에 보고했다.  

금감원이 입수한 전자우편에는 지난 2015년 11월 삼성바이오가 그룹 미전실에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 처리에 대한 회의안건을 보고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와 함께 설립한 삼성에피스의 지분 약 절반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가지고 있었지만 삼성바이오는 이를 2014년까지 공시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과의 콜옵션 관련 합작계약서를 2015년 이전 부분도 수정하는 방안, 삼성에피스를 종속사에서 관계사로 바꾸는 방안 등을 미전실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피스 대주주였던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에서 지분을 가져가도 큰 손해를 보지 않거나, 이전보다 삼성에피스 가치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얘기다.

"삼성바이오, 에피스 회계처리 변경 미전실에 보고 후 확정"

앞서 2015년 7월 1대 0.35 비율로 두 회사가 합병할 당시 제일모직 가치가 크게 부풀려졌고, 이곳 대주주였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익을 봤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제일모직을 대주주로 둔 삼성바이오가 회사가치를 키울 수 있는 방안을 미전실에 보고한 것은 두 회사의 합병 이후다.

이는 사후적으로 삼성바이오가 모직-물산 합병을 정당화하기 위해 애쓴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합병 당시 제일모직의 가치가 크다고 인정돼 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

삼성바이오는 미전실에 보고한 여러 방안 가운데 삼성에피스를 회계상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꾸는 안을 선택했다. 회사가 2015년 갑자기 바이오젠에서 삼성에피스 지분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져 이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잃었다며 회계처리 방식을 변경한 것.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는 삼성에피스를 지분 매입시점의 장부가액이 아닌 당시 시장가격으로 평가해 약 4조5000억 원의 장부상 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한 뒤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삼성바이오가 삼성 미전실에 보고한 전자우편을 입수했는지 묻는 말에 금감원 회계조사팀 관계자는 "심의가 진행되고 있어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를 재심의했다. 회의는 금감원과 삼성바이오, 안진·삼정회계법인 쪽 관계자가 모두 참석하는 대심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증선위 회의에선 삼성바이오-미전실 전자우편 문건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증선위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 18분까지 13시간 넘게 공방을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2차 회의는 오는 14일 개최된다.

태그:#삼성바이오로직스, #미전실, #분식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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