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생태적 범주보다 공간이나 조경의 범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한다.
▲ 생태도시 관련하여 가장 많이 언급되는 첫 마중길. 생태적 범주보다 공간이나 조경의 범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한다.
ⓒ 전주시 제공

관련사진보기

 
사람과 생태가 공존하는 걷고 싶은 도시, 맑은 공기 국가 선도 지역, 숨 쉬는 도시.

민선 7기 5대 목표 25대 과제 중 생태도시 관련 언급이다. 이밖에 '사람의 도시, 품격의 전주', '아시아 문화 심장터', '아동 친화도시' 등을 강조한다. 아시아 도시 경관상, 국제 슬로시티 어워드 등의 수상 소식을 홍보하며 '생태도시'로서의 면모를 강조한다. 

강조하는 입장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맞닿아 있는지 밝혀볼 필요가 있다.

취재와 설문과정에서 두드러진 경향은 '방향은 맞되, 지금 전주가 생태도시로 가고 있는 것일까?'라는 물음표로 귀결된다.

민선 6기 4년, 다시 시작된 1년까지 5년 차에 접어든 김승수 시장의 임기가 경과했다.

2년 전 새전북신문에 18회에 걸쳐 '자전거 도시 전주'를 연재했다. 그사이 자전거 정책과가 신설되는 등 가시적인 진척이 나오기도 했다. 자전거 도시를 중심으로 파악하되 생태도시 전반에 관한 진단을 3회에 걸쳐 쓴다.

무엇이 진척되었는지, 강조하는 입장과 판단하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간극의 폭을 헤아려볼 필요가 있다. 시장의 정책방향이되 시민들의 삶과 직결된 영역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기에 대한 평가 없이 서둘러 내는 계획에 대한 회의적 시각

김 시장이 핵심적 과제로 삼아온 생태도시에 대한 평은 다음 이야기에 모두 담겨 있다. 시민단체 회원으로 활동하는 최명주씨의 이야기다.

"자동차 중심의 도로에서 걷거나 자전거 위의 사람들에게 배려가 있는 사회로 가는 건 혁명적 변화라고 생각해요. 매우 옳다고 생각하며 지지합니다. 다만 시장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시민의식의 변화와 동의를 끌어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시적인 성과를 만드는데 집착해 서두르는 것은 좋지 않은 결과를 보일 것 같아요. 김완주 시장 이래 몇 분의 시장님 모두 녹색도시, 생태도시, 자전거 도시와 같은 구호를 내걸었는데 그게 어떤 차이를 보였는지 잘 모르겠어요. 한옥마을만 해도 마찬가지고요. 같은 내용을 구호만 다르게 강조했던 것 같은데 정작 어떤 구호들이 남아있는지 기억이 가물거리고 차별성도 모르겠어요."

시의회 서윤근 의원의 발언도 맥락을 같이한다.

"전주가 자전거 도시를 주창한 지 20년입니다. 물론 보다 집중했던 시장도 있었고 아닌 시장도 있었습니다. 20년 동안 진척이 이루어지지 않던 상태에서 다시 자전거 도시를 주창합니다. 그 20년에서 도출된 과제와 방향을 담은 설계가 존재하는지 궁금합니다. 누군가를 점수 매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을 바로 잡아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찾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평가가 없다면 오류는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기존 사업에 대한 평가, 하다못해 백서도 존재하지 않는데 모든 답이 있다고 봅니다."

전주 MBC 고차원 기자는 "생태도시라는 목표와 관련해 전주시장이 다른 단체장보다 탁월한 지향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는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달라진 시민의식과 욕구, 쾌적한 도시생활에 대한 갈망을 반영해야 하는 현 시기 단체장들의 자연스러운 책무를 여건과 실정에 맞게 반영하고 있다고 보는 정도가 옳을 것 같습니다"라고 총평을 밝혔다.

아울러 "김 시장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내거는 가치나 강조하는 단어를 보면서 차츰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실망으로 바뀌고 있는 중입니다"라는 한승우 전북 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의 시각처럼 생태도시에
대한 행보가 시민사회에 관심과 평가를 가져오기도 했다.

첫마중길에 대한 생태적 시각에서의 해석은?

강소영 전주 지속가능 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생태도시 조례를 만들고 종합계획을 수립하며 에너지 기본조례 등을 통해 진척시켜 나간 점, 그리고 첫 마중길 사업에서 기존 자동차의 공간을 보행자에게 돌려준 점"등 을 성과로 꼽았지만 "초반의 기대보다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보행권 향상을 위한 맥락보다는 이벤트성 사업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며 생태도시와 관련해 거론되는 첫 마중길 사업을 거론하며 이어진 서 의원의 평가는 이러했다. "생태도시 종합계획을 살펴보았는데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없습니다"며 "방향과 방법, 목표가 잘 보이지 않고 막연한 느낌입니다"라는 총평을 내놓았다.

고 기자도 "공간계획, 경관, 조경의 측면에서라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생태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데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개설 후 몇 가지 지표를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측정해 가야 하는데 누구도 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보탰다.


미세먼지, 도심 열섬 현상 등 생활환경지표와 연관된 부분은 1000만 그루 나무 심기, 미세먼지 저감과 관련한 여러 정책이 있다.

그는 "언젠가 100만 그루 나무 심기가 나오더니 지자체들이 숫자에 인플레를 붙여 어느 순간 1000만을 언급합니다. 1000만이라는 숫자에 화단에 심는 관목까지 포함해 채워가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합니다.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2020년 이후 점차 개발이 해제되는 지역의 보존과 훼손된 숲의 재생에 관심을 보여야 합니다. 숲은 사라지고 1000만 그루를 심는 다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라며 "가련산, 완산칠봉, 황방산 등의 도심공원 일몰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고 기자는 "나무를 심어 더운 도시 대구를 벗어났다는 건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기후지형의 변화에 따른 우연의 결과 일 수 있습니다. 기상관측소를 여러 곳에 설치해 평균값을 내고 개선된 지표로 삼고 싶은 유혹이 지자체마다 있을 수 있는데 이렇게 왜곡된(?) 지표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라며 이벤트 대신 실제적인 대책과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는 주문을 하였다.

 
전주시는 지난해부터 차없는 거리(올해는 모두의 거리로 명칭을 바꾸었다)행사를 통해 도로 공간에 대한 다른 시선을 가질 기회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여름 사진)
▲ 충경로 차없는 거리에서의 풍경 전주시는 지난해부터 차없는 거리(올해는 모두의 거리로 명칭을 바꾸었다)행사를 통해 도로 공간에 대한 다른 시선을 가질 기회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여름 사진)
ⓒ 김길중

관련사진보기

1000만그루 나무 심기와 생태도시로의 연관성 

교통 분야에 대한 평가는 이렇다.

"악몽 같았던 긴 버스파업 이후 대중교통에 대한 세금 지출이 상당히 늘었습니다. 노사관계 말고 시민이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 늘어난 예산지출만큼 만족도나 이용률이 늘었을까요?"라며 서 의원은 노선개편과 시내버스의 고급화 등 예산의 효율적 집행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한 위원장은 "자전거 다울 마당 위원인데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습니다. 생태도시를 하고자 하면, 조직, 예산, 시간이 투여되어야 합니다. 지난 회의에서 자전거 전용차로 개설 논의 중 버스정류장 통과하는 방안을 이야기하는데 예산 문제가 나오더군요. 정류장 뒤로 우회하기 위해서는 시설물을 이전해야 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서 예산상 어렵다? 만들 때 제대로 만들어 가야 하는 게 아닐까요?"라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울마당, 원탁회의를 통한 공론화 방식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의견을 담아내고 차근차근 밟아 가는 긍정성"을 평가한 강 국장과 "시장이 해야 할 결단을 시민들에게 미루는 비겁함 일 수 있다"는 고 기자의 판단이 갈리기도 했으나 '시민의 합의를 통해 공론의 과정을 거칠 부분'에 한해서 적절한 방식의 공론을 만들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하였다.

※시민사회 등 전문가와의 좌담을 통해 시작된 생태도시에 대한 평가는 설문을 통한 대중적 평가를 다루는 2회 기사로 이어진다. 이어 김승수 시장 및 시의회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의 전망을 3회 기사에서 다루며 마무리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새전북신문에 같이 게재하였습니다.


태그:#생태도시 전주, #자전거 도시, #김승수 전주시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전거 타는 한의사,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