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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직장내 따돌림으로 세상을 등진 LG하우시스 노동자 A씨가 핸드폰에 남긴 유서를 A씨의 부인이 <충북인뉴스>에 공개했다.
 지난 4월 직장내 따돌림으로 세상을 등진 LG하우시스 노동자 A씨가 핸드폰에 남긴 유서를 A씨의 부인이 <충북인뉴스>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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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하우시스 옥산공장의 한 부서에서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같은 이유로 한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사측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내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은 없었다'라고 발표한 내용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관련기사: "넌 선배로 인정 안해" 팀장 한마디에 돌변한 후배들).

'회사생활 힘들다' 유서 남긴 A씨

"여보, 나 도저히 살 수 없어. 정말 열심히 하려는데 회사 생활도 너무 힘들었고 몸도 많이 힘들었어… 자꾸만 살기가 싫어졌어. 부디 제발 나를 용서해줘."

지난 4월 LG하우시스 옥산공장 한 부서에서 근무하던 A씨가 남긴 유서 내용 일부다. A씨는 이 유서를 남긴 채 세상을 등졌다.

부인 B씨는 "당시에는 회사에 남편 산재 승인 협조를 얻기 위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걸 포기하고 진실을 밝히고 싶다"라면서 "남편과 함께 괴롭힘을 당했던 직원들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을 봤다, 나도 침묵할 수 없었다"라고 유서를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B씨에 따르면, 남편 A씨는 회사에 다니면서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한다. B씨는 "남편이 하도 힘들어 해서 남편을 괴롭힌 팀장의 이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라면서 "남편은 그들이 어울리지 말라고 했던 직원들과 어울렸다는 이유로 표적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17일 LG하우시스 옥산공장에서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해 왔다고 주장한 피해자들이 호소한 사례와 같은 유형이다.

B씨는 "남편이 집에 와 분을 참지 못했던 적이 많았다, 이유를 물어보면 후배들이 자기를 무시하고 심지어 욕까지 해 참기 힘든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최근 2년간 계속 고통을 호소했는데 가족들 생각에 회사를 그만둘 생각도 못했다, 부서를 바꾸려고 해도 바꿔주지 않았다고 힘들어 했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 "장례식장에서도 대화 엿들어... 한바탕 소란도"
 
 지난 17일 청주노동인권센터는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하우시스 옥산공장 Q팀에서 발생한 ‘조직내 집단 따돌림 사례’를 공개했다.
  지난 17일 청주노동인권센터는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하우시스 옥산공장 Q팀에서 발생한 ‘조직내 집단 따돌림 사례’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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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남편의 장례식장에서 이름으로만 들었던 C팀장을 만났다. 당시 상황에 대해 "남편 장례식장에 온 팀장을 보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 자리에서 욕을 해주고 쫓아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게 지금까지도 한이 된다"라며 울먹였다.

이어 "팀장이 장례식장에 다녀간 뒤 부서 직원 일부가 장례식장에 상주하며 우리를 감시했다"라면서 "우리가 함께 괴롭힘을 당했던 직원들과 얘기를 나누면 옆에 서성거리며 대화 내용을 엿들었고, 화가 난 친척들이 당장 나가라며 조화를 던지는 등 소란이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같은 유족의 주장에 대해 LG하우시스는 지난 17일 연 기자회견에서 "올해 자살한 사원의 경우, 회사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서 자살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하나 사적인 일에 대해서까지 회사가 판단하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또 "해당 임직원의 자살 사유에 대해서는 경찰 측에서 이미 조사가 끝난 사항이며 회사 측과는 관련된 내용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LG하우시스 퇴사 직원들 "집단 따돌림 만연"

LG하우시스를 퇴사한 직원들도 증언에 나섰다. 6개월간 해당 부서에서 근무했다던 D씨는 "자신들의 집단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을 배제하고 그들의 눈밖에 나면 집단적으로 따돌렸다"라면서 "그 정도가 얼마나 심하냐면 나중에 불러 '무슨 이야기를 했냐? 같이 어울리지 말라'라고 이간질을 시킬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만나지 말라고 한 아무개 직원과 만나자, 내게 전화를 걸어 '왜 나 몰래 만나나, 앞으로는 내 허락없이 만나지 말라'라고 화를 냈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퇴사직원 E씨도 사내 왕따 문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E씨는 "부서 내 의견이 다를 경우 사내 왕따를 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 "(팀장의) 눈밖에 나면 근무를 포함한 전반적인 회사생활에 불이익이 있을 것이 확실했다, 서로에 대한 모든 걸 공유해야만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LG하우시스 옥산공장은 전직 직원들의 주장에 대해 "개인간의 갈등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사인 충북인뉴스에도 실립니다.


태그:#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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