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선원동 대로변 인도다. 여천 여선중학교에서 여천전남병원에 이르는 길이다. 장애를 가진 할머니(69, 강도심 외 1인) 두 분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이동 중 불법주차 차량에 가로막혔다. 지난 22일 오후 4시 무렵이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두 분이 어쩔 줄 몰라 한다. 두 분은 시내 볼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그러나 인도를 가로막은 불법주차 차량에 막혀 오가도 못하고 30여 분간 이곳에 갇혀서 한숨만 쉰 채 허송세월이다.
"아줌마도 갇혔고 나도 갇혔고... 다리가 아퍼서~ 저 차 때문에 못간께 이러고 있잖아요. 차 주인이 전화도 안 받아요."
할머니는 차 주인이 전화도 안 받는다며 혀를 끌끌 찬다.
바로 건너편에 또 다른 차량 한 대가 불법주차로 길을 막고 있다. 산 너머 산이다. 이 승용차는 자신의 차량에 연락처도 남겨두지 않았다. 전화번호는 운전자의 기본 에티켓인데 연락할 길이 없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지난 8월 인천 연수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주차장 진입로 차단 보복 주차' 로 인해 세상이 떠들썩한 적이 있다. 문득 그때의 일이 떠올라 입맛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