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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불조심 강조주간' 행사 포스터. (사진: 미국방화협회)
 2018년 "불조심 강조주간" 행사 포스터. (사진: 미국방화협회)
ⓒ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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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10월 9일이 포함된 한 주를 지정해 대대적으로 불조심 캠페인을 벌인다. 공식명칭은 'Fire Prevention Week'(불조심 강조주간)다. 올해 주제는 "지켜봐라. 귀 기울여라. 배워라. 화재는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라(Look. Listen. Learn. Be aware. Fire can happen anywhere.)"로 정해졌다.
 
올해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개최하는 '2018 불조심 강조주간' 행사 중 하나인 '소방대원과 함께 커피를' 이라는 이벤트. 소방대원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화재예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출처: GravenhurstFIRE 트위터 갈무리)
 올해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개최하는 "2018 불조심 강조주간" 행사 중 하나인 "소방대원과 함께 커피를" 이라는 이벤트. 소방대원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화재예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출처: GravenhurstFIRE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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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조심 강조주간' 행사는 1871년 발생한 '시카고 대화재(Great Chicago Fire)'를 계기로 시작됐다. 이 화재는 1871년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 동안 시카고 전체를 삼켜버린 대형 참사로 기록되고 있다. 사망자만 자그마치 250여 명이 넘고 10만여 명의 이재민과 1만 7천 4백여 채의 건물이 화마로 사라져 버린 미국 최악의 화재 중 하나로 손꼽힌다.

화재 원인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說)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가 바로 마구간에 있던 소가 랜턴을 뒷발로 차서 화재가 시작되었다는 것이지만 그 근거가 확실치는 않다. 아직까지도 공식적인 화재 원인은 미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 당시 도시의 건물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통행하던 보도 또한 가연성 목재로 만들어져 있어 그 피해가 컸던 것만큼은 분명하다. 

이렇게 시카고 대화재를 기억하는 행사는 지엽적으로 이루어지다가 1925년 미국의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Calvin Coolidge)에 의해 미국 전역에서 공식적으로 '불조심 강조주간' 행사가 선포되기에 이른다.

이 기간 동안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 하나다. 그것은 바로 국가가 시민들에게 화재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실천을 당부하는 것이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서 시민의 안전 자생력을 키워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가 나서서 119가 마치 모든 안전을 책임져 주는 것처럼 잘못된 시그널을 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무분별한 골목길 이중주차로 인해 소방차의 신속한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어떤 이는 구급차를 무료 택시처럼 이용하는가 하면, 공공의 안전을 위한 소화전 앞에 버젓이 주차를 하는 일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일 한 시민의 자동차가 소화전 옆에 버젓이 주차되어 있다.
 지난 8일 한 시민의 자동차가 소화전 옆에 버젓이 주차되어 있다.
ⓒ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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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우리 시민들의 교육이나 국민소득 수준을 고려해 볼 때 분명 개선되어야 할 사안이다. 

"Fire Safety is Everyone's Business"(화재 안전은 모든 이들의 업무다)란 말처럼 화재예방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국가가 견고한 안전기반을 구축하면 시민들 스스로가 독립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와 함께 성숙한 안전문화를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할 때 대한민국의 안전은 물론이고 소방서비스도 한층 더 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한국에서는 매년 11월이 바로 '불조심 강조의 달'이다. 올해부터는 한층 더 깨어있는 시민의식이 생활 속 곳곳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고민과 정책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태그:#이건 소방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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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생. Columbia Southern Univ. 산업안전보건학 석사.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소방칼럼니스트. <미국소방 연구보고서>, <이건의 재미있는 미국소방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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