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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아시아 환경미술제 'STOP + START'가 민족미술인협회(회장 이종헌) 울산지회(지회장 윤은숙) 주최로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에서 오는 16일까지 개최된다.
  
<좌>제10회 아시아 환경미술제 포스터  <우>판도라의 상자. 박경렬. 배민성. 윤은숙. 정봉진
 <좌>제10회 아시아 환경미술제 포스터 <우>판도라의 상자. 박경렬. 배민성. 윤은숙. 정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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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수요일 오후 7시에 시작된 오프닝 행사에서는 비보이 '포시크루'의 퍼포먼스와 함께 <리틀 보이(김지곤)>, <당신의 방에서 생각한다(이노우에 리에)>등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작품이 22점, 일본 6점 등이 참여해 다채로운 전시가 이루어져 눈길을 끌었다. 참여 작가는 아래와 같다.
 
곽영화, 김덕진, 김근숙, 송주웅, 손나영, 이혜민, 이은정, 허보은, 박주석, 유경애, 박경렬, 배민성, 윤은숙, 정봉진, 김언배, 윤현정, 김유경, 서명지, 김보경, 신은영, 김지곤, 김진아, 차홍규, 박건, 정철교, 이동문, 이노우에 리에, 드보라 구 그린피스, 울산대학교 섬유디자인과(차종훈, 최주한, 홍광수, 안종현, 김길령, 심수정, 백지윤)
 
<좌>파라다이스 에피소드 - 울산.  곽영화.  acrylic on canvas.  162 x 130 cm  <우>그린피스 제공
 <좌>파라다이스 에피소드 - 울산. 곽영화. acrylic on canvas. 162 x 130 cm <우>그린피스 제공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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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윤은숙 민족미술인협회 울산지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 지난 해에도 환경미술제를 하셨는데 올해도 꾸준히 하시네요. 예산 문제도 그렇고 전시하기 어렵지 않으셨어요?
"벌써 20년 째인걸요. 예산을 이야기하자면 미술인들로서는 어렵지 않은 전시회가 없어요. 그래도 환경 문제는 더 심각하고 해결이 어렵지요. 올 여름이 기상관측이래로 첫 번째 두 번째를 다툴만큼 더웠잖습니까! 이런 더위가 내년에도, 후내년에도 계속 될 것으로 예측되니 진짜 심각한 문제지요."

-올해는 전시 제목을 'STOP + START'로 정하셨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요?
"멈춰야 할 것과 시작해야 할 것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거죠. 저 쪽 벽면에 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터전을 잃고 죽어가는 북극곰들의 모습을 그린피스에서 전시를 했어요. 그 사진들 밑으로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메시지 쓴 것을 붙여 놨는데 그것만 봐도 무엇을 멈추고,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있죠. 뭐 획일적으로 이것을 하자 그런건 아니구요, 각자 할 수 있는 것에서 멈추고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져보는거죠 ."

"각자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
  
기다리다. 박건.  악세사리, 플라스틱통, 피규어. 14x10x10cm.
 기다리다. 박건. 악세사리, 플라스틱통, 피규어. 14x10x10cm.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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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5일자 신문을 보니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걸 생각할 게 뭐 있겠습니까? 당연히 그러지 말아야죠. 그렇게 되면 태평양 조류를 따라 전 세계로 퍼져 온 지구가  방사능 물질에 무방비로 노출이 되는데 그게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도저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없는 일이죠."
 
- 울산 근처 울진에도 원자력 발전소가 있죠?

"예. 2013년부터 한울원자력발전소라고 부르는데 아무리 위험에 대비 한다고 해도 문제가 발생하면 그야말로 큰 일이죠. 우리가 봤잖아요,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는 어디 위험에 대비를 안 해서 그런 건가요?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대체에너지를 찾아 내고, 플라스틱이나 비닐 제품 사용량도 줄이고, 서서히 원자력 발전소도 줄여 나가야죠. 우리가 그렇게 못하는 거면 몰라도 할 수 있는 거면 해야죠."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유난히 더운 정도가 아니라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관측 이래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2030년이면 북극에서 빙하가 사라진다고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온난화의 주범인 메탄 가스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고, 일본은 태평양에 오염수를 쏟아버리겠다고 한다. 3년도 넘게 쓸 수 있었던 핸드폰들이 언제부터인가 1년 6개월만 되면 고장 나기 시작하고, 냉장고나 텔레비전 등 가전제품은 7년 쯤 지나면 교체할 부속품을 찾기 어려워 새 것으로 장만해야 한다고들 한다.

어쩌자고 인간이 자신의 먹을 것을 길러 내고, 잠을 자며 살고 있는 이 땅을 이렇게까지 해치고 있는지, 도대체 어떤 상황까지 가야만 반성이 가능할지, 또 회복이 가능할지 의문스럽기만하다.
  
<좌> 깊은 숲속, 영원히 빛나다.  윤현정.  gouache on canvas. 72.7x116.8cm.  <우>PLASTIC -Variation. 드보라 구.  91x72cm.  2017
 <좌> 깊은 숲속, 영원히 빛나다. 윤현정. gouache on canvas. 72.7x116.8cm. <우>PLASTIC -Variation. 드보라 구. 91x72cm. 2017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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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자꾸 알려야죠. 그림 작업 하는 사람은 그림으로, 글 쓰시는 분들은 글로, 그린피스처럼 행동으로 하시는 분들은 행동으로 자꾸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우리가 좀 더 오래 지구라는 별에서 인간은 인간답게 동물은 동물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아죠. 그래서 STOP + START인 거죠."

윤 지회장의 눈이 결기로 차 오른다. 지구상의 생물 중 지구에 해를 끼치는 유일한 존재가 인간이라서 "인간은 사실 지구 생물체가 아니라 외계인"이라던 서글픈 유머가 떠오른다. 전시장을 한바퀴 돌아보고 다시 입구의 테이블에 같이 앉는다. 나만의 에코백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한창 진행중이다. 환경미술제 추진위원인 김근숙 작각가 내 앞에도 에코백을 한 장 내 놓는다.
  
전시를 관람한 시민들이 에코백 체험 행사를 하고 있다. 북극곰을 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니 어린 아이가 환하게 웃음을 짓는다.
 전시를 관람한 시민들이 에코백 체험 행사를 하고 있다. 북극곰을 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니 어린 아이가 환하게 웃음을 짓는다.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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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백 만들어가세요. 여기 유성매직으로 그리고 싶은대로 그리고 색치하시면 돼요. 체험비는 3천 원인데 그거는 그린피스를 통해 북극곰을 위한 활동에 쓰일거예요."

막막하다. 뭘 그리지? 뭘 그린들 어떠랴. 북극곰에게 내 마음도 조금 보태어 전달할 수 있다는데. 결국 유성매직의 뚜껑을 연다.

태그:#민미협, #울산민미협, #윤은숙, #제10회 아시아 환경미술제, #STOP,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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