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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수구 방문간호사 홍보 사진 사진제공=연수구
 연수구 방문간호사 홍보 사진 사진제공=연수구
ⓒ 이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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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잠복성 폐결핵 진단을 받았습니다. 활동성 폐결핵 진단을 받았던 대상자에게서 전염된 것이지요."

인천 연수구가 10년 째 운영하고 있는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에서 방문간호사로 일해오고 있는 김 모(41 여)씨는 최근 잠복성 폐결핵 진단을 받고 치료약을 먹고 있다. 약이 독해서인지 함께 치료를 받은 대상자는 물론이고 방문간호사였던 그도 두드러기와 위장장애로 고통을 받았다.

그에게 폐결핵균을 옮긴 대상자는 사업실패로 경제적 파탄을 겪고 가족을 떠나 홀로 극심한 우울증으로 자살까지 생각하던 57세 남자였다.

"폐암이라면 모를까, 폐병은 우리가 주로 옛날에 못 먹어서 생기는 병이라고 알고 있잖아요. 요즘 세상에 어느 누가 못 먹어서 생기는 병에 걸리고 그 병이 전염까지 된다는 생각을 하겠어요? 대상자는 우울증이 너무 심해서 정확한 진단이 나와 무료지원사업 혜택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무엇보다 꾸준한 정서적 지지가 절실했어요. 그 과정에서 전염되었던 것이지요."

"휴지로 상처 틀어막고 있는 사람들... 마음이 아프다"

방문간호사는 취약계층 대상자의 집을 직접 찾아가 개인별 건강문제 및 만성질환 등 건강관리를 해주는 전문의료 인력이다. 또 방문보건서비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은 의료기관이나 사회복지관련 기관 등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해 보건·복지 통합 연계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게끔 돕는 일을 한다.

김 씨가 일하고 있는 연수구 방문건강관리사업은 2007년 4월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으로 시작해 올해로 10년을 맞이했으며 현재 13명의 방문간호사가 한 명당 400여 가구를 담당해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씨는 "하루 평균 7집을 다니는데, 어르신들 혈압이나 당뇨수치를 측정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대상자와의 신뢰구축 및 상담이기 때문에 1시간 이상 머무르는 경우가 다반사다"며 "그 분들의 속엣 말까지 충분히 들어야만 그분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찾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정기방문은 3달에 1번 정도이지만, 매우 고령이거나 우울증상이 있는 대상자는 지나는 길이라도 자주 방문해 체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가 담당하고 있는 400여 명에 이르는 대상자를 늘 가슴에 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때로는 방문을 열자마자 바퀴벌레 100마리가 기어 다니기도 하고 집안을 치울 여력이 없는 대상자들을 만나기 위해 집안 가득히 쌓인 쓰레기를 밀어내며 들어설 때도 있다"며 "단돈 몇 만 원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고 홀로 병을 키우고 있거나 심지어 우울증이 깊어져 자살을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태풍이 몰아쳐도 벌써 자전거를 타고 페달을 힘차게 밟고 있는 자신을 발견 한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그는 이어 "오늘도 지나는 길에 가장 고령이신 106세 할아버지 안부가 궁금해 찾아뵈었더니 엊그제 넘어져서 요양병원에 들어간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병원에 들어가면 다시는 못 보는 것이 아닌가, 싶어 눈물이 났다"는 말로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또 얼마 전에는 치매어머니를 헌신적으로 돌보던 50대 정신지체 및 신체장애를 가진 대상자가 돈이 많이 든다고 물이 새어나올 정도로 악화된 가슴에 화장지만 대고 참았던 질병을 발견해 각 지역 사회자원과 연계해 수술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긴급지원 등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는데도 이를 잘 몰라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분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케어 비중 높아져... '처우개선'은 과제

아이들을 키우면서 병원 근무형태인 3교대가 힘들어져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방문간호사를 시작했다는 김 씨는 종합병원 응급실 등 간호사 경력만도 15년인 베테랑 전문의료 인력이다.

그는 "나의 천직은 간호사이다"는 말로 자부심과 보람을 표명하다가 어렵게 다음 말을 이어 나갔다. "최대한의 열정을 끌어내 대상자들을 집중 관리하고 있지만 연수구의 경우 현재 방문간호사 모두가 계약직이라 2년이 채 되기 전(23개월)에 계약이 종료 된다"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내건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에 희망을 걸었지만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조차 아직은 딴 나라 이야기다"고 전하며 섭섭함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4년제를 졸업하고 현장에서 많게는 20년 이상 간호사 경력을 가진 나와 같은 전문인력이 지역사회에서 보다 책임감을 갖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정부와 지자체가 마련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며 "현재 1일 8시간 근무조건으로 세전 175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는데, 봉사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이 더 크기 때문에 급여는 더 올리지 않더라도 대상자들을 꾸준히 관리할 수 있게끔 계속 근무하고 싶다"고 소망의 말을 전했다.

최근 정부의 지역사회 의료 및 돌봄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커뮤니티 케어' 확대 추진 등으로 방문간호사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공공 방문건강관리사업은 각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유형으로 시행되고 있다. 인천시도 각 지자체마다 보건소와 동사무소 의료원 등을 연계한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조금씩 다르지만 방문간호사 처우에 대한 개선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러한 커뮤니티 케어를 담당할 간호사들을 위한 안정적인 고용보장 및 처우개선방안에 대한 법제화가 미비해 각 현장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인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정부 뿐 아니라 각 지자체는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보건의료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앞서 이러한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현장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씨가 근무하고 있는 연수구의 경우, 지난해만해도 3930가구 총 4278명의 방문대상자에게 방문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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