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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자 <조선일보> "北인권단체마다 압수수색.. 정부 압력에 후원 다 끊겼다" 기사.
 지난 28일자 <조선일보> "北인권단체마다 압수수색.. 정부 압력에 후원 다 끊겼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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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인권단체마다 압수수색.. 정부 압력에 후원 다 끊겼다."

28일자 <조선일보>의 인터뷰 기사 제목이다. '한반도 통일과 인권을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한변)의 김태훈 대표는 이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이후) 북한 인권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고 있다"며 북한 인권 운동이 탄압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그의 말을 "김정은이 정상국가의 지도자인 양 미화되면서 북한 인권 운동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대표는 또 "북한 인권 단체들에 대한 기업의 후원금과 사회적 관심이 모두 끊기고, 단체들에 대한 사법당국의 계좌 추적과 압수수색 등 압력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했다. 통일부가 지난 6월 북한인권법의 '심장'인 북한인권재단 사무실을 폐쇄한 것은 광범위한 북한 인권 운동 탄압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특히 올해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후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상회담 이후) 북한 인권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 유엔이 매년 반(反)인도 범죄자로 낙인찍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금은 친근한 이미지로 포장되고 심지어 김정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북한 인권 얘기는 입 밖에도 꺼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사가 나간 다음 날, CBS 노컷뉴스는 즉각 이를 비판하는 보도를 냈다. 제목은 文정부 '北 인권탄압' 보도, 읽자니 얼굴이 '화끈화끈'이었다. 우선 노컷뉴스는 "북한인권재단 사무실 폐쇄가 정부의 북한인권운동 탄압 중 하나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북한인권재단은 지난 2016년 3월 한국 국회가 통과시킨 북한인권법에 의해 설립된 법정재단이다. 북한인권법 제 12조 '재단임원의구성'에 따르면, 재단 이사는 통일부 장관이 추천한 인사 2명과 국회가 추천한 인사로 구성하게 되어 있다. 통일부는 설립 이후 인사 추천을 완료했으나, 국회가 이사진 구성 문제를 놓고 여야 갈등을 겪으며 2년 넘게 출범이 지연됐다.

2년간 빈 사무실을 임대하고 유지하는 데 20억 가까운 돈이 들었다. 이에 통일부는 7차례에 걸쳐 국회에 공문을 보내 '재정적 손실 문제로 사무실 임대 종료가 불가피하다'고 알리며 조속한 협조를 요청했으나 국회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해서 재정적 손실이 이어지자 결국 지난 6월 북한인권재단이 폐쇄된 것이다."


북한 인권 단체의 압수수색을 언급한 인터뷰 내용에도 어폐가 있다. 노컷뉴스는 "지난해 9월 북한인권학생연대,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실 등이 압수수색 당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는 검찰이 박근혜 정부가 특정 보수 단체를 지원한 명단인 '화이트리스트' 관련 보수단체를 압수수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태훈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한변'의 정체 역시 의심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노컷뉴스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기간이었던 2015년 7월자 김영한 전 청와대 수석 업무수첩에는 '보수 법률단체 활용, 한변. 시변(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커넥션 확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며 "박근혜 청와대가 보수성향 변호사 단체를 지목해 모종의 관계를 만들려 했다는 짐작이 가능한 정황"이라고 보도했다.

또 노컷뉴스에 따르면, 한변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 칭한 것과 관련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과 박근혜 정부 시절 관제데모를 벌인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 등의 변호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작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첫 공판을 앞두고 선임했던 변호사 세 명 중 두 명도 한변 출신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동원한 관변 단체, 아스팔트 우파와의 커넥션을 강하게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일보가 이렇게 북한인권이나 탈북인 이슈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나 북미·남북 정상회담으로 구축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는 물론,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또 다른 <조선일보>의 탈북인 인터뷰

 지난 2014년 9월 6일,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 결집한 정성산씨와 일베 회원들.
 지난 2014년 9월 6일,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 결집한 정성산씨와 일베 회원들.
ⓒ 하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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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지난 2014년 9월 온라인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의 '폭식 투쟁'에 참석하고, 이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막말을 일삼았던, 새누리당 기획의원 출신의 탈북인 정성산씨를 비정치적이고 선량한 피해자로 둔갑시키기까지 했다. 8월 16일자 "투자자들까지 협박당해… 냉면집 문 닫습니다" 기사를 통해서다.

"탈북자 출신으로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만든 정성산(49)씨가 자신이 운영하던 냉면집 '평광옥' 문을 닫는다. 정씨는 15일 페이스북에 '죄송합니다. 평광옥 접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보름 전쯤 동업자들이 '도저히 이런 상태로는 안 되겠다'며 가게를 정리하자고 했다"고 썼다. 정성산씨는 15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모든 것이 뒤틀린 느낌"이라며 "응원해주신 분들께 죄송해 긴 시간 고민했지만 가게 문을 닫게 됐다"고 했다.

시작은 지난 4월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 보도였다. 세월호 단식 농성 앞에서 피자·치킨을 시켜 먹은 보수 단체를 다루면서 정씨의 모습을 10여 초 내보냈다.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정씨의 식당 이름, 위치가 올라오면서 '불매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씨는 "뮤지컬 <평양 마리아> 티켓을 나눠주러 갔을 뿐"이라면서 "내 손으로 수많은 탈북자를 데려왔고 누구보다 생명의 존엄성을 아는 사람인데 그런 짓을 하겠냐"고 항변했다."


조선일보는 정씨의 주장을 통해 스트레이트 보도 이후 식당이 입은 피해를 부각했다. 기사는 "방송 후 식당 유리창에 정씨를 비난하는 대자보가 붙고 노란색 스프레이로 세월호 추모 리본 표지가 그려지기도 했다"고 "한 달에 1~2번씩 관할 구청에 갖가지 이유로 신고가 들어갔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이 평광옥에 세월호 리본 그린 40대가 경찰에 입건됐다는 뉴스가 전해지기도 했다. 몇몇 매체는 정씨의 주장과 입건 소식을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정씨가 작년 11월 문을 연 냉면집 개업과 폐업 과정과 영화감독이었다는 사실, 탈북인으로서의 어려움 등 만을 부각시켰다.

반면 스트레이트 보도와 관련해서는 "뮤지컬 <평양 마리아> 티켓을 나눠주러 갔을 뿐"이라면서 "내 손으로 수많은 탈북자를 데려왔고 누구보다 생명의 존엄성을 아는 사람인데 그런 짓을 하겠냐"는 정씨의 항변만을 부각했다. 왜 소셜 미디어 상에서 비판이 일었는지는 함구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정씨는 정말 2014년 9월 일베의 폭식투쟁 당시 자신의 뮤지컬 티켓만 나눠줬던 걸까.

일베에 응원받던 새누리당 기획위원 정성산

 새누리당 기획위원으로 임명된 정성산씨(우)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새누리당 기획위원으로 임명된 정성산씨(우)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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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광화문 대첩(폭식투쟁) 때 제 돈 거의 200만원 이상 기부했습니다. 아깝지가 않았습니다. 와~ 이런 모습이 대한민국의 속살이었거든요. 또 돈 벌어 볼랍니다."

정씨가 2014년 9월 9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적은 글 일부다. 당시 정씨는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자"면서 치킨을 뜯고 맥주를 마시던 일베 회원들을 직접 독려했다.

그 옆엔 이후 태극기 집회에서 맹활약했던 장기정 자유청년연합대표가 함께였다. 같은 달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정씨를 전략기획위원으로 임명했고, 정씨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당시 당 대표였던 김무성 의원과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이런 글을 남겼다.   

"오늘 새누리당 전략기획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었습니다. 좌좀 소굴로 변한 대한민국 문화계 종북척결 정책을 많이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님의 문화융성은 문화종북좌좀 척결정신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정씨는 그 당시 일베 사용자임을 공공연히 밝혀왔고, 2013년 8월엔 문화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아카데미 수강생들에게 일베 손동작을 강요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런 정씨가 새누리당 기획위원으로 임명된 사실이 알려지자 일베 회원들이 열렬히 환영하고 나서기도 했다.

그런 그가 과연 선량한 피해자라고 할 수 있을까. 단순히 <스트레이트> 방송 이후 '불매 운동'으로 인해 평양냉면 집을 접어야 했던 일반 탈북인이라 할 수 있을까. 지금도 일베에 '정성산'을 검색하면 수없이 발견되는 응원글들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조선일보>의 프레임

물론, 실제로 물리적 폭력을 당한 사안에 대해서는 정당한 수사와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정씨의 냉면 가게에 세월호 리본 그린 40대가 입건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기획위원까지 지낸 정씨가 세월호 유족들을 모욕하고 일베의 폭식 투쟁을 후원한 데 대해 일말의 사과를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조선일보는 정씨가 왜 불매 운동에 처해야 했는지, 그의 이력부터 점검하는 것이 순서 아니었을까. 문제는 조선일보의 이러한 기사가 다시금 재활용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정씨의 이 인터뷰 기사 이후 보수 일간지나 보수/극우 성향 인터넷 매체는 이러한 정씨의 폐업과 인터뷰 소식을 보란 듯이 전달했다. '요덕 스토리의 정성산 감독, 기가 막히네요'란 제목의 지난 18일자 <뉴데일리> 류근일 칼럼이 대표적이다.

"이쯤 되면 테러다. 폭탄을 던지는 것만이 테러가 아니다. 극렬한 협박도 공포의 테러다. 왜 이런 테러가 가능해졌는가? 그들이 "이젠 우리 세상이다"라고 믿게 되었기에 그게 가능해졌다. 세상이 뒤집혔다. 국명만 아직은 대한민국일 뿐,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제의 대한민국과 영 딴판의 대한민국이다(중략).

정성산 감독, 요덕 공연 때 우리 처음 만났지요? 마음고생이 크십니다. 그래도 버틸 수밖에 달리 수가 있습니까? 죽을 각오 하면 혹 살지 누가 압니까? 천지의 이치는 세(勢)가 주기적으로 바뀌는 것이랍니다. 바뀌기 전에 우리가 쫄딱 망할 수도 있지만, 그게 불가피하다면 망하는 것도 삶이지요. 요새 2030이라는 젊은이들이 586과는 다르답디다.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지만 좌우간 어디가 달라도 다르기를 바라면서 한 생(生) 메우지요, 뭐." 


어렵지 않다. 조선일보의 속내 말이다. 북한 인권과 탈북인을 홀대하는 '문재인 정부'란 프레임 전략이 가리키는 바는 단순명료하다. 한반도 평화 체제의 구축으로 깨진 '북한 인권' 프레임을 복원하고, 맹목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비위를 맞춘다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간절한 시도 말이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안보 상업주의'를 복원하려는 이 시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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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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