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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인사이드'는 청와대,통일부,외교부,국방부,총리실 등을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들이 쓰는 '정보'가 있는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조직개편에 따른 일부 비서관 후속 인선을 단행했다. 윗줄 왼쪽부터 자영업비서관에 임명된 인태연 한국중소상인 자영업자 총연합회 회장, 사회조정비서관에 임명된 강문대 법률사무소 로그 대표변호사, 정책조정비서관에 임명된 김영배 민주연구원 부원장, 아랫줄 왼쪽부터 제도개혁비서관에 임명된 김우영 전 서울특별시 은평구청장, 자치발전비서관에 임명된 민형배 전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 시민참여비서관에 임명된 정현곤 국무총리비서실 시민사회비서관.
▲ 문 대통령, 청와대 비서관 인사 단행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조직개편에 따른 일부 비서관 후속 인선을 단행했다. 윗줄 왼쪽부터 자영업비서관에 임명된 인태연 한국중소상인 자영업자 총연합회 회장, 사회조정비서관에 임명된 강문대 법률사무소 로그 대표변호사, 정책조정비서관에 임명된 김영배 민주연구원 부원장, 아랫줄 왼쪽부터 제도개혁비서관에 임명된 김우영 전 서울특별시 은평구청장, 자치발전비서관에 임명된 민형배 전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 시민참여비서관에 임명된 정현곤 국무총리비서실 시민사회비서관.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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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6일 6명의 비서관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 7월 26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문재인 정부 2기 청와대 비서실 개편안'을 설명한 지 11일 만이다.

이날 발표된 비서관의 인사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비서관에 발탁된 인사들은 대체로 '86세대'에 속한다. 86세대는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니면서 학생운동을 했던 세대'를 가리킨다. 넓게는 '민주화운동 세대'이거나 좁게는 '전대협 세대'이다.

두 번째는 전직 구청장들의 대거 발탁이다. 민형배 자치발전비서관과 김우영 제도개혁비서관, 김영배 정책조정비서관은 각각 광산구청장과 은평구청장, 성북구청장을 지낸 '검증된 86세대'다.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세 사람 모두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다"라고 호평했다.

세 번째는 참여정부 출신들이 많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 시기에 민형배 비서관은 청와대 인사관리행정관과 사회조정비서관을, 김영배 비서관은 청와대 정무.민정.정책조정비서관실 행정관과 정책기획위원회 비서관, 행사기획비서관을 지냈다. 김우영 비서관은 현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 재단 기획위원을 맡고 있다.

네 번째는 민주노동당 정치인들과의 각별한 인연이다. 현직 변호사인 강문대 사회조정비서관은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 보좌관을 지냈고, 인태연 자영업비서관은 얼마 전 작고한 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과 함께 카드수수료율 인하운동을 시작하며 '상인운동'에 뛰어들었다.

청와대가 자체 조직 진단을 실시해 ‘문재인 정부 2기 개편안’을 26일 발표했다. 사진은 개편 뒤 청와대 조직도 모습.
 청와대가 자체 조직 진단을 실시해 ‘문재인 정부 2기 개편안’을 26일 발표했다. 사진은 개편 뒤 청와대 조직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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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 분리, 변경, 신설을 거친 '비서실 개편안'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 2기를 맞아 국정과제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조직진단을 실시했고, 그에 따른 비서실 개편안을 마련해 지난 7월 26일 발표했다. 전체적으로는 '3실장-12수석-48비서관'을 '3실장-12수석-49비서관'으로 바꾸는 안이다. '3실장-12수석-49비서관' 체제는 비서관실의 통합과 분리, 변경, 신설을 거친 결과다.

먼저 통합이다. 정무기획비서관과 정무비서관을 정무비서관으로, 자치분권비서관과 균형발전비서관을 자치발전비서관으로, 국가안보실의 사이버안보비서관과 정보융합비서관을 사이버정보비서관으로 통합했다.

다음은 분리다. 교육문화비서관은 교육비서관과 문화비서관으로, 연설비서관은 연설비서관과 연설기획비서관으로, 홍보기획비서관은 홍보기획비서관과 국정홍보비서관으로 기능을 분화(분리)했다.

명칭 변경이 이루어진 비서관실은 국정상황실과 뉴미디어비서관, 시민사회비서관, 사회혁신비서관, 제도개선비서관, 정책기획비서관, 중소기업비서관이다.

이에 따라 국정상황실은 국정기획상황실, 뉴미디어비서관은 디지털소통센터, 시민사회비서관은 사회참여비서관, 사회혁신비서관은 사회조정비서관, 제도개선비서관은 제도개혁비서관, 정책기획비서관은 정책조정비서관, 중소기업비서관은 중소벤처비서관으로 그 명칭이 바뀌게 됐다.

자영업비서관은 유일하게 신설된 비서관실이다.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이 직면한 문제들을 총괄하는 자리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600만 명에 가까운 자영업자 규모, 그렇다면 자영업을 또 하나의 독자적인 정책영역으로 볼 필요가 있다"라며 자영업비서관 신설을 언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선임행정관급이 맡는 재외동포담당관실이 별도로 신설됐다.

"대통령이 휴가를 다녀온 직후에 발표할 듯"

김의겸 대변인이 이렇게 문재인 정부 2기 비서실 개편안을 발표하자 언론의 관심은 비서관 인사로 쏠렸다. 조직이 바뀌면 사람도 바뀌게 마련이라 적지 않은 폭의 비서관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지난 7월 26일 비서실 개편안 설명이 끝난 뒤 "사람도 많이 바뀌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대변인은 "현재 어떤 비서관은 내정돼서 검증과 임용절차를 밝고 있고, 아직 사람을 찾고 있는 데도 있다"라며 "아마 대통령이 사람(비서관 인사)을 발표하는 것은 대통령이 휴가를 다녀온 직후가 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라고 답변했다.

다음날(7월 27일)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는 "비서관 인사는 인사위원회를 열어서 통과돼야 한다"라며 "아직 신임 비서관 인선을 위한 인사위원회가 열린 적이 없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비서관 인사) 발표는 묶어서 하지 않을 것 같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비서관 인사 발표는) 오늘 어느 비서관이 출근했다고 알려드리는 절차로 진행될 것이다. 이렇게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비서관들을 검증하는 데 시간차가 있다. 어떤 분은 1주, 어떤 분은 3주 걸리는 등 (검증)기간이 달라서 비서관 임명과 출근이 다 다르다."

비서관 인사는 문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난 뒤 '일괄'이 아닌 '부분'으로 쪼개서 발표하겠다는 얘기다. 실제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휴가(7월 30일-8월 3일)에서 돌아온 6일 '일부'(6명) 비서관 인사를 발표했다.

7월 27일 전후로 돌아다닌 '청와대 비서관 인선 동향 예상'이라는 제목의 찌라시.
 7월 27일 전후로 돌아다닌 '청와대 비서관 인선 동향 예상'이라는 제목의 찌라시.
ⓒ 구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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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일 만에 확인된 찌라시의 정보력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의겸 대변인이 문재인 정부 2기 비서실 개편안을 발표한 다음날(7월 27일) 기자는 카카오톡을 통해 '청와대 비서관 인선 동향 예상'이라는 글을 받았다. '받은 글' 혹은 '도는 글'이라는 머릿말이 달린 채 SNS 등을 통해 유통되는 찌라시(사설정보지)였다. 다음은 그 가운데 일부다.

'- 김영배 전 성북구청장 / 정책조정비서관
- 민형배 전 광산구청장 / 자치발전비서관
-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 / 제도개혁비서관
- 인태영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 전순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자영업비서관'


놀랍게도 이는 지난 6일 청와대에서 발표한 비서관 인사와 거의 일치했다. 청와대가 6명 비서관의 인사를 공식 발표하기 10여 일 전에 이미 찌라시에서는 최소한 4명의 비서관 명단을 정확하게 명시해 유포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이 찌라시에는 교육비서관(이광호 전 이우학교 교장)과 국정홍보비서관(유민영 에이케이스 대표)도 언급돼 있다. 특히 후자는 <미디어오늘>(7월 31일)에 의해 내정이 사실로 확인되기도 했다.

청와대는 6일 6명의 비서관 인사를 발표하기 전까지도 신임 비서관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검증절차 등이 이유였다. 하지만 이러는 동안 언론과 정치권, 재계 등에서는 상당히 정확한 비서관 명단이 돌고 있었다. 결국 의도했든 안 했든 청와대가 '눈 가리고 아웅한' 셈이다.

청와대의 인사 보안이 불철저했거나, 찌라시의 정보력이 높았거나 둘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밖에 없다.


태그:#청와대 비서관 인사, #찌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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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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