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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티모시 셔록 기자가 <워싱턴포스트>의 '북한 ICBM 제작중' 보도를 비판하면서 올린 트위터 중 일부.
 미국의 티모시 셔록 기자가 <워싱턴포스트>의 '북한 ICBM 제작중' 보도를 비판하면서 올린 트위터 중 일부.
ⓒ @Timoth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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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ICBM 1~2기를 만들고 있다'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는 북한이 '비핵화 사기'를 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이어졌다. 직전에 '북한이 핵물질 생산을 늘렸다' '함흥의 탄도미사일 공장이 확장 가동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미 나왔기 때문에 더 그렇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이런 보도의 근거와 의도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7월 30일 익명의 관리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은 평양 인근 산음동의 시설에서 액체연료 ICBM 1~2기를 제조하는 정황이 정찰위성 등을 통해 파악됐다는 것이다. 증거로는 미국 국립지리정보국(NGA)이 수집한 위성사진이 제시됐고,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많은 언론이 인용보도했다.

하지만 6.12 북미정상회담 뒤 이같은 보도들이 연이어 나오는 데에 비판도 제기됐다.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미국 정부 비밀문건을 입수해 5.18의 진실을 폭로하는 데에 앞장서온 탐사보도 전문 티모시 셔록 기자는 지난달 31일 트위터(@TimothyS)에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트럼프와 북한을 향한 리버럴 미디어의 맹목적 증오는 그 같은 증오를 강화하는 유출 정보라면 뭐든지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이는 거대한 양떼를 만들어냈다. 이제 우리는 북한이 위반하고 있는 '합의'가 실제로 있다는 완전히 거짓된 이야기를 갖게 됐다."

셔록 기자는 워싱턴포스트의 기사를 링크하면서 "또 시작됐다. NGA가 비밀 정보를 고의로 흘리는 것이"라면서 "목표는 뭘까? 군축 전문가들(한국 전문가들은 빼고)의 도움을 받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의구심을 더하기 위해서인 것은 분명하다"고도 했다.

셔록 기자의 지적은 이번 워싱턴포스트 보도 이외에도 여러 보도들이 마치 북한이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를 해놓고는 몰래 어기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북한과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이후 비핵화 과정에 대해서는 고위급회담에 바톤을 넘겼고, 이어 실무그룹의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비핵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합의한 것이 없기 때문에 북한이 합의 이전에 진행되는 일들을 계속하는 데 대해 '뒤통수 치기'라는 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거짓일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방해하고자 하는 의도라는 것이다.

 ‘미디어는 북한의 핵 사기 이야기를 어떻게 엮었나’ 제목의 7월 26일자 <38노스> 논평.
 ‘미디어는 북한의 핵 사기 이야기를 어떻게 엮었나’ 제목의 7월 26일자 <38노스> 논평.
ⓒ 38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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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미국 미디어가 '북한의 핵 사기' 이야기를 엮고 있다"

'북한의 뒤통수 치기'와 관련된 일련의 보도들이 면밀한 정보판단을 거치지 않고 성급하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정을 면밀히 추적 보도해온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7월 26일 '미디어는 북한의 핵 사기 이야기를 어떻게 엮었나' 제목의 논평에서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로 미국 미디어는 북한의 과거 및 정상회담 뒤의 행동들이 비핵화 의지에 관해 미국을 속이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오도하는 이야기를 엮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6월 29일자 NBC 뉴스는 '북한이 최근 몇달 동안 비밀기지에서 핵무기 제조를 위한 핵물질 생산을 늘렸고 북한이 핵 시설 은폐를 시도할 수 있다고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보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대해 38노스는 "문제의 소지가 높은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38노스는 "익명의 관리의 일반적인 진수에 전적으로 의존했다"며 "보도가 의존하고 있는 관리가 미국 정보 공동체(US intelligence community)의 일원인지 여부도 밝히지 않았다"면서 "정상적인 저널리즘 행위라면 NBC가 검증할 수 없었던 부분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은 결론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NBC의 보도 하루 뒤 워싱턴포스트도 비슷한 내용을 보도하면서 관련 근거가 미국 국방정보국(DIA)에서 온 것이라 밝혔는데, 이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뤄졌다. 38노스는 "일반적으로 DIA는 정보 공동체 내에서 적국의 능력이나 의도에 대한 대부분의 평가에서 문외한(outlier)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DIA의 정보평가를 다룬 경험이 많은 전직 정보당국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의도에 대한 분석에서 DIA는 '최악의 상황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월 1일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국면인 지난 5~6월 함흥에 있는 핵심적인 고체연료 미사일 제조공장 확장공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의 근거는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산하 비확산연구센터의 위성사진 분석 결과이고 '회담 중에 미사일을 개발하는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느냐'는 비판이 이뤄졌다.

이 보도에 대해서도 38노스는 "북한이 미국과의 포괄적인 협상을 벌이는 의지에 반대되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38노스는 "개보수공사는 정상회담 한참 전에 시작됐다"며 "적국의 심각한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는 여느 다른 나라들처럼, 북한도 회담이 실패할 가능성에 대비도 하고 일방적인 항복이 아니라는 점도 알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비록 다른 방식이지만 미국도 똑같은 걸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 나오는 북한 정보는 정보 공동체 검토 거치지 않아, 판 깨기 목적"

38노스가 정보의 신뢰도 판단에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고 언급한 '정보 공동체'란 미국 정부의 16개 정보기관들이 모인 협의체다. 정보 공동체에서는 특정 정보에 대해 각 기관의 견해가 교환되고 이를 토대로 정보판단이 이뤄진다. 구체적으로 몇 퍼센트의 확률이 있는지 계산을 해 정보판단 결론을 낸다. 이같은 과정을 거친 정보는 미국 정부의 신빙성 있는 정보로 취급된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국가정보학 전문가는 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금 미국 언론들을 통해서 나오고 있는 북한 관련 정보들은 정보 공동체 내부 검토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거쳤다면 미국 정부가 관련 언급을 내놓을 수 있을 텐데, 미국 정부 어느 곳도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 내용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관련 보도들이 다 익명의 제보자들을 통해서 나오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이 북한과 협상하고 있는 판을 깨기 위해서 면밀한 정보판단이 없는 내용들을 언론에 흘리고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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