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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표 후보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것은 유능한 경제 정당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능한 리더십이다”라며 자신이 적임자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표 후보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것은 유능한 경제 정당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능한 리더십이다”라며 자신이 적임자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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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김진표, 이해찬(기호 순).

지난 26일 예비경선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당권 후보로 최종 낙점된 후보들이다. 그러나 세 후보 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이름이 전당대회 보도에 더 자주 오르내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발단은 김진표 후보의 지난 29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시작됐다. 김 후보가 이 지사의 조폭연루설 등 관련 논란을 언급하며 거취 문제를 제기한 것. 전당대회 이슈는 곧 '이재명 거취' 블랙홀로 빠져들었다.

타 후보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송영길 후보는 31일 CBS <김현정의뉴스쇼>에 출연해 김 후보의 주장을 "불필요한 논쟁"으로 깎아내렸다. 이해찬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빌미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설훈 최고위원 후보는 같은 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사과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치 공학적으로 연결해 생각한 적 없다. 많은 권리당원들이 (SNS를 통해) 줄기차게 묻는 질문에 대해서 답하지 않을 수 없다."

김진표 후보(4선, 경기 수원무)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사 문제를 꺼낸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당원들의 문제제기에 당 대표 후보로서 답한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의 문제제기를 향한 당내 시선은 곱지 않다. 정략적 목적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새어 나왔다. 한 당내 관계자는 "이재명 공격은 하수다. 당 내부 잡음처럼 비춰질 텐데, 당에 도움이 되겠나. 전당대회 이슈로도 맞지 않다"라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악수를 둔 것 같다"라고 해설했다.

김 후보는 이 같은 시각에 "그런 (정략적 목적 등) 복잡한 생각으로 답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당 대표 후보라면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SNS에서 '민주당을 지지하지 말자'는 선동적 의견이 마구 나오고 있다"라면서 관련 논란을 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SNS에서 숱하게 이재명 지사 문제제기 들어와 언급한 것"


- 지난 19일 출마선언 당시, 경제혁신본부와 정당혁신본부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전해철 의원 등 당내 소장 그룹의 지원도 언급했는데. 이외 지지를 받은 다른 혁신책이 있다면?
"(예비후보였던) 최재성 의원과는 오래 전부터 당 혁신 방향에 관해서는 같은 의견을 개진해왔다. 기본적으로 최 의원의 정당혁신 방안을 전폭 지지한다. 정당혁신본부 안에 공천 공정성위원회를 두고 최 후보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혁신안을 대폭 수용할 계획이다."

- 최 후보의 불가역적 공천 시스템을 말하는 것인가. 상향식 공천, 시스템 공천은 늘 나오는 이야기지만, 선거가 임박하면 또 흔들리는 것이 이 원칙이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늦어도 내년 4월, 총선으로부터 1년 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상세한 내용은 최고위도 건드리지 못하도록 특별당규로 시행 세칙까지 정하자는 것이다. 최 의원의 이 같은 생각을 전폭 지지한다. 어제도 만나서 이야기했다. 전당대회 후 당 의견 수렴을 거쳐 지도부가 공감하면 내년 4월까지도 기다릴 것 없다. 연말에 앞당겨서 할 수도 있다. 당 통합을 이끄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공천 운영이다. 현역의원, 원외 위원장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세부적 사항을 못 박아야 한다."

- 정당혁신본부장으로 언급한 '당내 최고 역량 혁신 동지'는 심중에 둔 인사가 있나.
"맘에 둔 분들은 많다. 일단 그분들의 의사도 들어봐야 한다. 당 지도부가 구성되면 논의할 것이다. (본부장이 공천 실무도 함께 겸하는 것인지?) 그렇다."

- 후보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거취 표명 언급 등 "결단"을 촉구한 이후, 경쟁 당권 주자들의 비판이 뒤따랐다. 당 안팎에서도 이 지사의 거취 여부를 둘러싸고 이슈가 집중되는 모양새다.
"여론 형성에서 SNS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75만의 권리당원들이 SNS로 활발히 의사표시를 한다. 당 대표 후보들에게도 그렇다. 저한테도 10번 넘게 '왜 이 지사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답이 없냐' '어떻게 생각하느냐' '답을 해라'고 했다. 안타깝고 괴롭지만 생각을 해왔다. 이 지사의 입장에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기자간담회에서 그런 분위기를 파악한 기자가 정식으로 질문했을 때 제 생각을 일단 말씀 드린 것이다."

- 송영길 후보는 당 대표 경선에서 쟁점화할 이슈가 아니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제를 경선 시점에서 꺼내든 이유는?
"예를 들면 안희정 전 지사 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빨리 정리했다. 그런데 비슷한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이 지사는 보호하고 지켰다. 당선 후 상당한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데 문제는 가라앉지 않고 계속 커지고 있다. 새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것은 당 운영이나 대통령께 정치적으로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SNS에서 '민주당 지지하지 말자'는 선동적인 의견이 마구 나온다. 그 아래 댓글에 '나도 (지지를) 취소한다'는 글도 뜨고. 우리 당 지지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

공인이 갖출 자세는 선당후사다. 서영교 의원이 좋은 사례다. 사무실 운영과정에서 의혹을 받았다. 선거 임박해 의혹 제기되니 당 부담 줘선 안 된다며 본인이 탈당했다. 확인 조사 과정에서 억울한 점도 있다고 해서 만류를 했는데도 무소속 입장에서 정리했다. 법적 투쟁을 거쳐 무죄 판결 받고 복당해 박수 받고 있지 않나. 이 지사 의견대로 전혀 근거 없는 음해라면 클리어(명확)하게 해명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사법 처리가 끝날 때까지 최소 4~5년은 걸릴 텐데. 당에 너무 큰 부담이고 이 지사가 직무 수행하는 데도 엄청난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 지금이 그런 결단 내릴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 친문 표심 결집을 위한 캠프 전략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치 공학적으로 연결해 생각한 적은 없다. 그렇게 많은 권리당원들이 줄기차게 묻는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입을 닫고 언제까지 갈 수 없는 것 아닌가. 복잡한 생각으로 답한 것이 아니다. SNS를 통해 질문이 나왔고 답한 것이다. 당 대표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고민 끝에 답했다."

- 이 지사 측은 김 후보의 발언 진위를 파악하겠다고 추후 입장을 밝혔다. 따로 연락이 온 바가 있나.
"없다."

"관료라 보수적? 내 별명은 개혁진표"

김진표 당대표 후보는 자신을 향해 보수적이라는 우려에 대해 “과거 정부에서 금융실명제 등 굵직한 개혁 조치에 제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다”라며 “우리 당에서 일반적으로 '관료는 보수적'이라는 선입견이 있다”고 말했다.
 김진표 당대표 후보는 자신을 향해 보수적이라는 우려에 대해 “과거 정부에서 금융실명제 등 굵직한 개혁 조치에 제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다”라며 “우리 당에서 일반적으로 '관료는 보수적'이라는 선입견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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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찬 후보의 출마를 '호랑이 등판'에 묘사하는 중진도 있었다. '호랑이가 다 잡아 먹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이해찬 대세론, 어떻게 보나.
"낡은 사고다. 우리 당 주인은 권리당원이다. 권리당원이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중요하다. 특정 의원의 카리스마를 가지고 과거 회귀형으로 '이 사람이 나오고 (다른 후보가) 물러나고 다 잡아먹힐 것'이라는 생각은 낡은 정치의 모습이다. 잘못하면 당이 진보라는 좁은 성에 스스로 갇히는 결과가 된다. 폐쇄형 진보가 되는 것은 안 된다. 개방형 진보가 되어야 한다. 누구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잘못하면 당을 분열시킬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을 어떻게 뒷받침하는 게 옳은지, 당원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 송영길 후보는 경선 탈락한 최재성 후보의 '세대교체론'을 이어받은 모양새다. 당내 세대교체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세대교체론은 꾸준히 있어야 한다. 변화하는 당 구성에 반영할 젊고 참신한 인재, 여성 정치인 영입 등을 누구보다 열심히 할 준비가 돼 있다. 당대표가 되면 인재영입위원회를 일찍 가동해서 당에 부족한 금융, 문화예술, 공공외교 전문가 등을 대거 영입해 육성해야한다. 무엇보다 국민이 당대표에게 바라는 것은 경제를 혁신해 먹고사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경륜 있는 리더십이다. 개혁은 나이가 아니라 경험이다. 개혁을 해본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을 통한 확신이 있어야 강한 의지를 갖고 개혁할 수 있다."

- 당 대표 경선은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15%를 반영한 여론조사 55%와 일반 대의원 현장투표 45%를 합친 비율로 결정된다. 내부 지지보다 바깥 지지층 결집도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해찬 후보는 지난 30일 광주 기자회견에서 이를 강조하며 김 후보의 '전해철 등 소장그룹지지'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제가 만나본 국민과 당원들의 가장 큰 걱정은 '경제 살려야한다. 안 그러면 큰일 난다. 1년 9개월 뒤 총선에서 심판받을 수 있다'였다. 후보 간 토론과 캠페인이 이어질수록 대세론은 '누가 경제를 살리는 적합한 리더십이냐'일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꾸준히 하락세다. 당 지지도도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당권을 관통하는 핵심 이슈로 '위기'를 꼽기도 한다.
"가장 큰 위기의식은 경제 문제다. 6.13 지방선거 이후 대통령과 우리 당 지지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국민 체감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것은 유능한 경제 정당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능한 리더십이다. 핵심은 현장이다. 현장에서 가장 정확하게 문제를 제기할 사람은 기초자치단체장들이다. 최고위원 중 기초자치단체장이 있어야 한다. 한 분 나오셨는데, 그 분이 설사 실패하더라도 한 사람은 (지명직) 기초단체장 대표로 임명할 계획이다."

- 연대나 통합 논의는 어떻게 생각하나.
"일체감을 가지면 대야협상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치 공학적 연대나 통합은 잘못하면 당 일체감을 깰 수 있다. 지금 단계에서 거기까지 생각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전략적 협치를 통해, 야당의 합리적 주장을 수용한다는 전제에서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 당대표가 되면 일주일에 한번은 야당 대표와 식사하며 모든 문제를 털어 놓고 싶다.

- 초선 토론 때도 제기된 문제지만, 당 대표를 맡기에는 다소 보수적이라는 우려도 있다.
"오해에 비롯된 것이다. 정부 안에서는 제 별명을 '개혁진표'라고 부른다. 과거 정부에서 금융실명제 등 굵직한 개혁 조치에 제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다. 우리 당에서 일반적으로 '관료는 보수적'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내가 보수적이라면, 4선 의원을 하고 당내 원내대표 최고의원으로 선출될 수 있었을까? 저를 잘 모르는 분들이나 언론에서 관료 출신이라 보수적일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

김진표 후보는 “개혁은 나이가 아니라 경험이다”라며 “ 개혁을 해본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을 통한 확신이 있어야 강한 의지를 갖고 개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표 후보는 “개혁은 나이가 아니라 경험이다”라며 “ 개혁을 해본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을 통한 확신이 있어야 강한 의지를 갖고 개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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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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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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