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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아리랑 소리극 <울어머이 왕산댁>이 6월 19일 오후 7시 강릉단오장 수리마당에서 공연된다. 이 공연은 강릉단오제위원회가 2017년에 이어 기획한 강릉아리랑의 두 번째 소리극이다. 작년 같은 무대에 올려진 작품은 <왕산댁의 강릉아리랑>이며, <울어머이 왕산댁>은 그 후속작이다.

<울어머이 왕산댁>의 공연단체는 강릉아리랑소리극회(구명 강릉아리랑소리극공연두레, 회장 권정희)이다. 이 단체는 2017년 <왕산댁의 강릉아리랑>을 강릉단오제 기획공연, 강릉야행 특별공연 등 강릉에서 3회 공연한 뒤,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의 초청작으로 선정되어 서울 광화문광장의 특설무대에 올린 바 있다. 필자는 작년 공연에 이어 이번 공연의 총감독을 맡고 있다. 연출은 극단 '에듀컬'의 이환준 상임연출자가 맡았다.

삶을 힘 있게 살아낸 두 모녀의 이야기

<울어머니 왕산댁>은 모진 삶을 살아낸 왕산댁과 그의 딸 미숙, 두 여인의 이야기다. 공교롭게도 왕산댁과 미숙은 33살에 청상과부가 된다. 형편도 변변치 못한 처지에 남편은 가고 아이들만 떠안는다. 그래도 이들은 어떻게 하든 아이들을 건사하려 온 힘을 다한다. 그리고 남부럽지 않게 아이들을 키워낸다.

"울어머이 왕산댁" 연습 장면 - 진학문제로 모녀 간에 갈등을 겪는다.
 "울어머이 왕산댁" 연습 장면 - 진학문제로 모녀 간에 갈등을 겪는다.
ⓒ 김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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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머이 왕산댁" 연습 장면 - 딸 미숙을 향해 미안한 마음을 노래하는 왕산댁
 "울어머이 왕산댁" 연습 장면 - 딸 미숙을 향해 미안한 마음을 노래하는 왕산댁
ⓒ 김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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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은 고초를 겪을 때마다 어머니가 떠오르곤 했다. 힘든 미숙을 어머니가 늘 일으켜 세운 것이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아무리 어려워도 무너질 수 없었던 것이다. 미숙의 아들이 의대에 합격했을 때 어머니와 껴안고 흘린 기쁨의 눈물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래서 그런지 돌아가신 뒤에는 어머니가 더욱 절실하게 그립다.

"울어머이 왕산댁" 연습 장면 - 49제로 어머니를 보내고 마음 아파하는 딸 미숙.
 "울어머이 왕산댁" 연습 장면 - 49제로 어머니를 보내고 마음 아파하는 딸 미숙.
ⓒ 김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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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머니께 해드리지 못한 일, 전하지 못한 말들이 있다. 현실이 되지 못한 그런 것들은 오로지 내 가슴 속에 담겨 있다. 그래서 우리 어머니는 돌아가셨어도, 살아계셔도 가슴 속과 밖에 둘로 존재한다. 어머니를 향한 미숙의 감성은 우리 가슴 속 '나만의 어머니'를 움직이게 할 것이다. 그리고 다 함께 나만의 '울어머이'를 소리쳐 그 감성을 분출하도록 객석을 유도할 것이다.

또 하나의 언어, 강릉아리랑

강릉아리랑은 '울어머니 왕산댁'의 아리아다. 강릉아리랑의 가사는 거의 대부분 '울어머이 왕산댁'에 맞추어 새롭게 작사되었다. 중학교를 졸업한 어린 미숙이 서울 공장에 취직해 왕산댁과 헤어지는 장면과 미숙의 아들이 의대에 합격해 기뻐하는 장면에서 두 모녀가 주고받는 소리는 이번 공연의 백미로 꼽힌다.

강릉아리랑은 강릉살이를 해 온 사람들이 애환을 표현하는 문화적 동반자였다. 즐거울 때는 그 기쁨을 마음껏 분출하여 사는 맛을 느끼게 하고, 어려울 때는 마음의 위안이 되어 삶을 견뎌내는 에너지가 되어 준 것이다.

무대는 강릉아리랑의 이러한 문화적 전통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한다. 다시 말하면, <울어머이 왕산댁>이 강릉아리랑의 전승맥락을 되살리는 문화적 복원 작업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태그:#강릉아리랑, #소리극, #강릉단오제,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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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와 문화에 관심을 두면서 짬짬이 세상 일을 말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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