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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청소년행동준비위는 6월 2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청소년 인권 보장을 위한 토요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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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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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청소년행동준비위는 6월 2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청소년 인권 보장을 위한 토요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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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라. 청소년의 목소리를! 보아라. 청소년의 존재를! 청소년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

청소년들이 외쳤다. '경남청소년행동준비위'가 6월 2일 오후 경남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청소년 인권 보장을 위한 토요집회"를 연 것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에 한 차례씩 토요집회를 열었고, 이날 행사는 6회째이자, 마지막 집회였다. 청소년들은 집회를 연 뒤 경남도교육청 앞까지 거리 행진을 이어갔다.

청소년들는 '완전한 두발복장 자유 보장', '모든 체벌 퇴출', '학교 안 성차별과 성폭력 퇴출', '실질적 학생회 자치권 보장', '야자와 보충학습 폐지', '학교운영위 학생참여 보장', '탈학교 청소년 지원 확대', '청소년노동 인권 보장', '청소년 참정권 보장', '경남 학생 인권조례 제정'을 요구했다. 10대들이 10대 요구안을 제시한 것이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회원인 '이글'(활동명) 군은 발언을 통해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오늘은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셨지만, 어떤 날은 집회 준비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다섯 명이 채 오지 않은 적도 있었다. 당시 무척 실망스러웠고 슬펐다"고 했다.

이어 "마치 집회가 망한 것만 같았다. 그 집회가 있기 한 주 전부터 우리는 4000장의 집회 홍보 전단지를 창원 곳곳에 뿌렸다. 하지만 우리의 노력만큼이나 사람이 오지 못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배운 것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글' 군은 "하지만 사람이 적게 온 것이 큰 배움이 되기도 했다. 사람 수가 꼭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 집회에 온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 사람이 많이 오는 것에 집착하다보면 정작 더 중요한, 한 명 한 명을 만나 우리와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학교 '미투' 고발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많은 학교에서 미투 고발과 학교 안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학교에서 그런 일들이 남아있어?'라고 묻지만, 정작 우리 청소년들의 삶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나온 고발들은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의 극히 일부일 뿐이며,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고발조차 하지 못한다"며 "교육청에 민원을 넣었는데 해결이 되지 못했다는 소문쯤은 청소년이라면 다들 익히 들어왔고, 괜히 고발했다가 교사가 생기부로 협박하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에 고발조차 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고발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해도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지는 막막하기만 하다"며 "인터넷에 올리는 것, SNS에 올리는 것, 언론사에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마땅히 생각나는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글' 군은 "청소년인권운동으로 싸워온 지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우리 청소년을 억압하고 있는 사회적인 문화와 분위기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며 "청소년들을 입시경쟁에 얽매고 12년을 대학만 바라보게 하는 이 체제도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옆에 있는 친구와 동료들을 경쟁 상대로 여겨야 살아남을 수 있고, 수없이 일어나는 학교 안의 폭력적인 문화에 길들여져야만 하는 끔찍한 학교라는 공간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며 "기껏해야 지금까지 싸워온 이들의 노력으로, 노골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가해자의 비율이 조금 줄어든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 많은 청소년들이 우리의 의견과 주장에 동의해야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함께 거리에 나와, 교육청과 국회 앞에서 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에겐 힘이 있다. 단지 우리가 뭉치지 못해서, 우리에게 힘이 있다는 걸 몰라서, 제대로 싸워보지 못해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이글' 군은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 동네에서, 학교에서 청소년인권모임을 만들고, 여러 모임들이 모여 소통하고 뭉친다. 작게는 창원, 경남, 크게는 한국의 작은 모임들이 수없이 연결되어 더 큰 반항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청소년행동준비위는 "두발복장자유화는 오랜 시간 동안 청소년들이 외쳐온 요구였다. 하지만 그 긴 시간이 지난 지금도 청소년들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차이라고 한다면, 규제하는 머리의 모양이 달라졌다는 것일 뿐 그것이 규제고 억압임에는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학교 안팎을 넘어 모든 청소년이 인간답게 대접받으며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인권을 넘어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세상이 만들어지는 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청소년행동준비위는 6월 2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청소년 인권 보장을 위한 토요집회”를 열었고, 이글(활동명) 군이 발언하고 있다.
 경남청소년행동준비위는 6월 2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청소년 인권 보장을 위한 토요집회”를 열었고, 이글(활동명) 군이 발언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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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청소년, #청소년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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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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