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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일 오후 3시 37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창원의 보수가 쪼개졌다.

창원시장 선거에 나선 자유한국당 조진래 후보와 무소속 안상수 후보가 보수 단일화를 시도했지만 결렬됐다.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무소속 안 후보를 지지 선언한 김영선 전 국회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3년'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자유한국당이 창원시장 후보를 경선없이 조진래 후보로 결정하면서 보수 갈등이 이미 예견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후보는 홍준표 대표가 경남지사로 있을 때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측근'이다. 재선에 나선 안상수 후보는 '공정 경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탈당해 무소속 출마했다.

보수 후보 단일화 이야기는 여러 번 있었다. 후보 등록 전에도 단일화가 거론됐지만 무산되었고, 투표용지 인쇄(5월 28일) 이전까지도 진척이 없었다. 이번에는 사전투표(8~9일) 전까지 단일화를 시도했지만 결렬되고 말았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에 이어 이재오 전 장관까지 나섰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창원시장 선거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자유한국당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바른미래당 정규헌 당대표 지방자치특별보좌역, 민중당 석영철 전 경남도의원, 무소속 안상수 창원시장, 무소속 이기우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창원시장 선거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자유한국당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바른미래당 정규헌 당대표 지방자치특별보좌역, 민중당 석영철 전 경남도의원, 무소속 안상수 창원시장, 무소속 이기우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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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조진래, 단일화 결렬 서로 '네 탓'

안상수 후보와 조진래 후보는 단일화 결렬의 이유가 상대에게 있다고 탓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상수 후보는 6월 1일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수후보 단일화가 조진래 후보에 의해 결렬됐음을 시민들에게 알려드린다"며 "이제 보수의 유일한 희망인 저, 안상수로 시민 여러분의 마음을 모아주실 것"을 호소했다.

안 후보는 "자유한국당의 살인에 가까운 정치적 폭행에 대한 울분도 참으며,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최근 여러 날 조진래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대답 요구 시한을 넘기고도 지금까지 조진래 후보의 묵묵부답으로 사실상 단일화는 결렬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 문제부터 지적했다. 안 후보는 "3월 29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지도나 민심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최측근인 지지도 1.3%에 불과한  조진래 후보를 공천했다"며 "당원들의 들끓는 분노를 가라앉히며 저 안상수는 자유한국당에게 부당공천을 바로 잡을 시간을 한 달간 주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다급해진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당대표, 창원지역의 국회의원들의 후안무치한 후보 사퇴 압력과 이재오 상임고문, 김성태 원내대표의 사퇴 호소에도 맞서 싸웠다"며 "하지만 이러다간 보수가 진멸할 거라는 시민들의 깊은 우려의 목소리에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진보진영이 전국을 석권할 것이란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보수가 하나 돼 희망의 불씨를 살리라는 시민들의 지엄한 뜻을 배반은 것은 자유한국당이며, 조진래 후보"라고 공격했다.

조진래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조진래 후보 선거대책위도 이날 "안 후보는 공천불복과 탈당 그리고, 자신이 대표까지 지낸 당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같은 해당 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진래 후보는 보수단합을 바라는 시민의 여망을 위해 제1야당의 후보임에도 단일화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조진래 후보 측은 "이재오 전 장관의 주관으로 진행된 안 후보의 단일화 요구 조건은 일체의 여론조사 없이 일방적인 조진래 후보의 사퇴만을 종용했다. 특히, 심각한 법적 문제가 있는 제안까지 서슴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 측은 "지금까지 진행된 단일화의 실체이며 안 후보의 단일화 무산 성명은 시민을 기만하고, 자신마저 속이는 일이기에 보수의 가치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파렴치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조 후보 측은 "이제 안상수 후보와의 단일화는 없다. 보수후보는 오직 자유한국당 창원시장 조진래 후보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진정한 창원시장의 자질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현명한 시민께서 결정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헌 후보 측 "더이상 단일화 꼼수 말라"

보수진영인 바른미래당 정규헌 후보도 입장을 냈다. 정 후보 선거대책위는 "조진래 후보, 안상수 후보 단일화 시도 과정에 제기한 '심각한 법적문제가 있는 제안'이 무엇인지 언론과 시민에게 공개하라"며 "소박맞고 집 나온 큰 며느리와 그 자리를 차지한 맏며느리 간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라고 했다.

정 후보 측은 "다수 시민들은 관심조차 두고 있지 않은 단일화를 두고 헐뜯고 있는 조진래, 안상수 양후보 간의 싸움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질 일은 없겠지만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유권자의 선택과 심판을 앞두고 혼란을 초래하는 것인 시민에 대한 도리가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측은 "한때 공당의 대표와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두 후보는 당 대표가 되어 금의환향했을 때 그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영접했었던 아름다운 과거 기억을 떠올리면서 서로 간의 예의를 갖출 것을 엄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또 정 후보 측은 "정치공학적인 단일화는 시민의 기대에 어긋나는 각각의 꼼수정치에 불과하다. 더 이상 단일화라는 꼼수로 권력을 쥐고자 하는 코미디 같은 희극을 그만둘 것을 거듭 촉구하면서 조진래 후보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안상수 지지' 김영선 전 의원 징계 ... 전현직 의장들도 지지선언

무소속 안상수 후보를 지지했던 김영선 전 의원은 징계를 받았다. 김 전 의원은 4선 국회의원에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옛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고, 지난 5월까지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예비후보였다.

김영선 전 의원은 지난 5월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범보수우파 창원시장 단일후보는 무소속 안상수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보도자료가 나온 지 하루만에 징계가 내려진 것이다.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윤리위원회는 6월 1일 회의를 열어 김 전 의원에 대해 '당원권정지 3년'의 징계처분을 의결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된 시점에서 자당 후보를 지원하지 않고 무소속 후보 지지를 한 것은 당명에 불복하고 당원으로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중대한 해당 행위"라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앞으로도 지방선거 과정에서 당원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타당이나 무소속 후보자를 지원하고 선거운동을 하는 등 해당 행위를 하는 당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근거하여 강력하게 엄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무소속 안상수 후보를 지지선언한 자유한국당 당원은 더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전·현직 창원시의회 의장과 의원들이 안상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이다.

강인호·김형봉(진해)·김이수·유원석 전 창원시의회 의장과 강장순·김재철·배옥숙·이희철 창원시의원 등은 5월 31일 안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이들은 "우리는 자유한국당 소속이지만 작금의 자유한국당 모습을 보면서 자유한국당 창원시장 후보를 지지 할 수 없다"며 "아직도 당 대표가 사심으로 아무나 공천하면 당선될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경선도 없이, 시민의 지지도 보지 않고 당의 힘만 믿고 공천한 후보를 우리는 지지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 자리를 진보정당에 갖다 바쳐야 한다는 일촉즉발의 다급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보수가 단합해야 한다"고 했다.

안상수 후보 측 "김영선 전 대표 징계 철회하라"

안상수 창원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2일 낸 성명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김영선 전 대표의 징계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김영선 전 대표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안상수 후보를 돕고 있는 수천 명의 자유한국당 당원의 발목을 잡으려는 얄팍한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며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윤리위원회는 이들 수천 명의 당원들에게도 선별하지 말고 똑같은 징계를 내려라"고 밝했다.

이들은 "안상수 후보와 조진래 후보 중에서 그 누가 당선되어도 보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며, 김영선 전 대표는 안상수 후보의 경쟁력을 더 높게 보고 지지를 한 것임에도 중징계를 한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안상수 후보를 짓밟는 짓"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가 집권 여당 후보와 싸워 보수 후보로 창원시장에 당선 되는가 하는 중요한 시점에 홍준표 대표에게 곧은 소리를 하거나 당을 위한 충정에서 올바른 소리 하는 사람들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안상수 후보 측은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는 것인지, 자살골을 넣어 당이 망하게 하려는 것인지 분명하게 처신해야 한다"며 "무엇이 중요하고, 누구와 싸워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당장 김영선 전 대표의 징계를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창원시장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자유한국당 조진래, 바른미래당 정규헌, 민중당 석영철, 무소속 안상수, 무소속 이기우 후보가 출마해 겨루고 있다.


태그:#창원시장 선거, #조진래, #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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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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