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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반달가슴곰 KM-53!"

시속 100km로 달리는 고속버스에 치는 교통사고를 당한 반달가슴곰 'KM-53'에 관심이 높다. 14일 (사)반달곰친구들은 "반달곰과의 공존은 말이 아닌 실천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2015년 1월에 태어나 그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됐던 KM-53은 지난해 6~7월 두 차례 수도산에서 발견되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재포획해 지리산에 방사했는데, 이동 중 교통사고를 당했던 것이다.

이 곰은 지난 5일 오전 4시경 통영-대전간 고속도로 함양분기점 인근에서 고속버스와 충돌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11일 오후 경남 함양 태봉산에서 KM-53을 포획해 검사를 하고 있다.

반달곰친구들은 "다행과 감사, 미안한 마음으로, 이제 우리는 KM-53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자연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했다.

이들은 "KM-53의 고향은 지리산이다. KM-53이 고향을 떠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짝을 찾아서, 경쟁에 밀려서, 더 좋은 삶터를 찾아서 등을 말하지만, 우리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다"며 "그저, KM-53의 도전을 지지하고, 안전을 바랄 뿐"이라 했다.

이어 "작년, KM-53이 두 번이나 포획되어 수도산에서 지리산으로 잡혀왔을 때, 우리 사회는 안전을 이야기했다"며 "곳곳에 설치된 올무와 덫, 사방이 도로인 나라에서 야생동물의 이동은 제한적이고 위험하다고. 본능적으로 사람을 회피하지만 반달곰은 야생동물이고, 반달곰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니 사람에게도 위험하다고. 맞는 말이긴 했다"고 덧붙였다.

수도산은 반달곰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반달곰친구들은 "다행히, KM-53이 갔던 수도산 지역 주민들은 KM-53을 내치지 않고 다시 오기를 희망했다"며 "지리산권 주민들도 지리산을 떠난 KM-53을 기특해하고 격려했다. 다만 반달곰의 서식 정보가 제때에 공유되어 일상의 삶이 위협받지 않기를, 반달곰으로 인한 피해가 빠르게 보상되기를 바랐다"고 했다.

반달가슴곰 KM-53이 부딪친 고속버스.
 반달가슴곰 KM-53이 부딪친 고속버스.
ⓒ 반달곰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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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가슴곰 KM-53이 지난해 두 차례나 갔던 김천 수도산 입구에 걸린 펼침막.
 반달가슴곰 KM-53이 지난해 두 차례나 갔던 김천 수도산 입구에 걸린 펼침막.
ⓒ 반달곰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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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에 대해, 이들은 "100km 달리는 고속버스에 맨 몸으로 부딪혔음에도 KM-53은 죽지 않았다. 큰 부상을 당했지만 다행히 생사를 오가는 중상을 당하진 않았다"며 "KM-53에 고맙고 감사하면서, 다행과 고마움과 감사만을 되뇌는 우리 모습이 민망하다"고 했다.

이들은 "반달곰 복원은 일제 강점기에는 대량 남획으로, 한국전쟁과 산업화시기에는 서식지 파괴로, 1980년대 이후에는 보신을 이유로 밀렵해온 지난 역사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된 일이다"며 "우리 민족의 신화에 대한 자긍심과 숲을 지켜온 동물에 대한 경외심에서 시작된 일이다"고 했다.

반달곰친구들은 "우리가 인간 아닌 다른 생명체와 공존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삶도 행복할 수 없음을 알기에 시작한 일이다"며 "그러니 반달곰과의 공존은 반달곰 숫자 늘리기가 아니다. 공존은 정책 전환과 구체적인 실천을 요구한다. 말이 아닌 행동을 필요로 한다"고 했다.

KM-53은 현재 지리산에 있는 종복원기술원으로 이송되어 치료 중에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현장에서 수의사가 확인한 결과, KM-53은 왼쪽 앞다리가 부러진 것으로 파악되었다"며 "수의사는 현장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이송하여 진단과 치료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KM-53은 이날 오후 종복원기술원에 이송됐고, 종복원기술원은 현재 방사선, 혈액검사, 분변검사 등을 시행 중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방사선 검사 결과, KM-53은 왼쪽 앞다리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복합골절인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종합적인 진단은 나머지 검사결과가 나와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태그:#지리산, #수도산, #반달가슴곰, #반달곰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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